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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일자리 속 ‘원하는 일자리’는 없다.
이준혁 기자  |  sideraas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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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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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주일 간격 2개의 기사>

지난달, 시간당 1만원을 준다는데도 아르바이트 지원자가 없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말 그대로 일자리는 넘치는데 일할 사람이 없어서 문제라는 내용의 기사였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또 다른 기사가 올라왔다. ‘원하는 일자리 없어 그냥 쉬는 사람 48만8천명’이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청년 체감실업률은 25.4%로 나타났다. 체감실업률이란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를 모두 포함한 실업률을 말한다. 사실상 청년 4명 중 1명은 아무런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청년 실업은 우리나라에서 고질적인 문제이다.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로 인한 거리 두기 정책이 완화되며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자리를 청년들이 채우지 못하는 것에는 의문이 든다. 일자리도 많고, 실업자도 많은 아이러니한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혹자들은 ‘청년들의 눈이 높아져서’, ‘청년들이 힘든 일은 안 하려고 해서’ 같은 이유로 비판한다. 과연 그 말이 사실일까.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13세~34세 청소년과 청년들은 직업 선택 요인의 우선순위로 수입, 안정성, 적성과 흥미를 꼽았다. 쉬운 일을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돈 많이 벌고, 안정적이고, 하고싶은 일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 청년들이 마주하는 중소기업의 현실

 

우리나라는 현재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쉬는 날인 일요일을 제외하고 주 6일 근무를 가정할 경우 하루에 8.6시간을 근무해야 한다. 식사시간 1시간을 포함하면 아침 8시에 출근해야 오후 6시에 겨우 퇴근하는 시간이다. 하루 10시간, 주 6일을 한 달 내내 일해야 최저임금 기준 1,822,480원을 겨우 손에 쥘 수 있다. 아르바이트와 여러 중소기업의 현살이다.

 

이런 형태는 청년들이 추구하는 높은 임금, 안정성, 하고 싶은 일에 모두 부합하지 못한다. 자기개발할 시간도 부족하고, 미래를 위해 모을 돈도 부족하다. 그래서 청년들은 대우가 더 좋은 대기업, 공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스펙을 올린다. 청년들의 눈이 높아진 게 아니다. 청년들의 스펙이 계속해서 높아지는데, 중소기업들이 청년들의 눈에 차지않는 것이 근본적 문제이다.

 

취업을 위해 특성화고를 선택한 학생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신정훈 의원(더불어민주당)이 6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산학협약을 맺고 맞춤교육을 수료한 특성화고 취업대상자의 취업률은 2016년 95.6%, 2017년 82.8%, 2018년 76.3%, 2019년 68.8%, 지난해는 65.1%로 감소하는 추세이다.

 

중소기업 연계형 산학일체형도제학교에서 해당 과정을 수료했으나 취업하지 않았던 한 학생은 본인이 취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중소기업의 열악함’을 꼽았다. “임금은 낮고, 업무강도는 높은데 자기개발의 시간도 없다”며 중소기업의 문제를 꼬집었다.

 

물론 모든 중소기업이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청년들이 원하는 요소를 갖춘 우수한 중소기업 ‘강소기업’도 분명 존재한다. 문제는 그러한 기업이 소수다. 국내 기업 688만개 중 올해 ‘강소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은 1만5962개소에 불과하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중소기업들은 대기업, 공기업과 비교해 청년들이 선택할 이점이 전혀 없다. 실제로 중소기업에 대한 청년들의 선호도는 4% 안팎으로 나타났다.

 

○ 앞으로의 지향점은?

 

2018년, 일본이 청년고용률 56.8%로 20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할 때 한국은 42.1%로 OECD국가 중 최하위권에 그쳤다. 다시 2021년으로 돌아와 지난 18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 대졸 청년 고용률이 네덜란드(91.6%), 일본(87.8%), 미국(84.2%)에 비해 현저히 낮은 75.2%로 OECD 37개국 중 31위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이는 OECD 평균 82.9%를 밑도는 수치다. 이번에도 바로 옆 나라인 일본과는 10% 이상 차이가 나는 결과를 보였다.

 

일본은 중소기업이 강한 국가로 유명하다. 중소기업의 임금이 대기업의 80% 수준이다. 작년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임금이 대기업의 60%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나타난 것에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이다.

 

일본 중소기업의 첫 번째 특징은 틈새시장의 공략이다. 일본 중소기업 ‘레이저테크’, ‘스텔라케미파’, ‘타이요공업’은 전부 세계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웃도는 중소기업이다. ‘레이저테크’는 ‘반도체마스크결함검사장치’를 제작해 세계시장점유율 10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전부 규모도 크지 않고 인지도도 높진 않지만 생산하는 제품의 가치는 세계 일류 기업이 줄 서서 거래할 정도이다.

 

두 번째 특징으로 일본 장수기업이 많다는 점이다. 전국 곳곳에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중소기업이 넘쳐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장수기업 중 1위에서 5위가 전부 일본의 중소기업이다. 장수기업 1위인 목조건축회사 ‘곤고구미’는 설립한지 1400년 이상 되었다.

 

일본 중소기업이 강력할 수 있는 배경에는 대기업과의 대칭성을 뽑을 수 있다. 일본 역시 한국처럼 대기업과 하청 관계가 존재한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가진 강력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기업으로부터 독립된 길을 걸었다. 즉, 일본의 중소기업-대기업 간의 관계는 한국에 비해 수평적인 구조이다.

 

일본 역시 청년들이 대기업을 선호하는 건 사실이다. 대기업과의 임금 차이가 크지 않기에 한국보다는 중소기업의 선호도가 높다. 이는 중소기업이 청년들에게 어필할만한 경쟁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한국도 청년의 취업률을 늘리기 위해선 청년들의 중소기업 취직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선 중소기업은 청년이 선호할만한 합리적인 이유를 가져야 한다. 국가적 차원에서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늘리고, 대기업과의 격차를 해소할 방안을 논의해야 할 때다.

 

이준혁 기자  sideraas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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