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드라마 '설강화 : snowdrop' 메인 포스터
JTBC 드라마 '설강화 : snowdrop' 메인 포스터
지난달 30일 JTBC가 게재한 공식 입장문
지난달 30일 JTBC가 게재한 공식 입장문

지난해 12월 18일부터 시작한 JTBC 드라마 ‘설강화 : snowdrop’(이하 ‘설강화’)가 역사 왜곡 논란에도 불구하고 방영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한 네티즌의 비난이 거세지자 지난달 30일, JTBC가 공식 입장문을 게재했다.

‘설강화’는 인기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지수’(은영로)와 대세 배우 ‘정해인’(임수호)의 출연작으로, 방영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드라마 시나리오가 알려지자 ‘설강화’를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이 일어났다.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간첩 남자와 여대생 여자의 사랑을 그린 드라마다. 드라마 배경인 1987년은 운동권 대학생들이 안기부(현 국가정보원)로부터 간첩으로 몰려 고문을 당하던 시기다.

극 중 간첩 임수호(정해인 분)는 간첩인 것을 발각당해 안기부로부터 도주한다. 이때 은영로(지수 분)는 수호가 운동권 학생이지만 간첩이라는 오해를 받아 쫓기는 것으로 착각하여 임수호를 은신시켜 준다.

네티즌은 ‘설강화’가 남자 주인공이 간첩이라는 설정과 안기부를 미화한 점을 비판했다. 이어 지난달 20일, ‘설강화’의 방영중지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이 게재됐다.

청원 글을 게시한 네티즌은 게시글을 통해 “민주화운동 당시 근거 없이 간첩으로 몰려서 고문을 당하고 사망한 운동권 피해자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설강화’를 제작한 것은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청원은 이번 달 2일 기준 35만 명이 청원동의를 했다.

세계시민선언은 지난달 22일, ‘설강화’를 통해 국민이 잘못된 역사 인식을 갖출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는 견해와 함께 법원에 ‘설강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드라마 내용이 단체의 주장과 같이 왜곡된 역사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접하는 국민이 그 내용을 맹목적으로 수용할 것이라 보기 어렵다”며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역사 왜곡과 안기부 미화 논란이 지속되자, JTBC는 특별 편성 방안을 세웠다. 주 2회 드라마를 주 3회로 늘려 반전 내용이 담긴 5회(12월 26일 방영분)를 예정보다 일찍 방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5회에서도 안기부 미화 논란에 휩싸였다. 극 중 안기부장 은창수(허준호 분)는 “회사(안기부) 직원의 목숨보다 국민의 목숨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네티즌은 4회분 내용 중 간첩과 야당 인사의 접선 장소가 민주화운동의 성지인 ‘명동 성당’을 떠올리게 한다며 비판했다.

이에 JTBC는 지난달 30일 법적 대응 예고 입장문을 게재했다. JTBC는 “‘설강화’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바, 창작자와 방송사, 콘텐트의 권리 보호를 위해 강력 대응을 하겠다”고 전했다. 법적 대응 예고와 함께 ‘설강화’를 향한 허위사실 적시 및 왜곡 내용에 대해 반박했다.

한편 JTBC는 과거 입장문에서 ‘설강화’가 권력자들에게 이용당한 이들의 개인적인 서사를 보여주는 ‘창작물’이라고 밝힌 바가 있다. 네티즌은 ‘창작물’이라는 방패로 민주화운동이 폄훼돼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다. 역사 왜곡과 창작의 자유 논란 사이에 선 ‘설강화’가 네티즌의 비판 속에서 방영을 지속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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