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8월 16일 서울 종로구 낙원동 포차 거리에서 20대 남성이 지나가는 행인으로부터 묻지 마 폭행을 당했다. 가해자는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뱉으며 피해자 얼굴을 가격했다. 가해자는 범죄 동기로 피해자가 동성애자여서 때렸다는 터무니없는 이유를 내세웠다. 명백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범죄이다.

 

혐오 범죄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2019년 5월 30일, 영국 런던 중심 거리에서 레즈비언 커플이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네 명의 남성에게 폭행당했다. 폭행으로 인해 피해자는 피를 흘렸고 곳곳에 멍도 들었다. 가해자들은 자신들이 보는 앞에서 입을 맞춰 보라며 피해자들을 조롱하기도 했다.

 

이처럼 동성애자를 향한 혐오 범죄는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성 소수자가 약자로 인식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범죄를 당한 후에도 본인이 동성애자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 두려워 범행을 당한 사실을 숨기기도 한다.

 

동성애자를 향한 혐오 범죄는 심각한 사회 문제다. 사회 전반에 걸친 차별적 시선을 바로잡는 것이 또 다른 혐오 범죄를 예방하는 방법일 것이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혐오 범죄에 대해서는 가중 처벌하고 방지 캠페인과 경찰 교육 등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동성애를 ‘질병’으로 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은 잘못된 것이다. 호모포비아, 즉 동성애 혐오자들이 동성애자를 배척의 대상으로 삼는 이유에는 종교, 출산율 등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하지만 그들의 ‘이성애’라는 성적 지향성은 절대로 누군가에게 혐오감을 내비칠 수 있는 그 어떠한 권리도 부여될 수 없으며, 더 나아가 그 어떠한 명분도 될 수 없다. 또한 성적 지향성만으로 그 누구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된다.

 

'다르다’는 것이 ‘틀리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인간이라면 인간답게 사는 것이 당연하고 성 정체성이 다르더라도 모든 사람은 똑같이 존중받아야 한다. 혐오 범죄를 근절시켜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원래부터 해서는 안 될 폭행을 방관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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