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피해금액 330억…앞으로 제작 더 힘들어질 수도”

2020년 코로나 시대 영화산 업 현주소를 진단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영화산업은 현재 힘든 격동의 시기를 겪고 있다. 극장을 찾는 관객은 점차줄 고, 영화들도 개봉을 미루고 있다. 극장을 외면한 영화들 은 대안을 찾아 OTT로 향한다.  

OTT 서비스는 월별 정액제 방식의 정산 방식으로 콘텐츠 관람료를 결제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TVOD가 영화를 볼때마다 결제했다면 OTT의 SVOD(SubscriptionVideo on Demand 예약 주문형 방식)는 월 일정의 금액 (정액제)을 내고 영상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관람하는 방식이다. 왓챠, 웨이브 등 국내 OTT 업체에서는 월 일정 금액을 내고 영화, TV드라마, 예능 등 모든 콘텐츠를 관람할 수 있다. 현재 영화산업의 생태계 변화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 다. 영화수입배급사협회와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은 이런 현상이 영화인들의 미래 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예상해보는 ‘2020한국영화산업 긴급진단 공동 토론 회’를 마련했다. 영화진흥위원회와 한국영화제작가협회가 후원하고, 영화 제작, 수입, 유통(CP, MCP)사를 비롯해 IPTV, OTT플랫폼사 등 영화산업을 구성하는 각 분야 관계 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4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번 토론회 1부는 ‘디지털 유통 에 대한 현황 점검-함께 갑시다 OTT’라는 주제로, 한국일보 라제기 영화 전문 기자의 사회와 최광래 JNC미디어그룹 대표의 발제 후 강문경 ㈜홈초이스 차 장, 김정석 한국영화디지털유통협회 대표, 조영각 인디그라운드 센터장이 패널 로 참석했다. 1부 사회를 맡은 라제기 기자는 디지털 유통 시장과 OTT 등 인터넷 VOD 시 장의 매출이 증가함과 동시에 영화 유통 시장이 급변하면서 제작, 투자, 배급, 수입, 상영, 유통 등 모든 분야에서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음을 지적 하며, 코로나 19로 어려운 시기에 영화 산업 전체가 공생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향을 모색하고자 이 자리가 마련되었음을 언급했다.

우선 ‘우리는 정당한 가격을 받고 있는가?’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현재 국내 OTT 시장은 월정액 가입자들의 관람 시간을 매출액으로 산출해 OTT사가 콘 텐츠 매출의 50%를 확보한 후 남은 매출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판 권사가 받는 영화 한 편당 매출은 약 100원 정도다. 즉, OTT 가입자가 증가 해도 판권사의 매출은 미미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라는 문제 제기다. 이에 대한 예로 북미에서 ‘트롤’과 ‘뮬란’이 OTT를 통해 편당 가격 19.99불(한 화 약 2만 4000원), 29.99불(한화 약 3만 6000원)로 극장이 아닌 디지털 최초 개봉 방식으로 관객과 만났다는 점이 거론됐다. TVOD(편당 결제 방식의 VOD) 서비스만으로 제작비를 회수한 것이다. 이는 코로나로 인한 극장 셧다운 상황에 대한 반전의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토론회에선 “OTT는 여러 명이 시청 가능하다는 점에서 극장과 같은 가격으로 진행했을 경우 단순히 매출 감소를 가져올 뿐 아니라 극장을 죽이는 길이 될 수 있다. 2차로, SVOD(구독형 VOD – 월정액 방식의 VOD 서비스, OTT 플 랫폼들이 SVOD 방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OTT 서비스로 통칭되기도 함)로 가기까지 최소 1년의 홀드백을 보장해야 한다. 미국 직배사와 달리 국내 유통사 및 제공자들의 콘텐츠에만 빠른 홀드백을 적용하는 것은 매우 부당하 며, 콘텐츠 제공자들의 매출 감소의 원인이기 때문에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에 대해 홈초이스에서 콘텐츠 유통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강문경 차장은 “앞 의 홀드백이 무너지면 뒤의 시장도 같이 무너진다는 것을 서로 인지하고 윈도 우 정책에 대해 함께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답했다. 인디그라운드 조영각 센터장은 “과연 IPTV 서비스라든가 OTT에 독립·예술영 화의 다양성이 포함돼 있는가? 다른 영화들과 같은 곳에서 서비스됨으로써 관 객들의 선택성·자율성이 확보되고 있는 게 맞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고, 김정석 대표는 “협의체나 협의 테이블을 꾸려서 꾸준히 얘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장 밑단에 있는 사람들은 똑같은 얘기만 하게 될 것”이라며, 계속적 인 논의와 결론을 끌어낼 수 있는 것을 영진위와 문체부에서 고민해 주길 당부했다.

2부는 코로나 시대 위기의 한국영화산업 긴급 진단을 주제로, 김현수 영화진 흥위원회 정책사업본부장은 “예년 대비 개봉편수는 크게 줄지 않았다. 하지만 관객수는 누적 100만명을 넘지 못하는 달이 나올 정도로 심각해졌다. 올해 최 종 관객수는 6500만명 정도로 예상된다. 코로나 대응 TF팀에서 코로나19 상 황으로 촬영이 지연되거나 중단돼 실제로 입은 피해 금액 등만 포함시켜 직접 적인 피해 금액을 아주 소극적으로 조사했을 때, 이 규모만 330억원 정도였 다”며 “문제는 앞으로 영화 제작이 더 힘들어지는 상황이 될 거다. 이런 상황 에서 정부에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고민이 크다”고 현 상황에 대한 공 유를 마쳤다. 

조성진 CJ CGV 전략지원담당은 “코로나19가 시작된 2월부터 10월까지 예년 대비 70% 이상 시장이 축소되고 상반기에만 2000억원 정도의 적자가 났다. 극장은 휴관과 영업정지, 직원들은 휴직, 휴업을 이어가며 노력하는 중이고, 고심 끝에 티켓 가격을 올리기도 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배급사들이 극장에 영화를 걸어주셔야 한다. 그래야 그 매출이 영화계 전체에 확산될 수 있다”고 현재 상황에 대해 진단했다. 이정세 메가박스 영화사업본부장은 제작비 규모는 올라가는데 매출은 그만큼 따라오지 못하는 한국영화산업의 현실을 먼저 언급했다. 이 본부장은 “매출 규 모를 올릴 방법이 필요하다. 현재 10편 정도의 라인업이 있다. 개봉을 안 할 수는 없을 것 같고, 극장이 정상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피해를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를 고민 중”이라고 전하며 “서로간의 경쟁을 미뤄두고 같이 생존할 방법을 강구해야 되는 시기”임을 강조했다. 

각계각층의 이야기를 들은 김현수 본부장은, “9월에 포스트 코로나 영화정책 추진단을 구성했으며, 급상승하는 비용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부터 극 장만이 목표가 되지 않는 영화 정책을 구성하는 등 다양한 논의를 해보고 있 다. 내년 4월 초 정책보고서 완성이 목표이다. 그외 제안 주셨던 내용 중 좀 더 시급하게 논의가 필요한 안건들은 협의 테이블을 빨리 만들어 보겠다”고 정리했다. 이날 자리에 있던 패널들은 “볼 영화가 있다면 관객들은 분명 극장에 나올 것 이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 배급사와 극장들이 과감하게 틀을 깨고 서로 양보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현실적이고 새로운 지원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 회를 맡은 장영엽 씨네21 편집장도 “어느 한 주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논의해야 하는 문제인 것 같다. 오늘 다양한 입장을 가진 회사, 단체들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문화체육관광부, 영화진흥위원회가 이 이 야기를 심화시킬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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