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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꿀 수 있는 삶을 산다는 것꿈꾸는 여행자 수둥이
정하영 기자  |  hayeong5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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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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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꾸는 여행자 수둥이, 권수진 권수정 자매

 12월 1일, 권수진(언니), 권수정(동생) 자매를 만났다. 이들은 자신의 인생을 하나의 큰 여행이라 생각하며 꿈을 이뤄나가는 쌍둥이 자매다. 권수진, 권수정 자매는 ‘꿈꾸는 여행자 수둥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의 꿈을 응원하며 아주 긴 세계여행을 하고 있다.

 

동생 수정 : 그냥 한번 해 보자! 그냥 한번 해 볼까? 이 마음이 저희의 여행, 지금까지의 삶에 계속 적용되고 있는 정신이랄까요? 이런 마음으로 시작한 거였고, 근데 해보니까 되네! 이렇게 하면서 계속 가고 있는 거 같아요.

 

 이제는 이렇게 말하는 수둥이에게도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은 언제나 쉽지만은 않은 ‘도전’이었다.

 

 

오랜 ‘꿈’을 마주하기까지

 관광경영을 전공한 권수진, 권수정 자매(이하 수둥이)는 여행 업종에서 계속 일을 했었다. 수진 씨는 한국에서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을 위한 일을, 수정 씨는 한국으로 여행을 오는 사람들을 위한 일을 했다. 19살 때부터 세계여행을 꿈꾸던 수둥이는 다른 이들의 세계여행을 ‘도와주는 사람’이었다. 수진 씨가 다니던 회사는 흔히 말하는 안정된 직장이었다. 스물넷이라는 어린 나이에 해외 파견 근무 기회와 숙식 제공까지. 겉으로 보면 굉장히 화려한 위치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해외 파견 근무를 하게 된 이후 수진 씨는 두 달 만에 직장을 그만뒀다.

 

언니 수진 : 저도 제 자신에게 아직 (직장을 그만둔 이유를) 물어보고 있지만, 타이밍이 그랬던 거 같아요. 저한테 안 맞는 옷을 입고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더라고요.

 

 수둥이의 꿈은 일을 하는 동안에도 변하지 않았다. 꿈이 무엇이냐 물으면 매년 사람들에게 ‘우리는 세계여행 가는 게 꿈이야’라고 말했다. 대학교에 가서도 어학연수를 갔을 때도, 직장을 그만 둘 때도 똑같이 말했지만 작년까지 세계여행을 간다는 것은 현실이 되지 못한 꿈에 불과했다. 아직도 떠나지 못하고 있음을 깨달은 이후 수정 씨가 이제는 떠나야겠다고 마음을 정했다. 그렇게 수둥이는 다른 이들의 여행을 ‘도와주는 사람’이 아닌 ‘여행하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동생 수정 : 원래 꿈이라서 (세계여행을) 가고 싶었던 것도 있는데, 그 시기가 뭔가 나가지 않으면 마음이 너무 병날 것 같은 그런 시기였기도 했어요. 나에게 엄청난 큰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요. 그리고 살아가는 느낌? 진짜 살아있는 게 뭔지 궁금하다. 이런 마음에 (세계여행을) 가게 된 거 같아요.

 

 직장을 그만두고 세계여행을 가겠다고 선전포고를 했을 때, 수둥이보다 주변에서 오히려 더 많은 걱정을 했다. ‘갔다 와서 뭐 할 거야?’, ‘가서는 뭐 할 거야?’, ‘경비가 떨어지면 어떻게 할 거야?’, ‘나쁜 상황이 닥쳤을 때는 어떻게 할 거야?’. 수없이 많은 질문을 받았다. 부모님 세대의 어른들은 세계여행의 목표가 무엇인지 물었다. 무모할지도 모를 선택에 납득할만한 결과를 얻어 와야 한다는 의미였는지도 모른다.

 

언니 수진 : 대만에서 만난 어른도 우리에게 어떤 이유로 세계여행을 하냐고 물었어요. 스펙을 쌓기 위해서, 도피하기 위해서,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단지 꿈이라서? / 사실 다 포함이 돼요. 가장 큰 이유가 꿈이지 하나의 이유로 뭔가 행동을 하진 않잖아요.

 

 

도전, 언제나 그렇듯 ‘처음’은 두렵다

 수둥이의 여행은 매일매일이 새로운 도전이었다. 중국 윈난성에 머무를 당시 수둥이는 자신들의 체력의 한계를 시험하기 위해 후타오샤(虎跳峽:호도협) 트래킹에 도전했다. 팔삭둥이로 태어나 체력이 약했던 수둥이는 등산을 하면 30분을 걷는 게 최선이었다. 1박 2일을 걸어야 하는 코스를 완주하기 위해서는 큰 용기가 필요했다.

 

동생 수정 : 트래킹 중에 험난했던 코스가 하나 있는데,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90도 정도 되는 철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거였어요. 거기로 가지 않으면 돌아서 올라가야 하는데 그러면 시간이 더 많이 걸리잖아요. ‘우리 못하겠어’, ‘절대 못하는 거야’라고 단정 지었다가, ‘그래도 세 발자국 정도 올라가 볼까?’하는 마음으로 한 세 발자국 올라가 봤어요. 근데 될 거 같은 거예요. 그래서 그냥 내려오지 않고 바로 올라갔어요.

언니 수진 : 다른 관광객분들이 안되겠다고 그냥 가시는 가는 걸 목격하니까 더 두려움이 있었어요. 근데 하고 나니까 되게 뿌듯해서 저희 하루 종일 이 얘기를 했어요. ‘우리 이런 것도 올라가는 사람들이야~’하고요. / 우리는 끝까지 걸어왔는데 마지막에 건장한 남성분이 말을 타고 올라오시는 거 보고 더 뿌듯했어요.

 

 사다리를 오르기 위해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에 두려움이 가득했지만 정상에 도착한 이후 두려움은 성취감으로 바뀌었다. 그 성취감은 도망치지 않고 나아간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그렇게 후타오샤 트래킹을 완주하는데 성공했다. 두렵고 낯설었던 처음을 지나 올해 다시 찾은 트래킹에서 수둥이는 조금 더 성장했음을 느꼈다. 주위를 둘러볼 여유도 없이 나 자신과의 싸움을 했던 작년과 달리 두 번째 도전은 주변 풍경도 감상하며 서로를 배려하고 챙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따로 또 같이, 함께여서 행복한 쌍둥이입니다

 수정 씨가 세계여행을 가야겠다고 결심한 이유 중 하나는 언니로부터의 독립이었다. ‘그동안 언니에게 많이 의지했구나’라는 생각에 처음에는 혼자만의 여행을 계획했다. 수둥이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어느새 수진 씨 또한 여행에 동참하게 되었는데 쌍둥이가 함께한 여행은 물론 좋은 점도 있었지만 언제나 함께였기에 부딪히는 부분도 많았다.

 

동생 수정 : 저도 모르게 쌍둥이라서 내가 생각하는 거를 언니도 생각하고 있을 거라는 착각을 하고 간 거예요. 생각이나 가치관이 비슷할 거야. 물론 그런 부분도 있지만, 아닌 부분들을 여행하면서 많이 발견하게 됐어요. 그래서 많이 싸웠어요. ‘나를 모르고 있었어?’, ‘왜 서로 이해를 못 해?’ 어떤 날은 쌍둥이지만 ‘언니랑 앞으로 소통할 수 없겠구나’ 생각했던 적도 있었어요.

 

 

 여행하는 동안 심하게 다투는 날도 많았다. 하지만 잠시 떨어져 있다 다시 만날 때면 언제 싸웠냐는 듯 서로를 보며 웃었다.

 

언니 수진 : 맨날 아침에 싸워서 헤어져서 따로 여행을 했는데, 진짜 웃긴 게 이게 쌍둥이가 어쩔 수 없나 봐요. 하루 종일 따로 다니다가도 딱 집에 오는 시간이 똑같아요.

동생 수정 : 진짜 심각했는데 발걸음 소리만 듣고 안 거예요! 아, 또! 보자마자 빵 터졌어요. (웃음) 그렇게 다시 화해를 하고 / 그런 경험들이 있다 보니까 쌍둥이 운명이 같이 가는 건가 보다 이런 생각이 절로 들다가, 이제 쌍둥이 축제 때 딱 터진 거죠!

 

 중국 윈남성(雲南省:운남성) 모장에서는 매년 대규모 국제쌍둥이축제(国际双胞胎节)가 열린다. 수둥이는 작년 축제에 참가한 유일한 한국 쌍둥이였다. 수둥이에게 축제의 의미가 굉장히 컸다. 두 사람은 어릴 적부터 각자의 인생을 따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자랐다. 그래서 여행을 하는 동안에도 서로 떨어지려고 했는데 축제에서 만난 다른 쌍둥이들은 그렇지 않았다. 한국에 있을 때는 쌍둥이들이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일을 하면 신기해하고 ‘왜 같이해?’라는 질문을 받는 게 일상이었다. 그런데 이곳에 오니 되레 ‘왜 너희는 같이 안 해?’라는 질문을 받게 되었다.

 

언니 수진 : ‘쌍둥이면 같이 해야지’라는 말이 좀 충격이었어요.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 모두가) 함께 하는 걸 되게 당연하게 생각하니까. 어릴 때는 몰랐죠.

동생 수정 : 사람들이 관심 가지는 게 싫어서 쌍둥이인 거 티 내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축제에 참가한 이후) ‘쌍둥이로 태어난 이유가 있는 것 같다’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해봤어요. 지금은 이렇게 태어난, 우리가 가진 환경이 굉장히 소중하고 감사한 거 같아요. 그걸 좀 받아들이게 됐어요.

 

 국제상둥이축제는 수둥이에게 쌍둥이의 존재 가치와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터닝포인트였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자

 무언가에 도전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값진 경험이 된다. 수진 씨는 대만 여행에서 본인이 만든 핸드메이드 상품을 팔아보고 싶었다. 상품이 팔리는지 안 팔리는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그냥 길거리에 한 번 앉아 보는 게 큰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카우치 서핑(인터넷 여행자 커뮤니티)으로 만난 대만 친구의 도움으로 밤새 만든 상품(팔찌, 드림캐처 등)을 가지고 거리에 나갔지만 좀처럼 용기가 나지 않아 자리를 잡지 못하고 30분을 서성였다.

 

언니 수진 : 저한테 엄청 큰 용기가 필요한 도전이었어요. 바닥에 깔 천을 준비하지 못해서 침낭에 물건 올려놓고 친구랑 어색하게 웃으면서 ‘Hi’ 이러면서 시작했는데 신기하게도 사람들이 오더라고요. 친구가 정말 많이 도와줘서, 저도 신나서 ‘저는 한국에서 온 세계여행자입니다’하고 말을 건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 이후로 (수정이와) 같이 태국에서도 팔아보고 뉴질랜드에서도 해보고, 그게 이어져서 한국에서도 1년 동안 플리마켓에 참여하고 있어요. 계기가 됐죠.

 

 수정 씨는 ‘좋은 꿈을 꾸게 해준다’는 드림캐처의 의미를 알게 된 후 계속 꿈을 꾸는 수둥이의 가치를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수진 씨와 함께 ‘디어 드리머(dear.dreamer)’라는 이름으로 드림캐처 클래스를 시작했다.

 

동생 수정 : 저희 클래스는 1부 2부로 나눠져 있는데 2부 ‘꿈 토크’에서 자기의 꿈을 얘기하는 시간을 가져요. 저희 클래스는 감히 말하건대 점화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평소에 마음에만 담아두었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지 않나. 꿈이라고 표현을 하지 않았을 뿐이지 소망이라든지 바람은 누구나 있어요.

언니 수진 : 그분들이 자기 꿈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말하는 걸 들으면 저희가 더 자존감이 오르는 것 같아요. ‘우리가 이런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런 것 때문에. 클래스를 하고 나서 꿈 토크에서 이야기했던 꿈이 진짜로 이루어졌다고 연락 오시는 분들도 많아요!

 

 

꿈을 꾼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

 여행을 가기 전, 수둥이에게 ‘세계여행’은 그 자체만으로 엄청난 ‘꿈’이었고 비현질적인 환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평생 세계여행을 하면서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도전’이자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용기’가 되었다.

 

동생 수정 : 여행을 가기 전에는 굉장히 먼 미래고 어려울 것 같고, 정말 내 인생에 펼쳐질까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꿈에 진행형에 들어가 버리면 똑같은 거 같아요. 되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지지만 또 거기 한 발 들어가 버리면 별게 없구나. 인생 별게 없구나 (웃음)

 

 수둥이가 생각하는 세계여행은 단기간에 대부분의 대륙을 찍고 돌아오는 세계 일주가 아니다. 사람마다 다른 인생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여행에도 자기만의 여행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 머물러 있는 지금 이 순간도 여행이고, 천천히 조금씩 나가보는 것도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에서 1년, 대만에서 1년, 이런 식으로 10년 20년의 시간이 흐른다면 인생이 하나의 큰 세계여행이 되는 것이다.

 그동안 많은 곳을 여행하고 클래스를 진행하면서 수둥이는 자신들이 앞으로 계속 이어나갈 ‘꿈’에 대한 결론을 내렸다.

 

언니 수진 : 우리의 꿈은 ‘사람들의 꿈을 응원하는 것이다’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겉으로 보면 되게 오글거려 보일 수도 있는데, 저희를 위한 꿈이 맞습니다. 제가 누군가의 꿈을 진심으로 응원했을 때 분명 상대방도 저를 응원해 주거든요. 제가 응원받기 위해서 하는 겁니다! / 이후에는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시간과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동생 수정 : 저에게 꿈이란, 삶? 살아 있다는 걸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요. ‘꿈’을 생각하면 희망을 가지게 되고, 의지를 가지게 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사는데 꿈이 없다면 왜 살지? 그런 생각이 들 것 같아요. 우리의 꿈은 우리에게 삶이고 살아간다는 의미인 것 같아요.

 

 응원을 받은 사람들은 용기를 얻고 자신의 꿈에 도전한다. 앞으로의 여행을 함께할 수둥이는 서로의 응원으로 계속해서 꿈을 꾼다.

정하영 기자  hayeong5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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