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도움없이 마라톤을 완주한 한동호(33)씨는 시각장애인 마라토너다. 그는 지난 11월 10일 42.195km의 아테네 국제마라톤대회를 가이드러너 없이 완주했다.

 불가능에 도전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마라토너 한동호씨를 위해 ‘웰컴드림글래스’가 도움을 주었다. ‘웰컴드림글래스’는 시각장애인 마라토너에게 필요했던 가이드러너 없이도 혼자 마라톤 완주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세계 최초 웨어러블 디바이스이다. 초정밀 모션센서를 통해 위치정보를 파악할 수 있으며, 3D캠은 장애물의 종류와 위치를 인식하여 시각장애인이 안전하게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달릴 때 불안하지 않도록 응원 메시지를 추가해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되도록 설계되었다.

한동호씨가 태어날 때부터 시각장애를 가진 것은 아니었다. 평범한 삶을 살다 20살 무렵 갑자기 시신경 위측증에 걸렸다. 시신경 위측증은 통증과 뚜렷한 증상이 없이 갑자기 발병되는 병으로 단기간에 시력을 잃

‘웰컴드림클래스’를 착용하고 마라톤을 준비하고 있는 한동호(33)선수
‘웰컴드림클래스’를 착용하고 마라톤을 준비하고 있는 한동호(33)선수

게 된다. 이러한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한동호씨는 밖에 나가는 것이 두렵고 삶의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런 그를 밖으로 나오게 한 것은 바로 ‘운동’이었다.

그는 러닝머신에서 한 시간 가량 달리고, 맛있는 음식을 밖에서 먹는 생활이 즐거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하루에 8시간을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며 보내며 그의 삶에서 운동은 빠질 수 없는 생활의 한 부분이 되었다.

한동호씨는 도전을 즐기는 사람이다. 마라톤 도전도 쉽지는 않지만 즐기기 위해서 시작했다. 흔히 우리는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마라톤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진다. 하지만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꿈도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결국 그는 혼자 힘으로 마라톤 완주를 해 냈다. 완주 소감을 묻는 질문에 “올림픽 사나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에요”라고 대답하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대회를 끝내고 귀국한 지 이틀 째 되던 날 그의 얼굴엔 피로감이 역력했지만, 성취감으로 번진 미소를 이기진 못했다.

 

이유진 기자 using1999@naver.com

 
저작권자 © 한국도시환경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