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그룹, 사람들, 군중이(가) 표시된 사진자동 생성된 설명  지난 1일 밤 10시에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 11회가 순간 시청률 21.9%를 돌파하며 당일 방송된 전 채널 프로그램 시청률 순위 1위를 달성했다. 케이블 드라마의 지속적인흥행 행진으로 저조했던 지상파 드라마 시장에서 오랜만에 화제성 있는 드라마가 등장한 것이다. 드라마 ‘펜트하우스’가 화제가 된 것은 단지 시청률뿐만이 아니다. 불륜, 사기, 폭행, 몰카협박 등을 서슴없이 사용하는 연출로 ‘막장 종합세트’라 불리며 자극적인 내용에 대한 윤리 문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는 극중 부잣집 엄마가 자기 딸 말만믿고 교무실을 찾아가 가난한 집 딸 머리채를 잡고 흔드는 장면부터 중학생 자식을 고문실로 데려가 가정폭력을 하는 장면, 중학생을 성인이 발로 밟는 장면 등 자극적이고 비윤리적인 장면이 매 회 등장한다. 주인공이 많은 피를 흘리는 장면이나 어린 여학생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시선 등의 연출은 드라마를 더욱 자극적으로 만들었다. 드라마의 전개 속도도 남다르다. 다소 억지스러운 상황을 추가해 전개 속도를 빠르게 설정했다. 이런 설정 덕분에 드라마 자체의 개연성은 떨어졌지만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나뉜다. 한 번 보면 끊을 수 없다는 시청자들이 있는 반면, 보는 내내 불편했다며 불쾌감을 표현하는 시청자들도 있다.

 드라마가 전개될수록 논란이 커지는 반면, 시청률은 오르는 이상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막장 드라마의 어떤 요소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일까? 김봉현 동국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논문에서 그 이유를 ‘자유로움’이라고 말했다.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음에도 막장 드라마의 색다른 설정이 새로운 세계에 대한 대리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막장 드라마를 보며 현실의 괴로움을 잊고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현실을 잊기 위해 가볍게 즐길 오락거리를 찾게 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막장드라마를 찾게 되었다. 막장드라마에 중독된 사람들이 기존의 드라마들을 밋밋하다고 느껴 더욱 자극적인 내용의 볼거리를 찾게 된다. 시청자들이 자극적인 볼거리를 소비하게 되면 제작사 또한 시청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그들의 니즈(needs)에 맞춘 자극적인 소재를 찾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펜트하우스’를 제작한 김순옥 작가와 주동민 PD는 이미 ‘황후의 품격’이라는 드라마에서 자극적인 묘사를 사용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4차례 법정 제재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또다시 과한 연출을 사용하여 선을 넘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드라마 자체의 시청률은 합격을 받았지만 그 과정에서 사용된 비윤리적인 장면들이 옳은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 파급력이 강한 지상파 방송사의 드라마인 만큼 자극적이고 비윤리적인 장면들에 대한 자체 검열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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