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승지 경상북도 영주시 풍기를 가다(4)

제1승지 경상북도 영주시 풍기를 가다(4)

 

부석사에서 마음을 다스리다.

 

옛날 감실 앞에는 감호라 불리 우는 못이 있었는데 마을 사람들이 풍년 농사를 기원하는 뜻에서 못에 물이 가득 차기를 빌었다고 한다. 그 때마다 못물이 가득차서 해마다 풍작을 이루었고, 그리하여 훗날 감실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마을 뒷산이 갓 모양이며 그 기슭에 마을이 띠 모양으로 자리 잡고 있어 갓띄라고 불렸던 마을이 지금의 북지리인데, 이곳에 바로 유명한 부석사가 있다. 매표소에서 표를 산 후 일주문을 지나 휘휘 둘러보며 천천히 올라가는데 돌계단이 꽤 많아 다리가 아프다.

 

사찰에 온 것이니 바쁠 것이 무언가. 사부작사부작 쉬엄쉬엄 놀멘놀멘 걷는다. 다행스럽게도 사찰은 대부분 자연 속에 들어앉아 있어 바쁜 사람은 아예 올 일이 없다. 저녁 이내가 내리기 시작한 경내는 고즈넉하다 못해 처연하다.

 

무량수전 쪽으로 올라가면서 보니 중고등학교 시절 시험문제에 빼놓지 않고 나오던 것이 바로 저건가! 감회가 새롭다. 무량수전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삼층석탑이 나오는데 요녀석도 이채롭다. 대개 석탑은 법당 앞에 세우는데 ....벌 서는 건가??? 슬며시 웃음이 나오는데 일몰이 진다.

 

부석사는 풍수 전문가들이 손꼽는 명당이다. 풍수에서는 ‘봉황포란형’이라고 하는데, 사찰 앞에 위치한 안산과 주산인 봉황산의 기를 받는 명당에 부석사가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풍수지리설에서는 누운 소형, 떠가는 배형, 물에 뜬 연꽃형, 둥지에 든 봉형, 반달형 등을 명당, 길지라고 하는데 그중에서도 봉황형을 명당 중의 명당이라고 한다.

‘봉황포란형’으로 유명한 명당으로는, 대구 팔공산 동화사, 공주 봉황산 단군성전, 제천의 구인사, 이유태 선생 고택, LG그룹 창업주 구인회 회장 생가 등이 있다.

풍수지리학자에 따르면 구인회 회장의 생가는 용이 춤추듯 흘러나와 입수하는 봉황포란형으로 풍수상 재물이 들어오는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서 이런 큰부자들의 생가를 방문해서 좋은 기를 받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고 한다.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생기는 것이 자본주의 생리.

코레일-소원성취열차 프로그램에 부자 기 받기 코스라는 상품이 있다. 마산역까지 기차로 이동, 버스로 1일 또는 1박2일 투어를 한다.

정암 솥바위(의령군 남강)반경 8킬로 이내 태어난 큰부자 3명(의령군 정곡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진주시 지수면 승산마을 엘지 창업주 구인회, 함안군 군북면 동촌리 효성그룹 창업주 조홍제)의 생가를 돌아보며 기를 받는 상품인데 모두 명당인 생가에 뭔가 남다른 기를 느낀다고 한다. (현재는 이 상품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

 

“태백산과 소백산 사이에 부석사가 있으니 신라 때의 옛 절이다. 불 전 뒤에 가로누운 거대한 바위 위에 거대한 바위 하나가 올려 있어 마치 지붕을 덮은 듯하다. 얼핏보면 위아래가 연결된 듯하지만, 자세히 살피면 두 개의 바위 사이가 잇닿지 않고 작은 틈이 있다. 새기줄을 지나 가게 하면 나오고 들어갈 때 걸림이 없어 그제야 떠 있는 바위임을 확인하게 된다. 이 때문에 부석사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이치상 정말 이해할 수 없다. 부석사 문 밖에는 흙덩어리 모양의 숨 쉬는 모래가 있어 갈라지지도 않고 깎아내면 다시 솟아나니 마치 살아 있는 땅과 같다.”

 

 

부석사의 대표 건축물인 무량수전은 경북 안동의 봉정사 극락전과 함께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이다. 정확한 건조 연대는 알 수 없으나 고려 중기 후반대의 건축물로 추정된다.

무량수전은 앞면 5칸, 옆면 3칸의 상당히 규모가 큰 목조건축물인데 팔작지붕을 하고 있다. 팔작지붕은 맞배지붕과 우진각 지붕을 합한 모양이다. 건축학을 전공한 한 풍수전문가는 EBS를 통한 방송에서

“우리 조상님들은 자연에 순응하고 자연의 생명체를 존중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건축물 배치법이라 생각했습니다”

라고 밝혔다. 경상도내 학생들이 소소한 내용까지 뚜르르 꿰고 있을 정도로 가장 많이 찾아오는 소풍지로 사랑을 받는 곳이 부석사라고 한다( 풍기 인삼 박물관 앞에서 부석사행 마을버스가 하루 14회 있다.)

 

최고의 명당, 봉황형

봉황은 상상 속의 신비로운 새다. 닭의 머리, 뱀의 목, 제비의 턱, 거북의 등, 물고기의 꼬리 모양을 하고 있고 키는 6척가량이며 목과 날개는 오색 빛이 찬란하고 다섯 가지 울음소리를 내며 성품이 어질고 청결해 새 가운데 왕으로 여겼다. 성인군자가 나야만 봉황이 나타난다고도 하고 봉황이 한 번 나타나면 천하가 태평해진다고도 한다. 봉황은 천자(天子)를 상징해 천자의 궁문과 수레 등에 봉황을 장식해 봉궐(鳳闕), 봉문(鳳門), 봉거(鳳車), 봉련(鳳輦), 봉여(鳳輿)라고 했다. 또한 봉황을 상서로운 새로 여겨 좋은 벗을 봉려(鳳侶), 아름다운 누각을 봉대(鳳臺)·봉루(鳳樓), 아름다운 피리소리를 봉음(鳳音)이라고 했다.

봉황은 모든 새의 우두머리이므로 풍수에서도 봉황형을 최상으로 여긴다. 따라서 봉황의 모양을 닮은 터나 봉황의 기운이 깃든 터를 최고의 명당으로 여겼다. 우리나라에는 비봉산(飛鳳山)처럼 ‘봉황’이 붙은 산 이름이 많은데, 이런 산은 산세가 빼어날 뿐 아니라 좋은 정기가 서려 있는 것으로 여긴다. 그리고 봉황과 관련된 마을이나 집터로 알려진 명당도 매우 많다. 봉황형을 명당으로 보는 것은 신령스러운 봉황이 나오는 곳에는 성인과 군자가 태어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봉황형의 형국도 다양한데, 그 대표적인 예로 ‘날아가는 봉황형(飛鳳形)’, ‘알을 품은 봉황형’[봉황포란형(鳳凰抱卵形)], ‘봉황이 둥지로 돌아오는 형’[봉귀소형(鳳歸巢形)], ‘봉황 둥지형’[봉소형(鳳巢形)]을 들 수 있다. 이외에 ‘춤추는 봉황형’[봉무형(鳳舞形)], ‘오동나무에 깃든 봉황형’[오동귀서형(梧桐歸棲形)], ‘아침에 우는 봉황형’[봉명조양형(鳳鳴朝陽形)], ‘봉황이 편지를 물고 있는 형’[단봉함서형(丹鳳含書形)], ‘봉황의 꼬리형’[봉미형(鳳尾形)], ‘숲에서 잠든 봉황형’[비봉투림형(飛鳳投林形)] 등도 봉황형 길지다. 봉황은 오동나무가 아니면 깃들지 않고(鳳凰非梧桐不棲),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 않는다(鳳凰非竹實不食)고 한다. 따라서 봉황이 그곳을 떠나지 않기 위해서는 죽실과 오동나무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봉황형 길지에는 봉황이 영원히 떠나지 않고 그곳에 머물기를 바라는 뜻에서 대나무와 오동나무를 많이 심기도 했다.

《금낭경(錦囊經)》에는 “산봉우리가 높고 험준하면 그 아래 구불구불한 뱀이 굽어서 돌아 지나가듯이 자취가 드러나는데, 산이 명당을 포근하게 안은 듯, 문을 자물쇠로 잠근 듯, 좌우의 산이 마주 응하듯, 높은 산이 우뚝 솟아 빼어난 듯, 숨은 듯 드러난 듯해야 전기(全氣)의 땅이 된다.”라고 기록돼 있다. 여기서 전기의 땅이 바로 온전한 기운이 갈무리된 명당이다.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김덕기 법학박사/부동산학박사 

- 연세대학교 이학사 

- 성균관대학교 문학 석사 

- 건국대학교 부동산학 석사·박사 

- 동국대학교 법학 박사 

- 전) 법무법인 하우 부동산·금융 수석 전문위원 

- 현) 건국대학교 부동산 대학원 겸임교수 

- 현) 동국대학교 법학대학 일반대학원 겸임교수 

- 현) 부동산포털 한국도시환경헤럴드 발행인 

- 현) 법률사무소 두남 고문 

- 현) 주식회사 두남씨앤디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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