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세대보다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은 외국 경험 등을 한 ‘밀레니얼 세대’. 그들은 역사상 가장 똑똑한 세대라는 타이틀과 함께, 부모보다 못사는 가장 첫 번째 세대로 불리우고 있다. 무엇이 그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과연 취업이 어렵다고 외치는 젊은 세대들은 온전히 개인의 노력이 부족해 이렇게 서류 한 번 내보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것일까?

2019년 11월 경, 나는 두 명의 젊은이들을 만났다. 그들은 소위 말하는 취준생이었다.

첫 번째로 인터뷰 할 A양을 만난 곳은 경기도 소재의 한 카페였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공부를 소홀히 한 적이 없는 소위 말하는 ‘모범생’계열에 속하는 학생이었다. 학점관리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인서울 4년제 대학교에서도 과 1등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다. 아직 졸업을 하지 않았지만, hsk(중국 어학 자격증)6급과 토익(공인 인증 영어시험) 900점대로 스펙 관리에도 철두철미했던 그녀. 그런 그녀 또한 취업에 대한 고민이 많은 시기라 요근래 이것저것 바쁘게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아 경황이 없었다며 그동안의 근황을 전해왔다. 이렇게 좋은 학점과 좋은 스펙을 가졌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 걸까?

취업에 대한 불편한 진실들

그녀는 스페인 교환학생을 늘 가슴에 품으며 언젠가는 이루리라 다짐했다고 했다. 그렇기에 다른 동기들보다 더 이르게 스펙들을 쌓아왔고, 지난 학기에 스페인 교환학생 면접에 합격하게 되어 1월에 떠나게 되었다고 했다. 흔히들 외국 경험이 있으면 취업이 잘 된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그녀에게 외국 경험을 많이 쌓게 된다면, 취업에도 유리한 것이 아닌지 물어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쓴 웃음을 지으며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평생을 꿈꿔왔던 스페인 교환학생을 떠나게 되었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라고 말했다. 외국 경험도 물론 중요하지만, 여자라는 성별과 더불어 취업시장에서는 나이에 민감하기 때문에 자신이 동기들보다 늦게 졸업하는 것에 대해서 일종의 패널티를 받게 될까 두렵다는 것이었다. 또한 자신이 스페인에서 경험을 쌓고 돌아와 졸업을 향해 달려가는 그 시점에, 어쩔 수 없이 놓치게 되는 각종 공채들에 대해서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했다. 그녀는 주변의 기성세대들에게 이러한 고민들을 토로하면 눈을 낮추라고 말한다며, 우리에게 현실적인 이야기를 전해왔다. 간혹 적은 연봉으로 터무니없이 높은 스펙 혹은 능력을 요구하는 기업이 존재하고 있으며, 취업 준비생들은 높은 스펙을 쌓기 위해 노력하지만 정당한 대우를 받고 일하는 사람이 소수이기 때문에 취업 준비생들이 눈을 낮추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실제로 체계가 잘 잡히지 않은 스타트업 기업이나 소규모의 사업장에서는 이러한 일들이 빈번히 일어나기도 한다. 또한 경력을 쌓고 이직을 하기 위해서 입사한다고 한들, 한가지의 전문적인 일을 다룬다기보다는 여러 가지 일들을 시켜 이직에 도움이 되지 않는, 즉 소위 말하는 ‘물경력’만 쌓고 퇴직하여 이리저리 오갈데 없이 떠돌아다니는 청년들도 다수이다. 그러나 취업난이 계속되는 요즘, 많은 지원자들이 중소기업으로 몰리면서, 이 또한 더 이상 쉬운 길이라고 말할 수 없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정부는 이러한 취업난을 해소하기 위해, 중소기업 재직자를 위한 전세자금 대출 사업이나, 근무 년수를 2,3년 채우게 되면 적금에 든 돈을 불려 청년들에게 지급하는 등의 정책들을 펼치고 있지만, 여전히 청년 세대의 취업 갈등은 계속 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란 무엇인가

두 번째로 만난 사람은 B양이었다. 그녀는 임상병리 전공의 취업 준비생이었다. 그녀는 12월에 치르는 국가고시자격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해왔다. 흔히 의료 전공을 하게 되면 굶어 죽을 일은 없다고 말하지만, 이쪽 상황도 그다지 나아보이지는 않았다. 임상병리사 특성상 다른 계열보다 티오가 적게 나기 때문이었다. B양은 “국가 고시만 붙게 된다면 다 해결될 것 같았지만, 큰 오산이었어요.” 라며 취업 걱정과 더불어, 주거 문제에 대한 고민 또한 함께 가지고 있다고 전해왔다. 많은 일자리가 서울에 몰려있지만, 서울 월세는 초년생이 감당하기에 너무나 큰 짐이며, 또 이렇게 월세 내게 된다면 돈을 평생 모아봤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온전한 제 집하나 장만하기가 굉장히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밀레니얼 세대’가장 가난한 세대라고 불리우는 이유 중 하나는 <부동산>에 있다. 이미 앞선 세대가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려놓은 바람에 부동산 시장도 심각한 양극화가 진행되었다. 즉, 부동산 시장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진입장벽이 높아져 쉽게 접근하기 어려워졌다. 그렇기 때문에 이 청년 세대들의 소비 트렌드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욜로 ;YOLO' 라는 신조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욜로‘란, 오늘 하루를 즐겁게 살자는 의미가 들어가 있는 신조어이다. 집을 살 수 있는 돈을 어차피 마련할 수 없으니 대신에 더 좋은 음식 혹은 옷을 구매하고, 저렴한 항공권이 뜨면 티켓을 구입해 여행을 다녀오는 것 등 미래가 아닌 현재의 순간을 즐기겠다는 젊은 세대들의 소비 방식이 이 신조어를 통하여 드러나는 것이다. 또한 과거의 고성장 시대와는 다르게 저성장 시대를 살아가야 한다는 것도 이 ‘밀레니얼 세대’들의 크나 큰 문제점 중 하나이다. 이는 기성세대가 누렸던 수많은 성공의 기회가 급격히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는 과거와 같이 금리가 높은 적금이 존재하지 않고, 주식 또한 뛰어난 투자가가 아닌 이상 실패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사실상 이 밀레니얼 세대가 목돈을 불리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녀는 이 세대가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사업뿐이라고 우리에게 농담을 던져왔다. 그러나 현 세대에는 이미 자본력 강한 대기업이 이미 크나큰 성장을 끝낸 이후인 시점이기 때문에, 자신의 사업을 한다고 해도 큰 도약이 가능했던 과거와 같은 영광을 누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처지에 놓인 그들은 자칭 ‘3포 세대’ 라는 단어로 자신들을 지칭하고 있다. 3포 세대란, 결혼, 취직, 연애를 포기한 젊은이들을 일컫는 말로 요즘 젊은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신조어 중 하나이다. 이처럼 현재의 청년 세대들은 결혼과 연애, 취업마저도 포기하는 세대로 전략하게 되었다. 과연 기성세대들의 일침과 같이 이들의 노력이 정말 부족해서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일까? 그렇다면 이 청년세대들을 구제할 방법은 무엇일까?

청년 문제와 이에 대한 국가의 해결방안

이와 같은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청년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리가 저렴한 전·월세 자금 대출이나 LH 혹은 SH에서 신청할 수 있는 행복주택 등이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정책들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구직활동지원금을 지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정책들도 조금씩의 허점이 존재한다. 전·월세 자금 대출은 100%가 아닌, 7~80% 정도를 대출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목돈을 만들어야 한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설령 중소기업 전세 대출같이 100%가 된다고 하여도, 집주인들이 꺼려하기 때문에 매물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 행복주택 또한 높은 관리비와 높은 보증금 등으로 많은 청년들이 꺼려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구직활동지원금 등 청년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정책들도 존재하기 때문에, 앞으로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청년 문제에 대한 여러 가지 방안들이 나온다면, 취업난에 시달리는 ‘밀레니얼 세대’가 조금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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