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모삼천과 맹모단기의 교훈

‘맹모삼천(孟母三遷)’. 맹자의 어머니가 어린 맹자의 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했다는 이야기이다.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지만 이는 사마천의 『사기』 등 정사에는 나오지 않고, 한나라 초 유향의 『열녀전』에 나온다. 맹자가 처음 살았던 곳이 공동묘지 근처라 어린 맹자는 종종 아이들과 함께 장례 치르는 흉내를 내곤 했다. 그래서 맹자의 어머니는 어린 맹자와 함께 이사를 했는데, 그곳은 시장 근처였다. 그러자 어린 맹자는 종종 아이들과 장사하는 흉내를 내곤 했다. 그래서 맹자의 어머니는 다시 어린 맹자와 함께 이사를 했는데, 그곳은 학교 근처였다. 그러자 어린 맹자는 공부하는 흉내를 내면서 차츰 공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에 대해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나라의 학부모들은 별로 감흥이 없을 수도 있을 것이다. 워낙 많이 알려진 이야기라서 그러하기도 하겠지만, 우리나라의 학부모들은 자녀 교육을 위해서라면 맹자의 어머니보다 더한 일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학군을 찾아 세 번이 아니라 삼십 번도 더 이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좋은 사교육을 위해서라면 부모의 뼈가 으스러지더라도 시키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여기서 오늘의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과열된 자녀 교육 문제를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맹자의 어머니로부터 자녀 교육에 대한 바른 자세를 배우자는 것이다.

만약 오늘의 우리나라에서 어린 자녀가 맹자처럼 부모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했다면 부모로서 자녀에게 어떤 태도를 취했을까? 일단 자녀를 크게 혼내는 일부터 했을 것이다. TV 보면 “TV 그만 보고 공부해!”라고 하고, 게임을 하면 “게임 좀 그만해!”라고 하고, 안 좋은 친구를 사귀면 “나쁜 친구 사귀지 마!”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맹자의 어머니는 어린 맹자에게 “하지 마!”라는 말 대신에 환경을 바꾸어주었다.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의 교육을 위해 한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맹모단기(孟母斷機)’. 맹자의 어머니가 어린 맹자의 교육을 위해 짜고 있던 베틀의 베를 끊었다는 이야기이다. 어린 맹자가 집을 떠나 공부를 하던 중 집에 두고 온 물건이 생각나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자 맹자의 어머니가 짜고 있던 베틀의 베를 가위로 끊으며 ‘하던 일을 중간에 그만두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진다’라는 이야기를 해준다. 우리나라의 한석봉 어미니 이야기 같은 이 이야기도 유향의 『열녀전』에 나온다. 이 이야기에서도 우리는 맹자 어머니의 자녀 교육에 대한 태도를 배울 수 있다.

맹자의 어머니는 어린 맹자를 위해 이사만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먼저 해 보인 것이다. 자녀에게 “이런 짓은 하지 마라!”라고 하는 대신에 몸소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해 보인 것이다. 어린아이는 누구보다 부모의 모습을 보고 닮아간다고 한다. 요즘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보다 또래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더 많다고 하지만 그래도 부모의 영향력이 큰 것이 사실이다. 물론 매스컴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TV 등 매스컴도 아이들이 주로 보는 시간에는 부모의 마음으로 방송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맹모삼천’과 ‘맹모단기’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교훈은 자녀를 위해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과 함께 부모가 솔선수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환경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좋은 환경을 제대로 활용하고 못하고는 그 환경을 활용하는 사람의 몫이다. 자녀 교육을 위해 좋은 학군을 찾아가고 좋은 사교육을 시키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부모가 솔선수범하는 것이다.

그래서 성인이 된 맹자는 말한다. “천시(天時)는 지리(地利)만 같지 못하고, 지리는 인화(人和)만 같지 못하다(天時 不如地利 地利 不如人和 - 『맹자』 「공손추 하」).” 큰일이 이루어지는 데는 천시(타이밍, 타고난 것), 지리(땅의 이로움, 환경의 도움), 인화(사람 사이의 화합, 사람의 능력) 세 가지가 영향을 미치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인화’라는 것이다. 이는 자녀 교육에뿐만 아니라 인간사 모든 일에 적용되는 말일 것이다.

[이근철 박사]

- 철학박사

- 캐롤라인대학교 철학과 교수

- 국민권익위 청렴연수원 청렴교육전문강사

- YCN 유림방송 교육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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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도시환경헤럴드(http://www.kuehera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