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dyMac :: 홍지연展

Hong Jiyoun Solo Exhibition :: Digital Painting

 

 

 

▲ 홍지연, 진주귀걸이를 한 맥

52.7 x 70.1cm, Digital Painting, 2023

 

 

 

 

작가 ▶ 홍지연(Hong Jiyoun)

일정 ▶ 2024. 03. 01 ~ 2024. 05. 31

관람시간 ▶ 10:00 ~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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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견을 통한 교감과 작가 내면의 투영으로서의 예술

하계훈(미술평론가)

 

예술의 기본적인 역할은 교감이다. 물론 인간 관계의 모든 것도 기본적으로 양자 혹은 다자간의 교감을 전제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특히 예술 분야에서의 교감은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교감의 기본은 작가와 관람자/관객, 작가와 모델/대상 사이에서 미학적 감각의 공유 혹은 정서적 공감의 필연성을 바탕으로 발생한다.

홍지연은 자신과 함께 생활하는 반려견 맥(Mac)을 작품의 주요 모델로 삼고 그로부터 자연스럽게 창작의 영감을 도출하여 다양한 작품들을 만들어 왔다. 그리고 그 작품들을 매개로 관람객들과 교감하며 정신적,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한다. 이번에 출품된 작품들 가운데 주요작들은 작가가 일상생활에서 자신과 정서적 교감을 형성하며 지내온 반려견 맥을 미술사에서 널리 알려진 유명 작가들의 초상화나 자화상과 결합하여 흥미로운 이미지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술 분야에서 반려견과 평생 동안 밀접한 교감을 했던 유명인들 가운데 대표적 인물로는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을 세운 솔로몬 R. 구겐하임의 조카딸 페기를 들 수 있다. 페기는 솔로몬의 동생 벤자민의 딸로서 1912년에 발생한 타이타닉호 침몰사고로 14살의 나이에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고 성년기를 주로 베니스에서 생활했다. 그녀의 베니스 저택은 지금 구겐하임 미술관의 분관이 되었지만 그곳에 살고 있는 동안 페기는 많은 유명 작가들과 교류하며 그들의 작품을 수집하였다. 동시에 그곳에서 그녀는 늘 자신의 곁에 반려견을 동반하면서 생활하였다. 그녀가 남긴 많은 사진 속에는 그녀의 곁을 지켜온 반려견들이 항상 함께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지금 베니스의 구겐하임 분관을 방문한 관람객들이 미술관 안마당에서 페기의 묘비석과 그 곁에 나란히 묻혀있는 그녀의 반려견들의 묘비명들을 발견한다면 그녀의 반려견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지극했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반려견과의 깊은 교감과 정서적 소통은 작가들에게 창작을 자극하는 활력소가 될 수 있다. 미술사에서 많은 작가들에게 반려견은 생활의 동반자요 작품의 모델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경우가 적지 않다. 사냥 장면에서 주인을 따르는 개들의 모습이나, 실내에서 그림 속 인물들의 반려자로서, 때로는 귀엽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또 때로는 충성심의 상징으로 등장하는 개들의 모습은 들라크르와, 얀 반 아이크, 피카소 등 수많은 작가들의 작품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홍지연 역시 자신의 반려견 맥과 함께 생활하면서 깊은 교감을 나누어 왔으며 그러한 맥락의 연장선에서 이제 반려견 맥은 작품 속에 중요한 모델로 등장한다. 맥과 관련하여 작가의 창작 이력을 추적해보면 처음에 맥은 생활 공간 속에서 한 마리의 반려견으로서 작품의 모델 역할을 해 온 것을 볼 수 있다. 수풀이나 꽃밭에 자리잡은 맥의 앞모습, 옆모습, 뒷모습 등에는 작가와 교감하는 모델로서의 맥의 모습 뿐 아니라 성격까지 잘 담겨있다.

홍지연의 작품에서 맥은 경우에 따라서 미술사 속의 인물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완전히 의인화되어 패러글라이딩과 낚시를 하기도 하고 딸기밭에서 혹은 천문대에서 사람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화면 속에는 맥 혼자 등장하지만 이러한 공간들은 실제로, 혹은 상상 속에서 작가와 맥이 동반하여 경험한 것을 시각화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려견 맥은 이처럼 홍지연의 작품 안에서 작가에게 익숙한 존재에 대한 애정의 확인이며 때로는 작가의 존재가 투영된 분리불가능의 존재일 수도 있다. 결국 반려견 맥은 작가 자신의 작업의 미학적 당위성을 부여받기에 충분한 모티브로서 작가의 작품마다 자연스럽게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술사를 연구한 사람들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것처럼 이번 작품들 가운데 맥은 베르미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로 분장하여 원본의 코스튬과 시선, 입모양을 포함한 표정을 거의 완벽하게 재현하고 있다. 이처럼 의인화된 초상화의 모델로서의 맥의 모습은 마네의 <양산을 든 여인>과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초상화에서도 원본의 인물과 작품의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작품들은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맥의 모델로서의 연기력이라기보다는 작가 홍지연의 모델에 대한 깊은 이해와 묘사력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특히 화가로서의 작업 이전에 오랜 기간 동안 의상 디자이너로서 활동해 온 작가의 관찰력도 다양한 의상을 착용한 모습으로 묘사된 맥의 초상화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바라보면 화면 속 초상화의 주인공으로서의 반려견 맥의 모습과 표정, 시선 등은 어쩌면 작가 홍지연의 모습과 심리상태를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다. 특히 인물 초상화 이외에 라파엘로나 반 고흐의 초상화 속의 모델로 등장하는 맥의 모습은 원본의 아우라 뿐 아니라 작가의 심리마저 투영하고 있다는 느낌으로 작품을 바라보는 것도 무리없는 해석일 수 있을 것이다.

홍지연은 공예, 의상 디자인 등의 분야에서 이미 일정 수준의 연구와 작업의 업적을 이룬 다음 최근에 회화의 영역에서 다시 새로운 작품을 창작해내고 있다. 최근에 작가가 반려견 맥을 모티브로 한 작품을 출품하여 국제현대미술대전에 입상한 사실은 화가로서의 홍지연의 출범 시점에서 자신감을 갖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며, 미지의 착장 세계에서 예술적 영감을 발굴해 내는데 좋은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에서 반려견 맥이 작업의 중요 모델이자 파트너로서 일관되게 동참하고 있는 점은 작가의 새로운 출발점에서 또 하나의 정서적 지원군이 될 것이다.

앞에서 간단하게 언급했던 것처럼 홍지연은 회화작업 이전에 이미 여러 차례의 국내외 활동과 공모전 수상, 그리고 연구와 교육 활동을 거친 풍부한 경력의 작가인 셈이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이번 전시에서 소개한 반려견 중심의 ‘댄디 맥(Dandy Mac)’ 연작들은 그 주제나 표현 등에 있어서 작가의 창작 여정을 밝게 예측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제 작가는 지금까지의 창작 경험과 각종 활동의 업적 등을 발판으로 자신의 반려견 맥과의 동반 활동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보다 큰 예술의 장으로 스스로를 확산시킬 수 있는 정신력과 감각의 확산을 조심스럽게 모색하는 시선의 전환이 필요할 것이다. 작가의 재능과 반려견과의 정서적 교감, 거기에 미래에 대한 치밀한 계획과 꾸준한 실천이 수반된다고 생각하면 작가 홍지연의 앞날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작가 홍지연의 약진을 기대해본다.

 

 

▲ 홍지연, 파이프를 문 맥

52.7 x 70.1cm, Digital Painting, 2023

 

 

▲ 홍지연, 파라솔을 쓴 맥

52.7 x 70.1cm, Digital Painting, 2023

 

 

▲ 홍지연, 라파엘로

52.7 x 70.1cm, Digital Painting, 2023

 

 

▲ 홍지연, 엘리자베스1세가 된 맥

52.7 x 70.1cm, Digital Painting, 2024

 

 

▲ 홍지연, 밀짚모자를 쓴 맥

52.7 x 70.1cm, Digital Painting, 2023

 

 

▲ 홍지연,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맥

52.7 x 70.1cm, Digital Painting, 2023

 

 

▲ 홍지연, 딸기와 행복한 맥

52.7 x 70.1cm, Digital Painting, 2023

 

 

▲ 홍지연, 카포레에서

100 x 150cm, Digital Painting, 2023

 

 

▲ 홍지연, 파란꿈의 맥

52.7 x 70.1cm, Digital Painting,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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