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몇몇의 식당, 카페 앞에는 ‘우리 가게는 어린이 손님은 받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자주 보이곤 한다. 아예 금지하지는 않더라도 연령이나 인원을 제한하거나 유모차 반입을 금지하는 곳도 적지 않다. 이처럼 다른 손님들에게 피해를 줄수 있다는 이유로 아동의 출입을 막는 ‘노키즈존’은 최근들어 수가 급증하고 있다. 노키즈존이란 영유아와 어린이의 출입을 금지하는 업소를 가리키는 신조어다. 성인 손님에 대한 배려와 영유아 및 어린이의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출입을 제한하는 것이다. 이러한 노키즈존을 두고 사회적으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한쪽은 노키즈존은 사회적 약자인 아동을 차별하는 것이라는 의견, 반대쪽은 업주 고유의 권한이라는 의견이 서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이다. 결국 2017년에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노키즈존은 차별이다’라는 판단을 내리고 업주에게 시정 권고를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노키즈존을 단순히 아동에 대한 차별이라고 보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이는 현상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판단이다. 노키즈존은 오히려 아이가 아닌, 어른들에 대한 업주들의 분노가 터져 나온 현상이다. 많은 업주들은 자신들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지만 매출 하락을 감수해가며 노키즈존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한다. 아이가 있는 가족 단위 고객을 받으면 매상은 더 오를 수 있으나, 그보다는 아이를 이용해 도 넘은 ‘갑질’을 하는 몇몇 손님들을 사전에 차단하는 게 차라리 낫다는 얘기다. 노키즈존은 단순히 아이가 울고 시끄럽게 한다고 해서, 당장의 편리함에 눈이 멀어 내린 조치가 아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손님은 왕이다’라는 그릇된 인식에 대한 업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온 현상이자, 배려 없는 부모들에 대한 업주들의 완곡적인 경고이다.

노키즈존이 많아지는 것은 분명 사회가 나아가야할 올바른 방향은 아니다. 해외에서 일부 몰상식한 관광객을 빌미로 음식점에서 ‘한국인은 사절합니다.’ 라는 문구가 붙여있다는 것이 합리적이라 말할 수 없듯, 아이를 동반한 많은 부모들이 갈 곳을 찾지 못하는 상황은 옳지 않다. 특히 걱정되는 것은, 이유를 모른 채로 출입 금지를 당한 아이들이 출입을 금지 당한 아이들의 인식이다. 약자를 배려해야 할 사회에서, 자신들을 제한시키는 현실을 본 아이들이 자라서 아동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차가운 인식을 가지지 않을까?

2011년 부산에서 종업원과 부딪혀 화상을 입은 10살 아이에 대해, 법원은 업주측에 70%의 책임을 물었다. ‘아이가 뛰어다니는 것까지 살피며 조심히 영업하라’는 법 아래에서 노키즈존은 업주들에게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노키즈존 논쟁에 대한 해결방안은 없을까?

일단 책임감 있는 부모의 태도와 주변 어른들의 배려가 노키즈존의 확대를 막을 것이다. 특히나 남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위험한 식당 내에 뛰어 다님 등은 부모의 직접적인 제재가 필요하다. 또한 주위 어른들의 제재 시에 불쾌하게 받아들이지 않아야 된다. ‘내 소중한 아이이니 뛰어 다녀도 괜찮아! 뜨거운 뚝배기를 들고 가건 말건 애가 뛰는 걸 왜 말려! 어른이 비켜야지!’ 이러한 일부 부모들의 생각은 잘못되었다. 사회 구성원으로 커가는 아이에게 공공질서를 알려주고 위험성에 대해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모가 타인에게 사과하는 것을 봄으로써 아이에게 ‘내가 한 행동이 잘못된 행동이구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구나!’를 학습시켜야 한다. 또한 전시장이나, 공연장의 경우, 소리를 지르거나 뛰어다니는 행위로 이미 아이는 그 공간에 있을 생각이 없음을 표현하는데, 무리한 부모의 욕심으로 그 공간에 머물게 하는 마음을 바꾸어야 한다. 한 두 번의 제재에도 타인의 공연 관람에게 피해를 준다고 판단되면 아이를 밖으로 데리고 나와서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의사 표현을 확실히 듣고 나서 재관람을 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주위에서 보면서 눈살을 찌푸리거나 욕하지 말고 관용적인 마음으로 바라봐 주어야 한다. 노키즈존의 공간을 무턱대고 늘리는 방법 대신, 모든 사회 구성원이 조금씩 배려하고 공공질서를 올바르게 알려준다면, 미성숙한 아이들을 우리들의 소중한 구성원으로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는 더 이상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공동으로 책임져야할 미래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울지 않는 아이는 없다. 모든 아이에겐 충분히 실수할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교육하고 책임지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고 나아가 부모들이 아이를 잘 양육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정부의 책임이다. 법과 시스템의 개선에 더하여 부모들의 인식 변화가 선행될 때, 노키즈존 논쟁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더 이상 어른들의 잘못으로 죄 없는 아이들이 피해 보는 사회는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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