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0일, ‘하나원큐 K리그1 2019’ 38라운드 단 한 경기만을 남겨 놓은 K리그의 경기 결과가 축구팬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 K리그 정규시리즈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대구FC 경우, 19개 홈경기 중 9경기가 매진되며, K리그의 뜨거운 인기를 보여주었다. 축구에 관심이 없었다는 A씨는 경기를 관람한 후 “K리그가 이렇게 재미있었냐?”며 감동을 감추지 못했다.

◀‘하나원큐 K리그1 2019’우승 트로피를 사이에둔 현대 감독들(좌:울산현대 우:전북현대) (출처:한국프로축구연맹)

 올해 축구 팬들의 최대 관심사는 K리그 순위 경쟁이었다. 그야말로 각본 없는 드라마다. 이제 단 한 경기만 남겨 놓은 가운데 아직도 우승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이 걸린 3위, 그리고 1부 마지막 잔류 팀(10위)이 확정되지 않았다.

 마지막 경기의 준우승팀보다 3위 팀이 어느 팀이 되느냐에 축구 팬들의 관심이 더 많이 쏠리고 있다. 그 이유는 1위부터 3위까지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 출전할 수 있는데, 결승 경기의 승자는 우승이고, 패자는 당연히 ACL 출전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한 장 남은 출전권을 어느 팀에 가느냐를 결정하는 3위와 4위 싸움에 관심이 쏠리기 때문이다.

 우승을 놓고 벌이는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현대 가문 간의 결승 싸움은 마지막까지 불꽃을 튀긴다. 그래서 3위를 다투는 FC서울과 대구FC의 정면 승부도 흥미롭다.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남FC 역시 한 팀은 잔류하고 한 팀은 2부리그로 강등되기 때문에 잔류를 두고 두 팀 간의 벌이는 맞대결 역시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정말 보기 드문 ‘역대급’ 순위 레이스다.

 이와 같이 축구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치열한 순위경쟁 속에 K리그가 경쟁을 하게 된 것은 스플릿 시스템이 만들어 낸 드라마 때문이다. 8년 전 스플릿 시스템이 도입될 시점에 일각에서는 리그 우승팀 확정이 조기에 결정될 수 있어 남은 일정에 긴장감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리그 우승경쟁과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이 걸린 3위 싸움까지 마지막 경기까지 끝나지 않아 축구팬들의 높은 관심 속에 마지막 경기가 치러지게 되자 스플릿 제도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스플릿 시스템은 팀당 총 38경기 가운데 33경기를 정규 라운드로 치른 뒤, 성적에 따라 상위 6팀과 하위 6팀을 나누는 다시 파이널 라운드를 펼치는 방식이다. 파이널 라운드 6팀씩 5경기를 진행한다. 이렇게 대진 시스템을 마련한 이유는 비슷한 수준의 팀끼리 더 많은 경기를 하도록 하여 팬들의 관심을 끌겠다는 판단이었다.

 사실 1983년 출범한 이후 K리그는 너무나도 자주 운영방식을 바꿔왔기 때문에 비난을 받아왔다. 처음에는 유럽처럼 단일 리그로 하다가 이듬해 전·후기리그 및 챔피언 결정전을 도입했었다. 그러나 실행과정에 문제가 드러나 다시 단일 리그로 돌아섰다. 이후 다시 챔피언 결정전을 도입하더니, 다시 미국처럼 4강 플레이오프(PO)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그러다 채택한 것이 지금의 스플릿 시스템이다. 스플릿 시스템이 도입될 당시만 해도 프로축구 인기는 바닥이었다. 관중은 국가대표팀 경기에만 몰릴 뿐, K리그에는 썰렁했다. 축구 관계자들의 머릿속엔 어떻게 하면 팬들과 교감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뿐이었다. 그러다 고안해 낸 대진 시스템이 스플릿 시스템이었다. 다행히 이 제도가 축구 팬들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

 물론 초창기 반발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하위리그로 떨어진 팀들이 관심권에서 멀어지고, 아울러 상위리그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한다며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다행히 8년을 지속해 오면서 시스템의 효과를 발휘하게 되었다.

 세상에 완벽한 제도는 없다. 어느 리그나 순위가 조기에 결정되면 나머지 경기 일정에 대한 팬들의 흥미는 떨어진다. 중요한 건 우리 실정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즌 막판까지 흥미를 끌 수 있는 제도를 찾는 것이다.

 이제는 유럽의 방식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우리의 스플릿 시스템을 8년째 운영하면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부족한 건 보완해 나가면 된다. 국민 모두가 즐기는 더 나은 K리그로 발전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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