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훈 칼럼]

지난달 24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여러 비위행위에 대해 징계청구와 직무배제를 명령했다는 뉴스 속보가 떴다. 추 장관은 "그간 법무부는 검찰총장의 여러 비위 혐의에 관해 직접 감찰을 진행했고, 그 결과 심각하고 중대한 비위 혐의를 다수 확인했다"라고 말하면서 언론사 사주와의 부적절한 접촉, 조국 전 장관 사건 등 주요 사건 재판부 불법 사찰, 채널A 사건·한명숙 전 총리 사건 관련 감찰·수사 방해, 총장 대면조사 과정에서 감찰 방해, 정치적 중립에 관한 신망 손상 등 5가지 혐의를 들었다. 또한 아직 밝혀지지 않은 비위행위들에 대해서도 감찰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히면서 사실상 윤 총장과의 전쟁을 선포한 격이 되었다.

당연히 법조계와 정치계는 이 일을 두고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검찰 내부는 물론 법조계에서는 문 대통령의 선거 슬로건을 바탕으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공약이 실현되었다”며 비판하는 반응이 많고 이에 항의하는 성명서를 내는 이들도 있지만, “이번 징계가 비상식적인 조치이기에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것”이라며 신중론을 펼치는 이들도 있다. 정치계 역시 추 장관의 결정을 지지하는 여당과 부당한 월권행위라고 주장하는 야당의 공방전이 매일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검찰과 법무부의 갈등이 해를 넘겨 계속되다보니 서서히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오죽하면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이상민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다툼을 두고 ‘쓰레기 악취 나는 싸움’이라고 표현했겠는가. 그 정도로 법무부와 검찰의 알력다툼은 이미 많은 국민들에게 ‘지겹다’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오랫동안 지속되어오고 있다.

현재 많은 국민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이 중단된 채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자신의 현재와 미래를 우선으로 걱정해야하는 상황이기에 정부와 국회가 어려워하는 국민들을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펴주기를 바라고 있으나, 현실은 시궁창과 다름없다. 정부는 “힘을 합쳐 다 같이 극복하자”라는 원론적인 격려만 해주고 있고, 국회는 여당과 야당으로 나뉘어 매일 싸움질하기에 바쁘다. 진정 국민들을 위한 정책과 법안을 만드는 것은 외면하고 자신들의 지지층만 결집시키기 위한 말싸움이나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진중권, 서민과 같은 이들과 정치 유튜버들은 이러한 이슈에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면서 더더욱 일만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정말로 궁금하다. 과연 이들이 정말 진정으로 국민들을 위한 정치를 하고 있는지 말이다. 물론 난 이렇게 싸우기만 하는 정치에 매우 신물이 난 무당층이라고 하지만, 분명한 건 이러한 생각을 가진 이들이 많으면 많지, 적지는 않다는 것이다. 이미 많은 국민들은 정치 이야기만 나오면 한쪽만 욕하는 것이 아닌 여야 모두를 비판하는 상황이다. 그만큼 정치인들에 대한 신뢰도는 이미 바닥을 뚫고 내핵까지 처박혀있을 정도로 인식이 매우 좋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인들은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처럼 여전히 싸우고 있다.

성향만 보수와 진보로 나누면 뭐하나. 그들의 인식이 아직까지도 1960~70에 머물러 있는 이상, 진보도 보수도 아무런 의미가 없을 뿐이다. 왜 무당층이 해가 가면 갈수록 늘어나는 지에 대해 더욱더 깊은 고찰과 반성이 매우 필요하다 생각한다. 이런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내 어릴 적 기억 저 너머에 있는 유아 프로그램 ‘텔레토비’에 나오는 말이다.

“이제 그만.”

 

이태훈, trancex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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