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승지 보은 (11)

속리산 구석구석

 

• 구병리 가는 길

구병리와 만수리로 들어오는 길은 두 군데다. 보은군에서 장안면 방면으로 나와 서원계곡을 끼고 서원리와 삼가터널을 지나 우회전해 삼가리 방향으로 가면 삼가리저수지(비룡저수지)가 나온다. 이 저수지를 끼고 직진하다가 작은 개천을 두 개 지나 삼가리마을에서 직진해 초원슈퍼 삼거리에서 우회전하면 구병리 방향이고 직진하면 만수동 방향이다. 구병리나 만수리 마을로 들어오는 길은 주변산들이 대체로 최소 500~600m 이상으로, 산과 주산봉이 거의 800~900m에서 1,000m를 넘는 산들이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는 오지 중 오지라 할 수 있다. 한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 듯한 형상을 가졌으니, 난리를 피하기에는 안성마춤이다. 다른 지역의 십승지와 마찬가지로 전란을 피하기에는 더할 나위없는 곳이라 할 만하다.

 

• 구병산

속리산 천황봉(1,057m)에서 남서쪽으로 한남금북정맥을 분가시킨 백두대간은 방향을 남동으로 틀어 약 6km 거리에서 형제봉(828m)을 빚어 놓는다. 백두대간이 계속 남동 쪽으로 향하고 약 2km 거리 690m 봉에서 봉황산(740.8m)으로 향하는 백두대간을 이탈하는 능선이 있다. 이 능선이 장고개 남쪽 630m 봉에 이른 후 방향을 서쪽으로 틀어 약 3.5km 거리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들어올린 산이 구병산(876.3m)이다. 동에서 서쪽으로 거의 일직선으로 뻗은 능선상에 아홉 개의 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예로부터 보은에서는 속리산의 천황봉은 지아비 산(夫山), 구병산은 지어미 산(婦山), 금적산(金積山)은 아들 산(子山)이라 해서 이들을 ‘보은삼산(報恩三山)’이라 일컫는다. 이 산은 물가에 드리운 기암절벽들이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하는 서원계곡과 삼재팔란을 피할 수 있다는 십승지로 알려진 구병리 우복동, 삼가저수지, 속리산 정이품송의 아내라고 불리는 정부인소나무, 정상 바로 옆 풍혈과 구병리 동굴풍혈, 숨은골의 쌀난바위, 병풍바위 등은 절로 감탄사를 일으킨다.

[구병산 정상에서 바라본 전경]
[구병산 정상에서 바라본 전경]

 

• 구병아름

마을충북 알프스의 출발점에 위치한 마을이다. 『정감록』에 나온 십승지의 하나로, 우복동이라 불리는 살기 좋은 마을이다. 1년 내내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을 즐길 수 있고 소박한 사람들이 어우러져 건강장수마을이라 불리기도 한다. 아름마을의 ‘아름’은 ‘아름답다’는 의미로도 쓸 수 있지만, 두 팔을 벌려 껴안은 둘레길이를 뜻하는 순우리말로 ‘주민공동체’, ‘풍요로움’을 강조하는 말이기도 하다. 마을 농특산물로는 송로주, 메밀베개, 메주, 장, 가양주, 콩, 감자, 옥수수, 산나물 등이 있고 주변에 속리산국립공원, 법주사, 서원계곡, 삼년산성 등이 있다.

 

 

• 만수계곡

속리산 천황봉(1,058m)에서 발원해 삼가천을 거쳐 삼가저수지에 이르는 길이 4㎞의 계곡으로, 여름 피서지로 유명하다. 울창한 숲과 깎아지른 암석이 물속까지 비치는 맑고 깨끗한 물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속리산 주봉인 천황봉에 부딪혀 남쪽으로 향하면 금강, 북쪽으로 향하면 한강, 동쪽으로 향하면 낙동강으로 흘러들어 ‘삼파수’라 한다. 만수계곡은 그중 천황봉이 남쪽으로 향한 물을 받아 계곡을 이르니 그 물이 보은과 옥천의 젖줄인 보청천을 형성하고 보청천은 옥천의 강마을 청성면 고당리의 합수점에 이르러 금강과 합류한다. 계곡을 따라 천황봉, 경업대, 신선대, 문장대, 중사자암, 복천암, 세심정을 지나 법주사까지 이어지는 길이 17㎞의 등반로가 나 있다. 삼가 저수지 아래에 정부인소나무(천연기념물 352호)가 있다.천황봉을 넌지시 내려다보는 만수계곡은 새색시를 닮은 듯 부끄러움을 탄다. 온통 바위와 돌조각들이 바닥을 이루고 있지만, 물가의 청정함과 새 생명을 보듬어 자연을 일구어가는 오묘함은 상념에 빠지게 한다.

 

[속리산 만수계곡]
[속리산 만수계곡]

 

 

• 두메마을

옹기종기 지붕을 맞댄 마을 풍경에 마음까지 포근해지는 두메산골! 시원한 여름 계곡과 겨울 설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두메마을은 노령산맥

줄기를 이어받은 산간 분지 마을로, 묘봉과 금단산이 마을을 포근히 감싸고 있는데, 이곳에는 갖가지 설화를 간직한 기암괴석이 눈길을 사로잡는다.생태 환경에서만 사는 도마뱀과 한국 토종 도롱뇽이 노닐고 삼지구엽초 등 150여 종의 야생화가 마을에 지천으로 널려 있다.

 

• 대원리

높은제미(고점미), 여동골, 체메기 등의 자연마을로 이뤄져 있다. 높은제미(고점미)는 마을 근처에서 가장 높은 신선봉 산맥이 있어서 붙은 이름이고 체매기는 이공 산맥이 체 모양으로 생겨서 붙은 이름이다. 여동골은 마을 뒤에 옛날에 선녀들이 살았다는 동자처럼 생긴 산이 있다는 데서 유래했다. 높은제미 뒷산인 신선봉에는 백제 때 검단과 최치원이 죽어서 신선이 돼 자주 이곳에 내려와 놀았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 어부동 연꽃마을

충북 보은군 회남면 법수리 일대에 조성된 연꽃단지 및 녹색농촌체험 마을을 일컫는 이름이다. 2010년 금강유역 환경청이 지원하는 특별지원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돼 기존에 있던 6,600㎡ 규모의 연꽃단지를 확장하고 옛 회남초등학교 법수분교를 매입, 연 관련 체험장 및 식품제조 작업실로 리모델링해 연잎차, 연잎가루, 연근 등 연(蓮) 관련 농산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아울러 각종 식용 연과 수련, 수생식물들을 식재한 연꽃단지 주변에 아름다운 인공 목조 데크 산책로와 환경을 주제로 한 생태학습장을 조성해

인근의 대전, 청주 지역에서 가족 단위로 많이 찾는 농촌체험 캠프장, 편안한 휴식처, 그리고 사진동호회 회원들이 즐겨 찾는 촬영지로 유명하다.어부동(漁父洞) 연꽃마을은 대전 도심에서 30~40분, 청주에서 40분 정도 걸리는 도심에서 가까운 호숫가 전원마을로, 가족 단위의 체험객들을 위한 펜션과 캠핑장을 운영하고 있다.어부동 연꽃마을이 있는 법수리(法水里)는 충청북도 보은군 회남면 서남쪽에 위치한 마을로, 대청호와 맞닿아 있고 대전광역시와도 인접해 있어서 도시 근교 농업과 어업을 주로 하는 호반마을이다.‘어부동’이라는 이름은 대청댐 건설로 인한 수몰 이전 금강변에서 어업을 생계로 삼는 어부들이 많이 모여 살던 동네(현재의 사음리 강변)라고 해서 붙여졌으며 현재는 법수리를 중심으로 사음리, 산수리 일대를 다함께 아우르는 별칭이 됐다. 연꽃마을답게 생연잎, 연잎차, 연잎가루, 연근, 연근가루 등이 주요 특산물이다. 말티재자연휴양림, 국사봉에서 가깝다.

 

• 분저리

2003년도 녹색농촌 체험마을로 조성돼 휴식관광기반이 마련된 자연 친환경 농촌관광지로 변하고 있다. 고려 최영 장군이 군량미를 분말해 저장했던 곳으로 ‘분저곡’ 또는 ‘분저실’이라 불렸다. 윗말과 아랫말은 분저실의 중심으로 위와 아래에 위치해 붙여졌으며 염성골은 대청댐 담수로 일부가 수몰돼 있는 상황이다. 오염되지 않은 마을의 자연환경과 안전한 농산물, 순박하고 인심 좋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로, 주로 농업에 종사하면서 마을주민이 화합해 농촌체험프로그램을 개발, 계절별로 체험을실시하고 있다. 메주가 특히 유명하며 삼년산성, 우당고택(구 선병국가옥), 속리산, 법주사 등이 가깝다.

 

• 한중리

양짓말, 힐녹이마을(백록동), 피난민촌, 말꼴 등의 4곳의 자연마을로 이뤄져 있다. 힐녹이마을은 흰사슴처럼 생긴 흰 바위가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고 피난민촌은 6·25 때 피난민들이 정착해 살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말꼴은 장수가 나서 어릴 때 죽었는데, 얼마 후 말 한 필이 그 아기장수를 따라 죽어 장수와 함께 묻혔다는 전설에서 유래된 지명이다.

 

• 북실마을

고려말 판서 김장유공이 낙향해 만들어진 마을로 충암 김정 선생과 대곡성운 선생 같은 거유(巨儒)가 은거한 마을이다. 충암 김정 같은 지조가 높은 선비와 충신·열사가 많이 나온 지역으로 이와 관련된 효자문과 열녀비가 마을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마을에 위치한 모현암은 서화담, 조남명, 이효정, 성동주 같은 당대의 거유들이 대곡성운을 찾아와 당대의 유명한 학자들이 담론하던 장소로 알려진 곳이다. 보은읍의 동북쪽에 위치하며 마을 뒤의 북산이라는 작은 산에서 비롯됐다. 옛날부터 이 산에서 북소리가 은은히 들리면 이 마을에 세거하고 있는 경주 김씨 문중에서 과거에 합격한 사람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리해 북소리가 들리는 산을 ‘북산’이라 하고 마을이름도 북실이라 부르게 됐는데, 이조 중엽 때 이 마을에 시주를 왔던 젊은 중이 마을 선비에게 쫓겨난 앙심으로 야밤에 종산에 올라가 마을의 지혈을 끊고자 산봉우리를 파헤치니 학 한 마리가 하늘로 날아 올라갔다고 한다. 그 뒤부터 북소리가 들리지 않게 됐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 잘산대

대박마을(산대신개울마을)은 농촌다운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 그대로다. 고향의 삼촌이나 외할머니가 살고 있을 것 같은 영락없는 외갓집의 이미지다. 문화 류씨 집성촌으로 조성된 마을이다.문화 류씨는 원래 왕씨였는데, 왕몽이라는 분이 이름을 차무일로 바꾸었고 또 차무일의 33세손 차승색이라는 분이 구월산으로 들어가 류씨 성으로 변경한 것이 기원이라 한다. 그래서 문화 류씨는 연한 차씨와 형제지간으로, 결혼할 수 없다고 한다. 마을 안에는 작은 개울이 흐르고 인삼밭과 사과나무가 가득하다.

 

• 건천리

자드락산촌 생태마을은 여느 시골마을처럼 공기 좋고 인심 좋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행복한 시골 마을이다. 건천리는 가랫재, 공태원, 수리티, 아낭골, 여내골 등 다섯 개의 자연마을로 이뤄져 있다. 가랫재는 가래재고개 아랫마을이고 공태원은 조선 시대 여행자를 위해 원을 설치했던 곳으로, ‘예대원’이라고 했다. 『신중동국여지승람』에 ‘고을 동쪽 10리에 있으며 옛날에는 고대원이라 불렀다.’라고 기록돼 있다. 신라 말기의 매곡성주 공직이 살았다고 해서 ‘공태원’이라 불렀다고도 한다. 아낭골은

옛날 아낭사라는 절이 있었으며 여내골(이에내골)은 골의 산세가 아름다워 많은 남녀가 밀회를 즐기던 곳으로 ‘연애골’이라 부르던 것이 변했다고 한다. 주요 생산물은 대추이고 속리산, 청남대, 대청댐, 상당산성, 삼년산성, 대전엑스포가 가깝다

.• 하얀 민들레생태마을이 마을은 논두렁 밭두렁엔 하얀 민들레가 피어나고 개여울엔 미꾸라지, 피라미가 꼬리치는 곳이다. 모든 생물이 사람과 더불어 제자리에서 제모습대로 건강하게 살아가는 마을이다. 바깥모산, 안모산, 바락고개, 숲거리, 우무실, 향교골 등 여섯 개의 자연마을로 이뤄져 있다.바깥모산은 옛날에 큰 연못이 있었는데, 마을이 그 바깥쪽에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안모산은 큰 못의 안에 있어 붙여진 이름이고 북처럼 생긴 산이 있어 ‘종산’이라고도 한다.또 숲거리는 숲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고 우무실은 소 없이 농사를 지어도 과일 등 먹을 것이 많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향교골은 회인향교가 있어 생긴 이름이다. 특산물로 토종민들레, 친환경 우렁이 쌀, 자연 태양초 고추, 전통곶감, 황토대추 등이 생산된다.

 

• 기대리 선애빌

이 마을은 자연의 가치를 알고 존중하는 ‘생태적 삶’, 사람들과 마음으로 소통하며 살아가는 ‘더불어 사는 삶’, 자신의 내면에서 존재의 근원을 돌아보는 ‘성찰하는 삶’을 통해 대안적 가치를 고민하고 나눔과 비움을실천하는 공동체 마을이다. 기대리 선애빌 주민의 삶과 다양한 생태적 실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여유 있게 주변을 산책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기대리는 마을 모양이 키와 같이 생겨 ‘깃대’ 또는 ‘짓대’로도 불린다. 산수가 빼어나게 좋아 선비들이 많이 은거했고 소나무 숲이 우거졌으며 대추나무도 많아 대추골을 이뤘다고 한다.

基山明月 潁水淸風

삼태기 같이 생긴 기이한 산에 밝은 달빛이 가득한데, 중국에서도 빼어난 영수에 맑은 바람이 가득한 청풍명월에 젖어 선비들이 각처에서 모여 은거했다 하니 풍광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 듯하다. 기대리선애빌은 ‘가짓골’이라고도 불리는 곳에 위치하고 보청천이 휘감아 흐르고 마을 뒷산이 북풍을 막아주는 배산임수의 형세다.

 

 

김덕기 법학박사/부동산학박사

- 연세대학교 이학사

- 성균관대학교 문학 석사

- 건국대학교 부동산학 석사·박사

- 동국대학교 법학 박사

- 전) 법무법인 하우 부동산·금융 수석 전문위원

- 전) 동국대학교 법학대학 일반대학원 겸임교수

- 현) 건국대학교 부동산 대학원 겸임교수

- 현) 부동산포털 한국도시환경헤럴드 발행인

- 현) 법률사무소 두남 고문

- 현) 주식회사 두남씨앤디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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