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식업은 수 많은 창업이 이뤄지지만 그만큼 폐업하는 수들도 적지 않다. 2017년도 통계청 기록에 따르면 요식업 폐업률은 90% 내외이다. 음식점 100곳 중 겨우 한 두 곳만 살아남는다는 이야기이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한 요식업종에도 성공한 음식점들이 있다. 많은 단골들의 사랑을 받으며 30년동안 충북 제천시의 숯불 갈비집을 운영하고 있는 강순복 씨(만 57세)를 지난 6일 식당에서 만나 따뜻한 선행을 베풀면서 단골을 늘리고 한 자리에서 장수하는 비결을 알아보았다.

“방송에 내준다고 연락이 많이 오는데 거절하고 있어요. 그런 거 필요 없어요. 30년 장사했으면 어차피 사람들은 우리 가게 다 아니까요. “라며 단골이 많아 장사할 만하다는 것을 은근히 말하면서 강 사장은 미소를 짓는다.

 ▲간판과 함께 붙어 있는 나눔 가게 현판

 

1990년 4월부터 현재까지 30년째 숯불 갈비집을 운영하고 있는 강순복 씨의 가게 간판과 함께 다른 것이 있다. 요즘 조금 잘 나간다는 식당이라면 흔히 볼 수 있는 방송 출연 현수막이나 연예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은 이 음식점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그 대신 ‘물가안정 모범업소’라고 적힌 조그만 사각진 현판과 ‘경로, 장애인 우대 나눔 가게’라고 적힌 역시 작은 크기의 현판만이 입구에 붙어있다.

물가안정 모범업소는 행정자치부와 해당지역의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지정한다. 신청기준은 가격안정, 위생, 친절도 및 공공성, 옥외가격 표시제 및 원산지 표시제 이행 여부 등이 있다. 물가안정 모범업소는 행정안정부 홈페이지에서 검색이 가능하다. 나눔 가게는 제천시에서 뉴-새마을 운동의 일환이자 효(孝)사상의 고취와 나눔 문화의 확산을 위한 취지로 관내 65세 이상의 주민과 중증장애인에게 미용업소와 일반 음식점업소 이용 시 일정 요금을 할인해 주는 사업체에게 부여하는 현판이다.

강 사장은 사랑의 열매 기부도 10년 이상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계산대 위에 사랑의 열매에 기부하기 위해 모금함을 두고 있지만, 강 사장은 “요즘 사람들은 모금함에 자신이 돈을 넣으면 제대로 쓰이는지 의심해서인지 몰라도 잘 안 넣어”라면서 언제부터인가 손님들은 거의 돈을 넣지 않는다고 말한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모금함의 투명성에 대한 깊이 의심하고 불신하는 풍조가 형성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강 사장은 모금함 수거 시기에 맞춰 자신이 매번 가득 채워 넣어 놓는다고 말한다. 손님이 음식값을 계산할 때 51000원의 금액이 나오면 손님한테서 받은 5만1천원 중에서 5만원만 자신의 입금으로 처리하고 나머지 천 원은 모금함에 넣는 식이다.

공기밥 1인분은 한 사람 배가 불러야 하는 양이어야 한다고 강 사장은 생각하기 때문에 한 사람이 여러 개의 공기밥을 주문해도 공기밥 값을 따로 받지 않고, 단지 1인분의 식사로만 받는다. 2인이 와서 갈비탕 한그릇을 시키면 공기밥은 2그릇을 준다. 옆에 있는 사람도 한 숟갈 떠먹고 싶을 것이라는 생각에 그렇게 한다는 것이다. 기본 반찬은 음식물 낭비를 우려해 조금씩만 담아 손님에게 준다면서 “리필은 얼마든지 드릴 테니 남기지만 마세요.”라고 말한다고 한다.

음식점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손님을 속이지 않는 것이며, 늘 똑 같은 음식맛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음식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성이라며 “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성이에요. 음식은 요리하는 사람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서 드시는 분들을 생각하면서 만들어요.” 라고 말할 때의 강사장의 얼굴에서는 단호함마저 느껴졌다. 강 사장에게 30년째 변함없는 맛을 유지하는 비결은 정성이었다. 변함없이 깨끗하게 고기를 손질하고 양념을 만들었다. 원가를 줄이기 위한 레시피 수정이란 강 사장에게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몇 년 만에 가게에 온 손님들은 주위는 많이 변했지만 이 가게의 맛과 사장님은 변하지 않았다며 추억을 찾고 간다.    

강 사장에게 손님을 맞을 때도 정성은 최고의 가치이다. 그가 항상 손님에게 정성을 다할 수 있는 데에는 그의 철학이 한 몫 한다. 그는 “처음 오신 손님은 처음이라 반갑고, 두 번 오신 손님은 구면이라 반갑고, 세 번 오신 손님은 가족이라 반갑다.”고 그의 손님 접대 철학을 떨어 놓았다.

 20년째 두 달에 한 번씩은 찾아 오시는 단골들이 있는데 그분들의 연세는 이미 60대를 넘어선 분들도 많고, 그 분들 중에는 특히 80대가 되신 분들도 있다고 한다. 단골들이 오실 때마다 서로의 생일을 축하해 주고, 생일 케이크도 선물하는 경우도 있단다. 지난주 한 단골이 오셨는데, 그분이 생신이기에 케이크를 사드렸다. 올해는 마지막 뵙는 것이니 감사한 마음이라면서 케이크를 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셨단다. 이젠 정해진 때에 못 보면 걱정될 정도의 가족 같은 손님들도 많다고 한다.

이 모든 행동은 손님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강 사장의 장사철학에서 나온다. 어느 날 다른 음식점에서 본 현수막에 써진 내용을 한 번 읽고 마음에 와 닿아 장사철학으로 삼고 있다. 우리 가게 오는 손님은 그냥 오는 게 아니라 나에게 돈을 주고 가는 사람이다. 나를 먹고 살게 해주는 감사한 사람임을 항상 명심하고 가족 같이 생각한다고 했다.

“건강하세요! 그래야 우리 집에 한번 더 오지!”

우리집을 찾아 주시는 손님 모두 감사하다며 전하고 싶은 말은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건강해야 우리 집에 찾아온다고 전했다.

엄정연 기자3156m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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