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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현 할아버지가 살아가는 방법
황인주 기자  |  br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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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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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현 할아버지가 살아가는 방법

 

 12월 17일, 올해 일흔 일곱에 접어든 전직 경비원 남태현 할아버지를 그의 집 앞에서 만났다. 남태현 할아버지는 수원에 위치한 여러 아파트 주민들을 지키는 일을 10년이 넘게 하고 현재는 은퇴한 상태이다.

“에이 나를 인터뷰 할 것이 뭐가 있다고...”

남태현 할아버지는 오랜만에 자신의 얘기를 꺼내는 것이 좋았던 것인지 어딘가 설레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 전직 경비원 남태현 할아버지

“한 십년은 넘게 경비원 근무를 했지. 건설 회사에 평생 한 몸 바쳐 일하다가 나이가 들어서 짤리고 그 나이에는 나를 받아주는 곳이 없었어. 딸은 시집 갈 준비를 해야 했고, 아들놈도 취업을 못하고 있는 상태라 예순이 넘는 나이였지만 내가 계속 돈을 벌수밖에 없었어.”

남들은 다 퇴직할 나이라고 하지만 남태현 할아버지는 일을 멈출 수 없었다. 늦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이력서가 통과되어 그 때의 기쁨은 이루 말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당시를 회상 하는듯한 남태현 할아버지는 들고 있던 커피를 마시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하는 일은 다양하지. 아파트 주민들의 안전을 밤낮 없이 지키는 것부터 해서 택배도 받아주고, 주차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으면 내가 손으로 차를 밀어야 하는 상황도 있었어. 물론 주민들이 와서 감사하다고 말을 해주거나 음식을 나누어 주는 경우도 있었지. 돈 벌자고 하는 짓인데도 뿌듯하더라고.”

남태현 할아버지는 한 아파트에서 5년 만근을 했다. 단 한 번도 쉬는 날 없이 일주일 내내 일을 하는 것이다. 쉬는 공간은 아파트 마다 다르지만 남태현 할아버지의 경우 아파트의 지하에 작게 마련이 되어있다고 했다. 그 공간에서 잠깐씩 몸을 구부리고 누워 쉰다고 했다. 공무원처럼 출퇴근 시간이 고정적인 것이 아닌 교대 근무여서 새벽 근무가 걸리면 피곤할 수밖에 없다. 잠깐씩이라도 좁은 공간에서 자고 일어나면 몸이 가벼워진다고 한다.

“밥? 에이, 안 주지. 나는 쌀을 가져가서 거기서 밥을 해먹거나 근처 슈퍼에서 사고 해결했어. 그래도 임금 지불에 대한 문제는 한 번도 없었어. 25일이 되면 현금 봉투에 월급을 받았지. 그 날은 집에 가는 길이 아주 가볍더라고. 맛있는 거 사들고 자식들 먹일 생각하면...”

경비원이라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남태현 할아버지는 근무 할 수 있는 년도가 끝나면 아는 사람을 통해 아파트를 옮겨 다니며 경비원 일을 그만두지 않았다고 한다. 거의 여든의 나이를 바라보고 있는 지금은 더 이상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지금은 많이 바뀌었을지 모르겠지만 그 때 당시엔 이쪽 업계에서 위에 직급한 사람들이 문제였어. 오히려 주민들과의 마찰은 거의 없었지. 가끔 나에게 하대를 하는 주민들이 있긴 했지만 집에 있는 자식들과 아내를 생각하면 거짓말처럼 화가 가라앉더라고. 그런 건 참을 수 있었는데 윗사람들이 말을 아주 거칠게 했어. 일이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들면 나한테 욕을 하더라고. 그런 부분이 아직 남아있으면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남태현 할아버지에게 들은 말은 충격을 가져왔다. 오히려 주민 사람들은 먹을 것도 갖다 주고 항상 인사도 밝게 해주어 기분 좋게 일 할 때가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경비원 업계에서 위에 직급에 위치한 직원들이 욕을 섞으며 거칠게 대했다고 한다.

“아까도 말했지만 욕을 먹는다고 해서 그만두면 안 돼. 나는 생계를 이어가야 했으니까.”

다행히 남태현 할아버지의 상황은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나이가 차서 경비원 일은 어쩔 수 없이 그만 두고 집에서 쉬고 있다고 했지만, 아들의 취업도 성공하고 그 사이 딸의 결혼도 성공해 여한이 없다고 했다. 남태현 할아버지는 마지막 근무를 한 날 받은 퇴직금으로 아내의 병원 치료에 보탰다고 한다. 아내의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그 당시로 하면 적지 않은 금액이었기 때문에 여러 곳에 보탤 수 있는 부분이 많아 그 때를 생각하면 일을 시작한 것에 절대 후회가 없다고 한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내 선택은 똑같았을 거야. 나는 가난한 집에서 고생하고 자랐기 때문에 자식들은 절대로 똑같은 고통을 안겨주고 싶지 않았어. 이 한 몸 부셔져도 돈 버는 건 멈출 수 없었지. 물론 지금은 자식들이 각자 위치에서 잘 살고 있고, 찾아와서 용돈도 손에 쥐어주더라고. 뿌듯하고 정말 여한이 없어.”

남태현 할아버지에게 마지막으로 아파트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냐고 묻자 당신들 곁에 위치한 경비원들은 안전을 지킨다는 마음이 첫 번째로 일 하고 있다며 위험한 일에서 언제든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지키고 있을 거라 했다. 누군가의 가족이라고 생각해주고 조금만 더 예쁘게 말을 해준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다며 선한 미소를 지었다.

황인주 기자  br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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