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배우는 사람들>을 만나다.

지난 11월 13일부터 17일, 서울 대학로 알과핵 소극장에서는 ‘나빌레라’ 공연을 통해 갇혀있던 위안부 소녀들의 영혼이 나비처럼 자유롭게 날게 되었다. 연극 나빌레라는 역사 사실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희생자들에게 따스한 위로를 건네주었다. 공연에서는 강제 징용된 소녀들의 영혼을 노래하며, 소녀들의 아픔을 아름다운 판소리로 표현했다. 감히 헤아릴 수도 없는 우리의 역사를 연극이라는 예술로 표현해 관객들과 함께 역사를 기억하고자 한 극단 <배우는 사람들>을 지난 12월 2일, 만나보았다.

 

시대를 반영하는 예술 극단 <배우는 사람들>

극단 <배우는 사람들>은 ‘화폐를 좆지 않고 시대를 반영하는 예술가’라는 정신을 가지고 있다. 배우의 신체훈련을 기본 목적으로 ‘배우 훈련 집단, 백’이라는 이름으로 2014년에 만들어졌으며 이듬해 ‘극단 배우는 사람들’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그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예술가 분들의 협업까지 이뤄내며 워크숍 전문 집단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들은 늘 ‘시대를 등지는 예술가가 되지 않겠다.’고 말한다. 배우 김범우씨는 “사회를 반영하는 그런 공연들을 많이 올리고, 그런 예술가가 되기를 지향하는 집단이기 때문에 사회적인 활동을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라며 현 시대에 살고 역사 같은 사회적 이슈를 많이 반영하기 위해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빌레라 : 가슴에 나비를 안고 살아가는 여인의 사랑

극단 <배우는 사람들>이 올린 공연 <나빌레라>의 포스터
극단 <배우는 사람들>이 올린 공연 <나빌레라>의 포스터

올해는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과 광복 74주년이다. 우린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외침으로 온전한 우리의 사회를 맞이했다. 그리고 100년이 지난 현재 우리는 새로운 시작점에 서있다.

역사를 잊어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이에서 필요한 자신들의 노력은 무엇인지 고민하던 중, 그들은 자신이 하고 있는 ‘배우’의 자리에서 우리가 무엇을 잊지 말아야하는지 알려주는 공연을 올렸다.

하반기 정기공연으로 올라간 나빌레라를 올리기까지 그들의 수없는 노력이 있었다.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 공연이 아니라, 진정으로 역사를 기억하고 그들만의 다양한 방식으로 역사를 기억했다.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방문, 나눔의 집 방문, 수요집회 참여 등 역사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느끼며 기억나비프로젝트와 함께한 ‘나빌레라, 기억나비 릴레이를 진행했다. 그들이 먼저 참여하고자 했던 것이다.

배우 김범우씨는 “위안부하면 대한민국 사람들 중에 모르는 사람들이 없잖아요.”라며 말을 시작했고 단순히 위안부를 전달하기 보다는 우리나라 고유의 판소리를 빌려서 그 시대의 소녀들의 넋을 기리고 싶은 마음에서 제작이 되었다고 말했다. 배우 송하준씨는 배우로서 쉽게 참여하기 어려운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제가 살아오면서 이 정도의 고통이나 아픔을 겪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것들 담아내는 것조차 조심스러웠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위안부 할머님들을 위해 배우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밖에 없다고 생각을 해서 연극 ‘나빌레라’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라며 당차게 자신의 신념을 말했고 그들은 배우의 자리에서 역사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들이 만들어 낸 역사

극단 ‘배우는사람들’이 올린 하반기 정기공연 ‘나빌레라’ 공연은 NO개런티로 진행되었다. 제작비를 제외한 공연수익금 전액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 노력하는 ‘나눔의 집’에 기부된다. 공연의 모든 수익금을 기부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라고 물었을 때 배우 김범우씨는 “극단의 목표가 화폐를 좆지 않는 예술가들이기 때문에 사실 NO개런티에 대한 부담감은 그렇게 크지는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들은 금액적인 부분보다는 연극을 올릴 수 있다는 부분에 큰 자부심을 느꼈다고도 했다. 배우 송하준씨는 “연극이라는 것이 사실 올리기가 힘들고, 수익을 내기가 힘든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배우들도 NO개런티로 참여를 했지만, 사실 수익이 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 많이 했어요. 하지만 많은 관객 분들이 참여를 해주시고, 심지어 오지 않으신 분들 중에서도 공연에 힘이 되어 주신 분들이 많아서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들의 따뜻한 취지에 동참한 사람들이 있었다. 공연 시작 전부터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응원이 있었고, 공연장은 관객들로 가득 찼다. 많은 사람들이 소녀들을 기억하는 자리를 빛내러 온 것이다. 그들이 시작한 관심이 많은 사람들의 참여까지 이끌어냈다.

배우 김동재씨는 “‘관심’이라는 말을 참 좋아하는데 저희 연극 ‘나빌레라’에 이런 많은 관심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다시 한 번 관객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했다. 배우 송하준씨도 마찬가지로 “관객 여러분들 덕분에 연극 ‘나빌레라’가 올라갔다고 생각을 하고, 저희 ‘나빌레라’를 보시면서 소녀들을 빛내는 자리를 같이 빛내 주신 것을 정말 감사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배우 김범우씨는 “관객분들이 저희 공연을 보시고 돌아가셨을 때 위안부 소녀들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고, 역사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에 대해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있다면 조금 더 나은 오늘, 조금 더 나은 내일, 다 같이 살기 좋은 대한민국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라며 역사적 참여에 대해서도 소신 있게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극단 배우는 사람들은 자신의 위치에서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작은 참여와 관심으로 공연을 올렸다. 그리고 그 관심은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그들의 말처럼 역사는 우리가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우리의 작은 관심과 참여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 것이고, 그것이 우리의 역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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