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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 6점 맞던 학생, 북경대 의대 장학생되다북경대 의대 장학생은 상위 1%에게 주어지는 자리
원승연 기자  |  wellokitt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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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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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경대학교 의학부에 재학 중인 곽나경 / 본인 제공

북경대학교 의학부에 장학생으로 재학 중인 곽나경(21) 씨는 중학교 3학년 중국어 과목에서 100점 만점에 6점을 받았다. 당시 그녀는 제2외국어 과목을 전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며 특히 중국어는 살면서 쓸모없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반 과목에서도 어려운 중국어를 의학 과목에서 사용하고, 이를 일상 용어처럼 사용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그녀는 인생 최대의 관문이라 여겨지는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야 의사로 진로를 정했다. 남들보다 늦게 진로를 정하고 북경대학교 의대에 진학하면서 그녀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 북경대 의학부 본과생 곽나경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중국어 시험을 100점 중 6점을 맞았는데 중국으로 대학교를 진학하셨네요.
 

“중국어와는 떨어질 수 없는 관계였나 봐요. 중학교 담임 선생님이 중국어 선생님이셨는데, 종례 시간에 우리 반에 중국어 과목 꼴찌가 있다면서 얘기하시더라고요.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기도 하고 친구들 다 있는 앞에서 그런 말을 한 선생님이 원망스러웠어요. 제 점수를 하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다니니까 중학교 동창들과 근황 이야기를 하면 다들 놀라요.”
 

- 갑자기 중국 대학에 진학하게 되신 계기가 있나요? 
 

“고등학교 3학년 중국어 과목 선생님과 부모님의 권유로 가게 되었어요. 조금 오글거릴 수 있지만, 제 스스로 한국에 있는 대학이 저를 담을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더 넓은 세상인 중국을 경험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중국어 선생님이 제 은사님이에요. 입학 시험을 치르기 전까지 계속해서 제 중국어를 봐주시며 진학에 열심히 힘써주셨어요. 현재로서는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해요. 너무 갑자기라 주변 사람들 아무도 제가 유학을 갈 거라는 것도, 의대에 갈 거라는 것도 예상하지 못했을 거예요.”
 

- 중국 유학을 위해 어떤 식으로 공부하셨나요?
 

“뒤늦게 진로와 목표를 정했으니 전공은 됐고 언어부터 미친 듯이 공부했어요. 자랑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일반 과목들은 원래 공부를 잘하는 편이었어서 어려운 건 거의 없었어요. 중국어를 정말 울면서 공부했습니다. HSK 6급을 따야 하니 다른 친구들이 수시, 정시 공부할 때 저는 고등학교 중국어 선생님하고 중국어 공부만 했죠. 기숙사 학교다 보니 놀 것도 없어서 거의 공부만 했어요. 확실히 구체적인 목표가 생기니까 그 목표만을 바라보며 공부하게 되더라고요. 공부 외에 다른 것도 이야기해보자면 중국문화 UCC에서 은상도 타고 교내에서 중국 고전문학 동아리도 했어요. 자격증 시험을 제외하면 한국에서도 수시 준비를 위해 기본적으로 하는 것들이에요.”
 

- 북경대 의대가 중국어 공부만 해서 갈 수 있는 곳은 아닌데요.
 

“앞에서 말했듯이 본래 일반 교과 과목을 못하지는 않았어요. 중고등학교 때도 제2외국어를 제외하고는 중상위권을 계속 유지했죠. 제가 중국어를 공부한 이유는 HSK 자격증 취득뿐 아니라 북경대 입학 시험을 봐야했어요. 수학이나 물리 등에 대한 문제 해결 능력은 있는데 중국어로 되어 있으니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 언어를 공부한거예요. 기본 문제 해결 능력이 없는데 중국어만 잘 하면 소용이 없으니까요. 확실히 유학생이 현지 학생보다는 특례적인 부분이 있어 그들에 비해 입학이 쉬웠을 거에요. 하지만 제가 중고등학교 때 공부를 잘 했고 기본기가 있으니 입학 시험을 통과해서 합격할 수 있었죠.”
 

   
▲ 톈진(天津)시에서 대학 동기들과 찍은 사진

곽나경 씨는 유학 초반 혼자 샌드위치를 먹다가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그 이유는 말도 통하지 않는 나라에 와서 친구도 없이 혼자 기숙사에 앉아 밥을 먹고 있는 자신이 초라해서였다. 그녀는 대학 진학 후 한 달간 친구가 없었다. 수업 적응이나 간단한 일상생활 대화는 가능했지만 현지인처럼 유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같이 밥 먹을 친구가 없어 매일 배달 음식을 시켜먹을 정도였다. 곽나경 씨는 이렇게 지내다간 얼마 못가 우울증에 걸릴 것 같다는 생각으로 동기들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 공부 외에 일상에서 사용하는 중국어 습득 비결이 있나요?
 

“이런 말을 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중국인 친구들이 많은 학교 술자리에 자주 나갔어요. 한국에서도 술 먹으면서 친구가 많이 생기잖아요. 그래서 술도 자주 먹고 현지 음식점에 많이 갔죠. 같은 과에 절친인 한국인 친구하고 번화가를 많이 놀러다녔어요. 그렇다고 공부도 안 하고 놀러다니기만 한건 절대 아니에요. 할건 다 하고 놀아야죠. 술자리가 싫으면 현지인들과 가장 많이 소통할 수 있는 곳을 찾아서 가보세요. 외국어는 백날 한국에서 해봤자 실력이 잘 안 늘더라고요. 무조건 실전."
 

- 대학에서의 수업은 더 전문적인 중국어를 사용할텐데 안 힘드세요? 
 

“지금은 수학, 화학, 생물과 교양으로 중국어를 배우고 있는데 공부량은 많지만, 과거랑은 다르게 모르는 것을 배워나가는 즐거움으로 공부하는 것 같아요. 초중고 12년 동안은 제대로 알지 못한 부분이라 새로워서 재미있고 그런 기쁨이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모국어가 아니다 보니 현지 학생들보다 더 열심히 하려고 해요. 솔직히 말하면 유학까지 가서 유급당하고 싶지 않아 집중하게 되는 것 같아요. 잠깐 어긋났다가는 남들보다 뒤처질 테니까요. 제가 저번 학기에 학부에서 몇 안 주는 전액 장학금을 받았는데 제가 지금 공부에 대해 받아들이는 태도가 그런 보상을 준 게 아닐까 싶어요.”
 

- 유급 안 당하면서 전액 장학금까지 타는 공부 비결이 있을까요?
 

“믿지 않으시겠지만, 아침 눈뜰 때부터 눈 감을 때까지 밥 먹거나 화장실 가는 시간을 제외하고 공부만 해요. 제가 다른 거 할 동안 동기들은 공부하고 있을 테니 뒤처지지 않으려면 제가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친한 친구들은 모두 알 거예요. 카카오톡 같은 개인 연락도 잘 안 보고 공부만 하니까 친구들이 죽었냐며 뭐라 하더라고요. 저번 학기 기말고사 때는 13일 동안 집에서 안 나왔어요. 핸드폰 어플 중에 위치추적 비슷한 게 있는데 한 공간(집)에 13일간 있었다고 나왔대요. 거의 무지에 가까운 과목을 공부하다 보니 아무래도 더 집중하게 되는 것 같아요. 교과서적인 답변이지만 모든 학문이 그렇듯이 책을 많이 읽고 모르는 것은 바로 찾아가면서 공부하는 게 제일 도움 되는 것 같습니다. 아마 이런 정석대로 공부하는 것이 장학금의 비결이 아닐까 싶습니다.”
 

   
▲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 위치한 북경대학교 보건 캠퍼스

학창 시절 곽나경 씨는 성적을 중상위권정도로만 유지해도 된다는 여유로운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정신 차려야만 현지 학생들을 쫓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근래 친한 동기들이 유급당하는 것을 보면서 자신이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닐지하는 걱정이 앞섰다. 그랬기에 그녀는 남들보다 더욱 공부에 몰두했고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으면 밤을 꼬박 새면서 풀어냈다. 그렇다고 청춘인 20대에 공부만 한 것은 아니다. 그녀가 베이징 맛집은 다 꿰뚫었다 싶을 정도로 놀러다녔고, 친구들과 중국 국내 여행도 다녔다. 학업과 여가 생활 두 가지 토끼를 모두 잡은 것이다.

- 의사로서의 목표가 있나요?
 

“아직 큰 목표를 세워본 적은 없어요. 갑자기 유학을 하게 됐고, 갑자기 의대에 진학하게 됐으니까요. 근데 한 가지 확실한 목표는 이익만 추구하는 것이 아닌 누군가를 도와 그 안에서 기쁨을 찾을 수 있는 의사가 되는 것입니다. 구체적 목표를 말하자면 아프리카 의료봉사를 해보고 싶어요. 유니세프 같은 기업에서 아프리카 의료봉사 광고가 자주 나오잖아요. 일상에서 그런 광고를 접하면 꼭 의사가 되겠다고 다짐하게 돼요. 분명 그 안에서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꿈을 세웠으면 끝까지 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의료봉사도 기필코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 같은 꿈을 가진 사람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제가 졸업한 고등학교에서 전설처럼 내려지는 한 마디가 있는데요. ‘HAFS의 영광, 그대가 계승하라!’입니다. 앞으로 여러분들에게 펼쳐질 영광을 스스로 계승했으면 좋겠어요. 자신이 남들보다 느리더라도 꾸준히 자신을 발굴해 나간다면 원하는 자리에 있을 수 있습니다. 남들보다 느린 것이 뒤처지는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공부하기에 앞서 반드시 자신이 원하는, 하고싶은 목표를 세우세요. 목표없이 공부하면 언젠가 쓰러지고 무기력해지기 마련입니다. 목표를 세웠다면 그 지점을 향해 포기하지 않고 달리시길 바랍니다.”

원승연 기자  wellokitt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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