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중앙자살예방센터, 2018 자살예방백서]
[사진 중앙자살예방센터, 2018 자살예방백서]

지난 9월 발표된 통계청 ‘2020년 사망원인통계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은 왜 자살을 결심하는 것인가? 2018년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한 아동 및 청소년 인권 실태조사 결과, 청소년들이 자살을 결심하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은 '학업 문제'로 나타났다.

꿈과 희망으로 가득차야 할 학교라는 공간에서 왜 우리 아이들은 날개를 펴 보기도 전에 삶을 마감해 버리는 것일까? 우리나라 교육,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미국의 교육혁신 전문가 테드 딘터스미스가 저술한 ‘최고의 학교’라는 책에는 미국의 전통적 교육 방식의 문제점을 언급하고 있다. “학생들은 무엇을, 언제 공부할지 지시받으며 학습한다. 꼭 필요한 자질을 발전시키기보다 이런 학습 내용을 익히기 급급하고, 시키는 대로만 행동하면서 남들을 능가하도록 압박받고, 때때로 목적의식을 상실한다” 이는 미국의 전통적 교육 방식의 문제점을 비판한 것이지만, 한국의 현재 입시 위주 교육에 대한 비판이라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우리나라 교육을 대표하는 ‘입시위주 교육’과 ‘주입식 교육’이라는 말이 우리나라 교육 현실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 우리나라 고등학교는 대학진학을 목표로 학생들을 지도한다. 그리고 성적으로 순위를 매겨 학생들을 경쟁시키고 오로지 내신, 수능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공부 한다. 학생들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적성과 흥미를 찾아가면서 자신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학교의 기능은 사라지고 오로지 ‘공부’, ‘성적’ 그리고 ‘경쟁’에만 집중되어 있다.

우리나라교육의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는 2018년 한국을 떠들썩이게 만들었던 ‘숙명여고 쌍둥이 사건’이다. 숙명여고에 근무하던 A씨가 쌍둥이 딸들에게 시험지를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아 구속되고 결국 파면 당한 사건이다. 이 사건은 ‘공부’, ‘성적’에만 집중하는 경쟁 교육체제 안에서 나타난 범죄이다. 또한 대한민국 교육체제의 문제를 여실히 보여주며 ‘내신 못 믿겠다’라는 여론을 불러일으킨 사건이다. 애초에 교육을 대입진학에 목적을 두다 보니 학교 시험도 학생들이 학문을 배워가는 과정이 아닌, 대입을 위한 암기밖에 되지 않았던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교육의 또 다른 문제점은 수업 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주로 우리 교육은 ‘소통’이 아니라, 주입식으로 이루어진다. 의사소통이 중심이 되어 생각을 표현하고 창의적 발상을 통해 개성과 능력을 개발하는 과정이 아니라 시험을 위해 지식을 암기하는 식으로만 이루어진다. 미국 유학을 다녀온 한 한국인의 SNS에서 “미국의 교실에서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들리지만, 한국의 교실에는 선생님 목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는 글을 읽은바 있다.

이렇듯 미국 교육방식의 특징은 학생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는 즉, ‘대화와 소통’ 중심의 교육이다. 한국은 정확하게 ‘정답’이 정해진 주입식 교육이라면 미국은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고 본인의 적성과 흥미를 탐구할 수 있도록 해준다. 눈앞의 문제풀이를 위한 한국의 암기주의의 수업방식은 스스로 생각하고 그것을 남들에게 표현하며 자신의 장점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수업방식으로 바꿔 나아가야 한다.

“카르페 디엠”,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이 학생들에게 자주 외친 말이다. 이 말은 “지금 살고 있는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뜻의 라틴어이다.

대한민국의 교육은 “카르페 디엠” 정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언제 올지도 모를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 지금 누릴 수 있는 행복은 당연히 희생되어야 한다고 배우며 살아간다. 과연 좋은 말인가? 공부에 대한 열정과 투자는 세계 최고 이지만, 노벨상 수장자 하나 없는 나라, 매번 행복도 조사에서 최하위를 기록하는 나라, 청소년들이 학업스트레스로 자기 생명을 버리는 나라, 이제는 바꿔야 할 때이다.

공부는 자신을 찾아가는 수단이자 과정이다. 그렇기에 자신을 찾기 위해서는 본인이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 향후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써 어떻게 자신의 능력을 기여를 하고 또 가치를 창출할지 자신에 대해 탐구할 수 있는 ‘시간과 자유’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시간과 자유는 공부와 성적 그리고 경쟁에만 집중하는 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이끌어가고 소통하는 교육, 또한 결과보다는 학생들이 배우는 과정을 중요시하는 교육체제가 이루어져야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좋은 대학을 가야한다’라는 사회적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당장 오늘의 행복을 만낄 할 줄 알고, 본인의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 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사회는 격려해야한다. 죽은 시인의 사회 중 키팅 성생님의 말씀처럼..

그 누구도 아닌 자기 걸음을 걸어라.

나는 독특하다는 것을 믿어라.

누구나 몰려가는 줄에 설 필요는 없다.

자기 걸음으로 길을 가라.

바보 같은 사람들이 뭐라 비웃든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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