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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김미르 기자  |  01mimi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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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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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용 강사 시절 진아씨의 모습]

사람은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자기 자신을 가꾸려 한다. 그 중심에 외모를 아름답게 가꾸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그들을 통틀어 뷰티 디자이너라고 부른다.

1212, 헤어, 메이크업, 네일아트까지 뷰티 토탈샵 오픈을 준비 중인 이진아씨(51)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는 47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뷰티 디자이너의 길로 뛰어들었다.

 

그녀의 꿈

이진아씨는 어렸을 적부터 손재주가 남달랐다. 학창시절 미술 대회의 상이란 상은 모두 휩쓸었으며, 그녀의 책상에는 문제집 대신 스케치북이 쌓여있었다. 그리고 80년대 두발과 복장 자율화 시절을 보낸 그녀는 패셔니스타라고 불릴 만큼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이었다. 쉬는 시간만 되면 친구들이 그녀의 교실로 몰려들어 앞머리를 잘라달라거나, 머리를 묶어달라는 친구들로 그녀의 책상 앞은 항상 북적였다. 쉬는 시간은 미용실 개장시간이나 다름없었다고 한다. 이런 어린 시절을 보낸 그녀의 꿈은 디자이너였다.

학창시절에 학년이 바뀌면 장래희망이 무엇인지 조사를 하잖아요. 그때 집에서 나는 뭘 좋아하지?’,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겁고 행복하지?’라는 고민을 하면서 무심코 제 방을 쭉 둘러봤어요. 책상에는 스케치북이 쌓여있었고, 바닥에는 미술재료들이 널브러져있었어요. 또 벽에는 제가 그린 그림들과 각종 패션 잡지들이 붙어있었고, 옷장에는 화려한 옷들이, 거울 앞에는 각종 미용재료들이 있었고요. 그때 저는 깨달았죠. ‘뭐가 되었든 나는 무언가를 그리고, 만들고,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구나.’ ‘이 일이 아니면 행복하게 살수 없겠구나.’라고요. 그래서 저는 어떤 분야가 되었든, ‘디자이너가 되자라고 다짐했죠.”

 

그녀의 꿈을 가로막은 현실이라는 높은 벽

진아씨는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의 사업 성공으로 부유한 집에서 자라왔다. 흔히 드라마에서 볼 수 있었던 넓은 마당이 있는 2층 단독주택, 그것이 학창시절 진아씨의 집이었다. 그 시절 그녀에게 미대 진학을 위한 입시학원비나 대학 등록금은 걱정거리가 아니었다.

꿈을 위해 순탄하게 달려가던 그녀의 앞에 예상치 못한 장벽이 가로막았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집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린 것이다. 하루는 학교 수업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니 평소 마시지도 않던 술을 아버지 혼자 마시고 있었다. 그때 자신을 바라보는 무너져 내린 아버지의 표정은 아직까지도 선명하다고 회상한다. 진아씨가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집안 사정이 더욱 어려워졌다. 더 이상 꿈만을 향해 달려 나갈 수 없었다. 미래의 꿈보다는 현실적인 눈앞의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시고 집도, 저희 부모님도 무너져 내린 건 정말 한순간이었어요. 그때 당시에 처음으로 무너져 내린 부모님을 보게 되었었는데 충격이 정말 컸고, 많이 힘들었었죠.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대학 등록금을 미리 모아 두었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대학은 겨우겨우 졸업했지만 집에 빚은 계속해서 쌓여갔어요. 더 이상 꿈을 쫓을 수가 없더라고요. 돈이라는 현실의 벽에 가로막히게 된거죠.”

 

그녀의 꿈은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남겨지고..

꿈을 쫒던 그녀는 현실의 높은 벽에 가로막힌 후 돈을 쫒기 시작했다. 미술학원 알바, 포장 알바, 식당 서빙 등 가리지 않고 닥치는 일을 하며 자신의 꿈을 잊은 채 빚을 갚아가기에 바빴다.

그 당시에는 공예과를 나와서 취업할 수 있는 곳이 많이 없었죠. 그래서 할 수 있는 알바란 알바는 다했던 것 같아요. 그 시기는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정말 힘든 시기였어요.”

이렇게 힘든 시기를 보내 던 중 한 무역회사에서 사무직 직원을 채용한다는 공고를 보았다. 자신의 전공과는 거리가 있는 분야였지만 급여도 훨씬 높았고, 덜 힘들 것 같아 지원하였다. 운 좋게도 합격했다. 낯선 일이었기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좋은 분들이 많아 오래 버틸 수 있었다.

그곳에서 4년을 일한 진아씨는 회사동료와 인연이 되어 29살에 결혼 하였다. 결혼 후 빚을 다 갚게 되었고, 생활도 안정되기 시작했다. 또한 결혼 후 다음 해에 큰 아이에 이어서, 둘째, 그리고 늦둥이까지 낳았다. 진아씨는 아이셋을 낳아 키우다 보니 눈 깜짝할 새 47세가 되었다. 그녀는 다시 꿈을 꾸고 도전 하기에는 늦었다고 생각했다.

그냥 저의 20대 청춘은 빚을 갚기 위해 살아갔고, 30대와 40대는 아이들을 위해 살아간 것 같아요. 제 꿈은 그저 추억의 한 페이지로만 남겨졌었죠.”

 

새로운 도전

그녀는 평소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나눈다. 진아씨가 47세가 되던 해 둘째 아이가 문득 이런 질문을 했다고 한다. “엄마는 어렸을 때 꿈이 뭐였어?” 그녀는 그 질문에 답을 하지 못했다.

둘째 아이가 어렸을 때 꿈이 뭐였냐고 갑자기 질문을 하더라고요. 저는 그때 답을 못했어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것도 없고, 이루지 못한 내 자신이 한심하고 부끄러웠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제 마음을 읽었는지 둘째 아이가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엄마, 엄마는 지금 뭐든 다 할 수 있어. 늦은 게 아니야.”

둘째 아이의 그 한마디가 진아씨를 많은 생각에 잠기게 하였다. 그리고 그녀가 그동안 잊고 살았던 꿈을 다시 되찾아 새로운 도전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2의 인생

47세의 늦깍기 진아씨는 그동안 잊고 살았던 디자이너라는 꿈을 위해 무엇이든 도전해 보자고 다짐했다. 어린 시절 친구들의 머리카락을 예쁘게 다듬어 주는 것에 즐거움을 느꼈던 그녀는 바로 헤어 국가자격증 취득을 위해 미용학원에 등록하였다. 그녀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배웠다. 그 결과 전체 합격률이 30% 밖에 되지 않는 헤어 국가자격증을 단번에 취득했다.

저는 헤어 국가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그 준비과정이 정말 행복했어요. 제가 다녔던 학원에는 제 딸만 한 아이들이 정말 많았어요. 처음에는 자신감이 떨어졌었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어린 친구들과 같이 도전하고 있는 제 자신이 자랑스럽더라고요. 20대에 느껴보지 못했던 열정을 지금이라도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헤어 국가자격증을 취득한 그녀는 여기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네일아트 자격증과 메이크업 자격증까지 빠른 속도로 취득했다. 그 후 그녀는 미술학원 아르바이트 경험을 경력 삼아 헤어디자이너 강사가 되어 꿈에 한걸음 다가섰다. 진아씨는 3년간 헤어 디자이너를 꿈꾸는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다양한 뷰티 디자인 실무현장까지 경험했다. 그녀는 47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꿈을 이루기 위해 쉬지 않고 달려나갔다.

제가 꿈에 도전하는 날이 다시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2의 인생을 맞이한 거죠. 많은 자격증을 취득하고 헤어 강사가 되기까지 쉽지만은 않은 길이었지만, 하루하루가 되게 감사했어요. 젊은 시절부터 꿈을 잊은 채 살아갔기에 지금 이렇게 꿈을 향해 달려가는 날들이 소중해요.”

 

인생이라는 여행

진아씨는 도전하는데 자격은 없다며 말을 이어나갔다.

저를 보세요. 47살이라는 나이에 그동안 잊고 살았던 디자이너라는 꿈을 되찾고, 도전했어요. 그리고 지금 그 도전을 후회하지 않아요. 저는 꿈을 꾼다는 것, 그리고 그 꿈을 향해 달려나가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것인 줄 몰랐어요. 지금이라도 알게돼서 다행이죠(웃음)”

그녀는 계속해서 꿈을 향해 전진할 것이다. 현재 진아씨는 헤어, 메이크업, 네일아트까지 뷰티를 총집합 한 뷰티 토탈샵을 오픈할 예정이다. 그녀는 준비해야 할 것들과 다시 공부해야 할 것들이 많이 남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진아씨는 앞으로의 도전들이 설레고 기대된다.

사람들은 여행을 할 때 저마다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들이 다 달라요. 어떤 사람은 순탄하고 빠르게 도착하는 반면 다른 이들은 헤매고 넘어지기도 하며 도착하죠. 하지만 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그 여행이 좋은 추억으로 간직될 수 있도록 모든 과정들을 즐기려고 해요. 오히려 여행을 할 때 더 많은 것들을 경험하려고 하죠. 이처럼 우리도 인생이라는 멋진 여행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각자가 꿈꾸는 목적지까지 최대한 즐기고 만끽해 보는 거예요. 넘어지고 헤매어 늦어지더라도요. 혹시나 이 여행이 끝나갈 때까지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해도 괜찮아요. 그 과정을 충분히 즐기고 만끽했다면 분명 아름다운 여행으로 기억될 거예요."

진아씨는 나이와 성별이 어떻든 꿈꾸고 도전하여 멋진 여행을 하길 바란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그녀의 찬란한 여행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김미르 기자  01mimi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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