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승지을 찾아서 떠나보자!

십승지을 찾아서 떠나보자!

 

일과 여가 시간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중요한 시대다.

여가 시간을 활용하여 자기 개발을 하고, 취미생활을 즐기는 것이, 100세 노후 시대를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많은 학자들이 오랜 연구 끝에 발표 했다. 음, 끄덕끄덕...

자기 개발과 취미 생활을 즐기기 위한 비용은, 최저 근로 임금이 오르면 될 줄 알았더니 사장이 망해서 같이 망했다 짱난다.

그래서 실업급여로 십승지 여행길 탐방에 오른다. 길이길이 발복할, 저평가된 명당 찾는 가성비 짱! 여가 시간 활용일 듯하다.

 

남사고 선생이 말한 십승지

 

전쟁이나 천재가 일어나도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열 군데의 땅이 십승지(十勝地)라는 뜻이다. 승지(勝地)란 경치가 좋은 곳, 또는 지형이 뛰어난 곳을 말하는데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굶주림과 전쟁을 면할 수 있는 피난처를 의미한다. 십승지가 위치하고 있는 지역은 태백산, 소백산, 덕유산, 지리산 등 명산에 있으며, 산이 높고 험하여 외부와의 교류가 차단되어 있는 곳이다.

 

첫째, 경북 영주 풍기의 소백산 아래 금계촌.

둘째, 경북 봉화 화산 소라국 옛터 태백산 아래 춘양면.

셋째, 경북 예천 금당동 북쪽 금당실 마을.

넷째, 경남 합천 가야산 아래 만수동 주위 이백리.

다섯째, 충북 보은 속리산 중항 근처.

여섯째, 충남 공주시 유구·마곡 두 물길 사이 백리.

일곱째, 전남 남원 운봉 두류산(지리산) 아래 동점촌 백리안.

여덟째, 전북 무주 무풍 북쪽 덕유산 근처.

아홉째, 전북 부안 호암 아래 변산 동쪽.

열째, 강원도 영월 정동쪽 상류.

 

지리 유형

 

1. 백두대간 산맥의 중앙부에 위치

 

2. 협곡 지형에 가파른 계곡을 끼고 있음

 

3. 협곡의 한쪽 면은 도읍지와 연결

 

4. 협곡 내에는 하천이 있는데 병목 같은 협곡 입구를 지나면 큰 하천과 연결된다

 

5. 하나같이 북쪽엔 없고 남쪽에 있다

 

6. 경북 세 곳, 전북 두 곳, 경남·충북·충남·전남·강원도 각각 한 곳, 각각 태백산·소백산·속리산·지리산·변산·태화산이라는 명산을 끼고 있다. 남사고 선생이 꼽은 십승지는 지금도 여전히 미개발인 채 남아 있다.

 

현대판 십승지는 어디일까?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벌어진다는 극단적인 가정 하에서 가장 안전한 곳은 어디일지를 군 관계자들에게 질문해봤다.

 

군 관계자들은 몇 가지 조건을 내세웠다.

첫째 휴전선에서 가능한 한 멀리 떨어진 곳이어야 한다.

둘째 핵폭탄이 투하됐을 때 방사능 낙진 피해에서도 안전한 곳이어야 한다.

셋째 자체적으로 수원(水源), 즉 안전하게 마실 물이 확보된 곳이어야 한다.

넷째 쌀 등 식량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다섯째 식량이 떨어졌을 경우 물고기 등을 잡아 식량 대용으로 쓸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여섯째 최악의 경우 국외로 탈출이 가능한 지역이어야 한다.

 

군 관계자들은 남북한 간에 전쟁이 벌어지면 항공기와 어선 출항이 일제히 금지되기 때문에 전쟁 발발 후 국외 도피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면 위에서 말한 6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곳이 있을까?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6가지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곳이 몇 군데 있다고 한다.

 

경상남도 통영 부근의 욕지도와, 제주도, 추자도라는 것이다.

이 섬들은 휴전선에서 멀리 떨어져있고, 핵폭탄이 투하됐을 때 방사능 낙진 피해에서도 안전하며, 자체적인 수원과, 식량을 자급자족할 수 있으며, 물고기 낚시 등이 가능하다. 최악의 경우 뗏목을 타더라도 욕지도의 경우, 늦어도 이틀 안에 일본 대마도까지 갈 수 있다.

 

실제로 욕지도-추자도-흑산도-거문도 등에는 대(對)간첩작전기지가 있다. 이것은 무기와 탄약만 있으면 대간작전을 수행하는 병력들이 이곳에서 식수와 식량 공급을 우려하지 않고 장기간 작전을 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섬이라는 이유가 아니라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것이다.

 

군 관계자들은 다만 이런 추정은 비현실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아무리 북한이 위협을 해도 전쟁이 벌어질 때는 확실한 ‘징후’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NEO(Noncombatant Evacuation Operation) 프로그램, 즉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주한 외국인 소개(疏開) 프로그램이 작동할 때다.

NE0는 한반도에서 대형 재난이 발생하거나 무력분쟁이 벌어질 경우 주한미군과 한국군의 도움을 받아 미국인을 단시일 내에 효과적으로 대피시키려고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1차 북핵 위기 이후 주한 미국대사관과 주한미군은 이를 숙달시키기 위해 ‘커레이저스채널(Courageous Channel·용기 있는 항로)’이라는 이름의 정기훈련을 매년 두 차례 실시해왔다.

만일 서울에서 외국인, 특히 미국인들이 짐을 싸들고 일시에 사라지거나, 경기도 오산 주한미군공군기지 등에 대형 수송기가 자주 모습을 나타낸다면 그야말로 전쟁이 임박했다는 가장 강력하고도 확실한 징후라는 것이다.

 

다른 지역과 동떨어진 오지이면서도 도회지와 쉽게 연결될 수 있는 곳, 협곡 내 하천이 있어서 외부와 단절된 채 오랫동안 지낼 수 있는 곳, 도회지와 그리 멀지 않으면서도 찾기는 어려운 마을. 모두가 산세가 수려하고 용혈사수(龍穴砂水)가 잘 겸비되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현대는 분명히 과거와는 이기 문명이 다른 시대다. 그러므로 십승지에 대한 관점도 다르고, 달라져야 한다. 이 좁은 국토 안에서 어디로 숨은들 바이러스와 전쟁을 피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울릉도 해안까지 짜장면이 배달 가능한 시대에 굶주림을 피하기 위한 도피처라는 건 생각할 필요도 없지 않을까. 현대인에게 있어서 십승지란 무엇으로부터의 도피나 피난처보다는, 인생의 어떤 시점에 반전을 모색한다거나 휴식을 원할 때,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충전을 해서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곳, 자신만의 에너지 부스터, 그런 곳이 아닐까.

 

풍수에서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세 가지 악재가 들어올 수 없는 땅을 삼재불입지지(三災不入之地)라 하여 전쟁, 흉년, 전염병 등 재앙이 닥치지 않는 10곳을 지정하여 십승지(十勝地)라고 불렀다.

 

『정감록』 『격암유록』에 따르면 가까운 미래에 엄청난 천재지변이 일어나 인간은 끔찍한 질병과 굶주림, 추위와 더위, 공포에 시달리게 되고, 대다수 사람들이 죽음을 맞이함으로서 인류는 절멸의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예언해 놓았다. 그러나 십승지에 들어가는 사람은 이러한 끔찍한 재앙으로부터 목숨을 보전하고, 안락한 생활을 누릴 수 있으며, 자손이 끊이지 않고 후세에까지 보존될 것이라고 하여 재난을 피하는 방법까지 제시하고 있다.

 

십승지를 언급한 책은 『정감록』 『남사고 비결』 『남격암 산수 십승보길지지』 『장비록』 『유산록』 『감결』 『운기구 책』등 60여종이 있으나 우리나라 십승지의 정확한 위치는 책마다 조금씩 다르다. 이 예언서들은 파자(破字)등으로 기록하여 이해하기가 어렵고, 우회적인 표현을 하여 해석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또한 책을 쓴 저자와 시기가 불분명한데 당시에는 이 런 책들이 나라와 사회를 어지럽힌다고 하여 소지하거나 배포하는 것을 금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쇄술이 발달하지 못한 시기에 손으로 베껴 쓴 필사본이라 쓰는 사람에 따라 실수든 의도적이든 내용을 누락, 삭제하거나 첨가하여 보충하였기 때문에 똑같은 책이라도 내용이 다를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풍수를 이야기할 때 십승지는 양택지로써 아주 좋은 길지를 연상케 한다. 그러나 여기서 십승지란 의미는 풍수적 길지라기보다 전쟁이나 질병 기타 등으로부터 안전한 장소를 말하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깊은 산중에 위치하여 외부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이다.

 

그러므로 전쟁이 일어나도 피할 수 있고, 인구가 적어 1년 농사로 3년을 버틸 수 있으니 흉년이 없고, 외부와의 접촉이 거의 없으니 전염병이 들어오지 않는 곳이므로 삼재(三災)로부터 안전한 곳이다. 그러나 그 안의 모든 땅이 풍수적으로도 길한 조건을 갖춘 땅이라는 뜻은 아니고 현 시대에 있어서는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다.

 

이중환은 택리지의 <복거총론>에서 예로부터 살기 좋은 곳에 갖추어야 할 4요소로 지리(地理), 생리(生利), 인심(人心), 산수(山水)를 꼽았다. 지리는 풍수지리 또는 지형적 조건을 말하는 것이고, 생리는 그 터에서 먹고 사는 데 있어서의 편리함,즉 경제적 여건을 뜻한다. 식(食)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기본 욕구다. 인심은 생활에 전반적으로 필요한 교육이나 주거, 문화적 환경을 뜻한다. 법도를 지키는 사대부로서 예의를 지키며 살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이중환의 실사구시적인 생각이 잘 녹아있다. 산수(山水)는 산과 물, 그러니까 자연환경이 아름다운 것을 의미한다. 멋진 풍경은 가장 기본적인 욕구가 온전히 충족되었을 때 비로소 다가온다. 욕망은 생존하는데 충분하긴 하지만 필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풍수무전미(風水無全美). 옛말에, 풍수에 완전한 명당은 없다고 한다. 자연과 어울려 살았던 시절에도 확고하게 정해진 명당은 없었다는 말이다. 그런데 고층 빌딩 숲 속에 사는 현대인이 왜 그렇게 좋은 집터나 묫자리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걸까. 풍수전문가인 최창조 전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는,

“교과서적 명당은 이상일 뿐” 이라며

“명당은 찾는 게 아니라 만들어 가야 할 어떤 곳”

이라고 말한다.

 

땅 잘 쓴 덕에 언젠가는 복이 굴러들어올 거라 믿는 전근대적 미신인가. 최창조 전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는

“풍수란 우리 조상들이 오랫동안 쌓아온 땅에 대한 깨달음과 자연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만든 삶의 지혜” 라며

“현대인에게 여전히 유용하다”

고 말한다. 풍수의 현대적 변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풍수에는 크게 두 줄기 유파가 있다. 산과 물 등 주변 경관을 보고 풍수를 헤아리는 형세론(形勢論)과 패철(佩鐵·지관이 쓰는 나침반)을 사용해 풍수를 가늠하는 이기론(理氣論)이다.

산이 많은 영남 지역엔 형세론자가 많고, 평야가 많은 호남엔 아무래도 이기론자가 많다고 한다

 

스스로를 형세론자에 가깝다고 평한 최 교수는

“사는 집뿐 아니라 집터 역시 풍수에 속하기 때문에 아파트 역시 당연히 풍수지리적 입장에서 볼 수 있다”며

“땅과 자연은 현대에 와서 인공 구조물 등 다른 것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

고 말했다.

그는 또

“보통 풍수에서 땅 기운이 미치는 층수는 땅에 뿌리가 내린 나무가 자란 위치까지”

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딱 몇 층까지 식으로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다” 며

“자생하는 나무가 자라는 높이만큼 땅의 기운을 받는 건 맞지만 풍수에선 땅의 기운만 보지 않는다”

고 했다.

“하늘의 기운도 있다”는 것이다.

최 전 교수는

“풍수 근본주의에 빠져 집착하면 안 된다”

고 조언했다. 

그는 “사대문 안이 아무리 명당이라고 해도 상업빌딩이 가득한 곳을 삶의 터전으로 좋다고 하기 어렵지 않으냐” 고 했다.

 

그는 옛 풍수를 교조적으로 따르는 것도, 또 반대로 과학적·논리적으로 따지며 미신 취급하는 것도 모두 옳지 않다는 입장이다.

“사람도 정을 줘야 나한테 오지 않나. 땅도 마찬가지다. 1층이 명당이 아니라고 할 게 아니라 장점을 찾으면 된다. 난 1층 집이 좀 어두우니 먼지가 안 보여 좋고, 엘리베이터 고장 걱정할 필요 없어 좋고, 불 나도 쉽게 피할 수 있어 좋고, 화단을 내 정원처럼 즐길 수 있어 좋다. 흠을 자꾸 잡으려 하면 명당을 찾기 어렵다. 땅에 무엇을 바라지 말고 땅에 정을 줘 명당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정감록과 남사고의 십승지는 대부분 겹친다.

 

영주시 풍기 금계촌, 예천군 금당실, 봉화군 춘양, 속리산 우복동, 개령의 용궁. 합천군 가야산 만수동, 공주시의 유구-마곡, 남원군 운봉, 무주군 무풍, 부안군 호암아래 변산, 태백산, 영월군 연하리 등 태백산에서 지리산에 이르는 백두대간에 접한 곳이다. 이외에도 '택리지' '남격암' '두사충비결' '피장처' 등이 추천하는 명당은 삼척, 울진, 평해, 청송 진보의 보미산, 문경, 영양군 수비, 구미 금오산, 하동, 함양, 정선, 산청, 영종도, 영천, 승주, 구례, 양주, 강화, 포천, 곡산 등등이다. 21세기 현대인들이 봐도 귀촌 귀농지역으로 선호하는 이상향이다.

 

 

 

김덕기 법학박사/부동산학박사

- 연세대학교 이학사

- 성균관대학교 문학 석사

- 건국대학교 부동산학 석사·박사

- 동국대학교 법학 박사

- 전) 법무법인 하우 부동산·금융 수석 전문위원

- 현) 건국대학교 부동산 대학원 겸임교수

- 현) 동국대학교 법학대학 일반대학원 겸임교수

- 현) 부동산포털 한국도시환경헤럴드 발행인

- 현) 법률사무소 두남 고문

- 현) 주식회사 두남씨앤디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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