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필름>

 사람들은 누구나 ‘생각’을 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 생각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이는 많지 않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단필름>의 연출자, 김단아 씨는 자신의 좌우명을 이렇게 말했다. “오늘도 가슴 뜨겁게 살 것.” 12월 12일, 뜨거운 가슴을 가진 남자 단필름 연출자인 김단아 씨의 앞으로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동아방송예술대학교 방송보도제작학과에 재학 중인 김단아 씨는 자신을 ‘안 되면 될 때까지 하는 대한민국의 건강한 사내’라고 소개했다. 한 번 집중하면 정말 심할 정도로 일에 몰두하고, 일이 잡히지 않을 땐 화끈하게 놀거나 휴식을 취한다고 한다. 한번 타오르기 시작하면 쉽게 꺼지지 않는 불같은 성격을 가졌기에 단아 씨는 도전하는 모든 일에 꼭 결과를 만들어 내는 편이다. 어떠한 물음에도 주저하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 그의 열정은 꺼지지 않는 불꽃처럼 뜨겁다.

 

 

다큐멘터리가 나에게 보여준 꿈

<단필름> 연출자 김단아
<단필름> 연출자 김단아

 단아 씨의 어릴 적 꿈은 영화감독이었다. 그런 그가 ‘다큐멘터리’라는장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우연히 본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 때문이었다. 유명한 배우가 나와 연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화려한 영상으로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것도 아닌 <워낭소리>는 그에게 너무나도 솔직해 보였다. 그렇게 진로를 정한 단아 씨는 동아방송예술대학교 방송보도제작과에 입학했다. 대학에 입학하고 난 뒤 참석한 과 영상제에서 본 선배들의 다큐멘터리는 단아 씨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고, 꼭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겠노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제가 당시 생각한 다큐멘터리는 굉장히 솔직했고, 또 인간적이었어요. 모든 게 사실인 내용들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굉장히 효과적이라고 생각했고요. 영상제 이후 군 입대를 했기 때문에 전역 후 바로 다큐멘터리 제작을 실행에 옮겼어요. / 다큐멘터리는 날 것 그 자체예요. 악의적으로 어떤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편집을 한 게 아닌 이상 다큐멘터리는 정말 솔직합니다. 세트장도 대본도 연기도 없어요.”

 그렇게 단아 씨의 꿈은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이 되었다. 그는 영화가 가진 메시지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에 다큐멘터리의 강점인 솔직함이 영화와 만난다면 엄청난 시너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단필름>으로 시작된 이야기

 현재 그는 <단필름>이라는 팀을 운영하고 있다. <단필름>의 뿌리는 다큐멘터리 제작팀으로 맨주먹으로 모든 걸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진 이들이 모여 만든 팀이다. 팀명에 단아 씨의 이름을 걸었기에 더욱 큰 책임감을 가지고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단필름>의 슬로건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우리의 노력’이다. 세상에는 나쁜 놈들이 너무나도 많았고,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음에도 이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은 미비했다. 그래서 단아 씨는 팀원들과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을 영상에 담아내기로 했다.

 “단필름과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은 <등하명>입니다. 말보다 행동이 앞서고, 겁 없이 맨주먹으로 들이대는 우리 팀의 성향이 가장 잘 묻어난 다큐멘터리이기 때문이죠.”

 <등하명>은 성 관련 문제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이다. <단필름>은 피해자들의 제보를 받아 그들의 이야기에 마음 깊이 공감해주고, 이를 진심으로 받아들였다. 그렇게 들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가해자를 찾기 위해 추적하고, 잠입 취재를 시도했다. 거의 매일 밤을 새가며 촬영을 진행했기에 정신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가장 힘든 촬영이었다고 한다.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동안 단아 씨는 감정을 절제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웠다고 답했다. 이야기를 풀어갈수록 가해자들의 태도는 그를 더욱 분노케 했지만 침착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저희는 당당하게 요청했습니다. 그들은 분명히 잘못을 했고, 피해 사실이 분명했기에 겁먹지 않고 그들에게 사과와 인정을 받아내려고 노력했어요. 쫄지 않았기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단필름>은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다큐멘터리, 다양한 장르의 영상물을 제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포문을 연 작품은 단아 씨가 제작하는데 가장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하는 <네, 천천히 가고 있네요>라는 휴먼다큐멘터리였다. 장애가 있는 주인공의 삶을 영상에 녹여내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동안 현장에서 박치기하고 몸으로 때우는 데에 익숙해져 이런 따듯한 내용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데 있어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단순히 기획 구성하고 촬영, 편집하는 제작이 아니라, 주인공과 인간적으로 가까워지는 게 우선이었고요. 주인공의 마음을 열기 위해 진심으로 다가갔죠. 이 모든 과정들이 르포에 익숙해진 우리 팀에겐 새로운 도전이었기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어요.”

 어려움을 극복한 뒤, 단아 씨는 주인공과 연출자와 출연자의 관계가 아닌 진짜 친구가 되어 촬영이 끝난 지금까지도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사이가 아닌 진짜 친구가 되는 것, 단아 씨가 휴먼다큐멘터리를 제작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단필름 <네, 천천히 가고 있네요> 팀원 왼쪽부터 차례로 한규남 이윤재 김단아 구자빈 이장민
단필름 <네, 천천히 가고 있네요> 팀원 왼쪽부터 차례로 한규남 이윤재 김단아 구자빈 이장민

 <단필름>의 최종 목표는 이들의 영상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단아 씨는 <단필름>의 영상을 통해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영상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저희의 생각을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한 번쯤 영상을 보고 각자 나름대로의 생각을 한 번씩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생각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기준은 없지만 그러한 생각을 하는 거 자체가 아마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가장 작은 단위의 행동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불꽃처럼 뜨겁게

 포기하지 않고 지금 생각 그대로 계속 해나가는 것, 이것이 단아 씨의 꿈입니다. 그의 도전은 행복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 아니었기에 작은 부분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단아 씨는 더 큰 행복을 만날 때까지 앞으로도 항상 꿈꾸고, 끊임없이 도전하려고 합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청춘들에게, 오늘도 가슴 뜨겁게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꺼지지 않는 불꽃처럼 언제나 가슴 뜨겁게 살아가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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