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불수능'의 원인으로 꼽히던 국어 과목이 올해는 쉬워졌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 국어 만점자가 5배나 늘어난 것이다. 반면에 수학은 가·나형 모두 지난해보다 다소 어려웠다. 사회탐구는 선택 과목별 난이도 차가 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0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수능 응시자는 48만4737명으로 지난해(53만220명)보다 4만5483명 줄었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 140점, 수학 가 134점, 수학 나 149점이다. 표준점수는 학생들의 점수 분포를 반영한 점수로 시험이 어려워 학생간 격차가 벌어질수록 최고점이 높아지게 된다.

국어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10점이나 낮아졌다. 국어 만점자 수도 지난해는 148명이었지만 이번엔 만점자가 777명으로 5배 이상 늘었다. 수학 가형은 지난해와 비슷하게 쉬웠고, 수학 나형은 다소 어려웠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수학 가형은 1점 높아진데 반해 수학 나형 10점 높아졌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어려운 '킬러 문항'은 종전보다 쉬웠지만, 다른 문항이 상대적으로 어려웠다”며 “수학 나형은 원점수 기준 1등급 컷이 88점에서 84점으로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절대평가로 시행되는 영어는 1등급 학생 비율이 지난해 5.3%에서 올해 7.4%로 높아졌다. 그만큼 쉬워졌다. 하지만 정시 모집에서 영어 등급 간 점수 차가 크지 않은 대학이 많아 미치는 영향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과학탐구는 선택 과목별 난이도 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회탐구에서 과목별 차이가 심했다. 윤리와 사상은 만점자가 14.9%에 이르러 아예 2등급이 없다. 1문제라도 틀리면 곧바로 3등급이 될 만큼 문제가 쉬웠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올해 수능 응시 인원이 대폭 줄어든 반면, 정시모집 인원은 늘어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연구소장은 “학생 수의 감소 폭이 커지고 정시가 늘면서 정시 합격선은 대체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합격선이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소신 지원하는 경향도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험생들은 학교와 교육청 등에서 4일 오전 9시부터 성적표를 받을 수 있다. 성적표엔 영역별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이 표기되며 원점수는 나오지 않는다. 절대평가인 영어와 한국사는 등급만 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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