[인자무적 仁者無敵]

[이근철박사  孟子人文學]

[인자무적 仁者無敵]

맹자의 시대는 중국 역사상 가장 치열한 패권 다툼이 있었던 전국시대였다. 강대국은 강대국대로 서로 패권을 차지하려고 부국강병에 힘썼고, 약소국은 약소국대로 살아남기 위해 합종연횡을 일삼던 시대였다. 그러한 시대에 맹자는 인과 의를 바탕으로 한 왕도정치를 역설하며 열국을 주유했다. 삼십대 후반에서 사십대 초반 쯤에 시작된 맹자의 주유열국은, 자신의 정치적 이상을 현실정치에 접목시키기 위함도 있었고 또한 당시의 사이비 사상가들을 유학의 입장에서 격파하기 위함도 있었다. 후자는 나름대로 성공을 거두어 『맹자』 책 여러 곳에 소개하고 있지만, 전자는 거의 소득을 얻지 못했다. 맹자의 명성으로 인해 가는 곳마다 왕들로부터 비교적 환대를 받았지만 정작 맹자를 등용하거나 맹자의 사상을 채택한 나라는 없었다. 과연 맹자가 역설한 왕도정치는 현실을 무시한 이상에 불과한 것일까?

[맹자의 초상 사진=사기]
[맹자의 초상 사진=사기]

 

양혜왕이 맹자에게 말했다. “동쪽으로는 제나라에게 패하여 장자가 죽었고, 서쪽으로는 진나라에게 700리 땅을 잃었고, 남쪽으로는 초나라에게 모욕을 당했습니다. 과인이 전사한 사람을 위해 부끄러움을 씻기를 원하니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왕께서 만일 백성들에게 인정을 베풀어 형벌을 줄이고 세금 거두는 것을 적게 하면, 백성들은 밭갈이를 깊게 하고 김매기를 쉽게 하며 장성한 자들이 여가를 이용하여 효제충신을 닦아서, 들어와서는 그 부형을 섬기고 나가서는 연장자와 윗사람을 섬길 것이니, 가히 몽둥이를 만들어 진나라와 초나라의 견고한 갑옷과 예리한 병기를 치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양혜왕은 맹자로부터 부국강병의 묘책을 듣고자 했지만, 맹자의 대답은 왕이 어진 정치를 베풀면 백성들의 삶이 좋아지고 이로 인해 국방은 저절로 안정될 것이라고 말한다.

맹자의 이와 같은 역설에 대해, 양혜왕뿐만 아니라 주유열국하며 만난 어떤 왕도 실천하지 않아서 과연 이것이 가능한 일인지, 이상에 불과한지는 당시로서는 알 수 없었다. 그런데 백기복 교수의 『한국형 리더십』에는 한국 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관리자 70여 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하여 리더십의 주요 행동을 뽑아낸 결과가 나온다. 질문은 “바람직한 리더는 어때야 하는가?”라는 식의 규범적 질문보다는, 경영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리더들의 실제 행동이 어떠한지를 물었다. 그 결과 한국의 리더들이 평소에 많이 사용하는 행동 요인들의 순서는 ①성취열정 ②자기긍정 ③환경변화 ④미래비전 ⑤하향온정 ⑥상향적응 ⑦수평조화 ⑧솔선수범이었다. 그런데 성과나 효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리더의 행동 요인을 확인해 보니 순서는 달랐다. ①솔선수범 ②하향온정 ③수평조화 ④미래비전 ⑤성취열정 ⑥자기긍정 ⑦상향적응 ⑧환경변화이다. 전자의 상위에 해당하는 ①~④가 대체로 후자의 하위에 해당하는 ⑤~⑧에 나타나고, 전자의 하위에 해당하는 ⑤~⑧이 대체로 후자의 상위에 해당하는 ①~④에 나타난 것이다. 즉 한국의 리더들이 많이 보여주는 행동과 효과적인 리더십 행동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리더들이 구성원들에게 ‘해야 한다’, ‘할 수 있다’를 강조하는 것보다 솔선수범하고 구성원들을 따뜻하게 대할 때 리더십의 성과와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리더로서 ‘어떻게 하면 성과를 잘 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보다, 구성원으로서 ‘나의 리더가 어떻게 해줬을 때 내가 더 열심히 했던가?’를 돌아보면 바람직한 리더십의 방향이 나온다. 리더가 ‘해야 한다’, ‘할 수 있다’를 외치며 구성원들을 독려하면 단기적인 성과는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성과는, 리더인 자신부터 솔선수범하고 구성원들에게 따뜻한 배려를 할 때 나온다. 이는 기업 경영이나 나라 경영이나 다르지 않다. 전국시대를 통일한 왕은 힘을 앞세운 진시황이었지만, 지속적인 왕국을 건설한 왕은 덕을 내세운 유방이었다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전국시대를 풍미했던 부국강병책들은 역사 속에 사라지고, 인과 의를 강조한 유학의 정신은 오늘날에도 살아 있다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맹자는 양혜왕에게 마지막으로 힘주어 말한다. “그러므로 ‘인자에게는 대적할 사람이 없다. (인자무적仁者無敵)’고 한 것이니, 왕께서는 청컨대 의심하지 마십시오!”

 

 

[이근철박사]
[이근철박사]

 

[이근철 박사]

- 철학박사

- 캐롤라인대학교 철학과 교수

- 국민권익위 청렴연수원 청렴교육전문강사

- YCN 유림방송 교육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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