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중인 원아현씨
인터뷰 중인 원아현씨

지난 5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는 조 모(30)씨가 귀가하는 여성을 쫓아가 집에 침입하려 한 일명 ‘신림동 강간 미수’ 사건이 있었다. 이와 같은 사건이 자주 벌어지자 혼자 사는 여성들은 불안을 느끼고, 나름대로의 방어대책을 세우지만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이에 대해 혼자 살고 있는 원아현 씨(21)를 그의 자취방에서 만나 불안한 심경을 들어보았다. 원 씨는 언론에 보도된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에 대한 안타까움이 제일 크다. 충분히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무섭다.”며 “여성을 타깃으로 한 범죄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데 왜 사회는 달라지지 않는지 의구심이 들고 이런 일이 일어날수록 불안감만 계속 커진다.”라고 말했다.

교통이 편리해 평택시에서 3년째 혼자 살고 있는 원 씨는 ”집에 들어올 때나 집에 혼자 있을 때 항상 누군가가 따라오지는 않을까 집에 누군가 숨어있지 않을까 항상 불안함을 느낀다.”라며 “혼자 살기 때문에 언제나 범죄에 노출되어 있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말했다.

여성이 느끼는 불안감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지난해 전반적인 사회 안전에 대해 불안하다고 느낀 여성의 비율은 35.4%로 남성보다 8.4% 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범죄 발생’ 유형에서 남녀 차이가 가장 컸다.

실제로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는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주거침입 관련 범죄는 총 7만1868건이었으며 가해자는 남성이 99.8%로 압도적이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안심귀갓실, 무인택배함, 여성 가구 홈 안심서비스’. 등 여성들의 신변을 위한 정책들을 마련하여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에 대한 혼자 사는 여성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갖고 있다. 이에 원 씨는 “이러한 정책들이 혼자 사는 여성에 대한 성폭력 범죄를 줄이는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1인 가구 여성인 나 역시 그런 제도가 있는지조차 몰랐다. 이것은 홍보가 부족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며, 실효성이 있기 위해서는 1인가구 여성 모두가 이를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알고 이를 이용하기 쉬워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하였다.

1인 가구 여성들의 이 같은 불안감으로 인해 ‘홈시큐리티’ 시장만 급성장하고 있다. ‘홈시큐리티’ 시장의 상품들에는 ‘모형 CCTV’부터 ‘사람을 감지하는 드론’까지 그 형태도 다양하다. 원 씨 또한 “기존 보안 장치만으로는 부족함을 느껴 추가로 안전고리를 구매해서 설치했다.”며, “이것이라도 설치하고 나니 전보다 안심이 더 된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개인의 몫이 되어가고 있는 주거 안전 문제에는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은 여성 1인 주거에 대해서 충분한 안전대책까지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원 씨는 “여성 1인 가구의 안전도가 높아져 늦게 집에 돌아와서 배달 음식을 시켜 먹어도 집 안에 혼자 있어도 불안에 떨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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