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네이버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한돌’과 이달 중에 세 차례 고별대국을 펼친다. 1국과 2국은 12월 18일, 19일 오후 12시에 양재 도곡타워 바디프랜드 본사에서 차례로 진행되며, 마지막 대국은 12월 21일 오후 12시에 이세돌 9단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에 위치한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세돌 9단은 지난 2016년 3월에 진행된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5전 1승을 거두었다. 구글의 인공지능개발 자회사인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AlphaGo)는 정책망과 가치망이라는 두 가지 신경망을 통해 결정을 내리며, 머신러닝을 통해 스스로 학습했었다.

 알파고는 다른 바둑 프로그램들과 총 500회 대국을 벌여 499회 승리했다. 알파고는 2015년 10월 유럽바둑대회 3회 우승자인 판 후이(Fan Hui) 2단을 상대로 전승하였는데, 이 승리가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전문 바둑기사를 상대로 거둔 사상 최초의 승리였다.

 이세돌 9단에 맞설 ‘한돌’은 네이버 운영사인 NHN이 2017년 12월 선보인 바둑 AI프로그램이다. NHN 측은 “한돌은 1999년부터 한게임 바둑을 통해 축적해 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발되었으며, 다양한 대국 데이터를 학습하며 꾸준히 기력을 발전시킨 결과 현재는 국내외 프로 기사의 실력을 뛰어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한돌 이미지 (출처:NHN공식사이트) 한돌은 지도학습과 강화학습의 강점을 알파고와 비슷한 방식으로 결합한 머신러닝 기법이 적용됐다. 현재 버전의 한돌은 더 정확한 가치망을 사용해 롤아웃 없이 MCTS 수읽기 알고리즘을 통해 다음 수를 예측하여 지속적으로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

 한돌은 올해 1월 신민준 9단, 이동훈 9단, 김지석 9단, 박정환 9단, 신진서 9단 등 주요 현역 기사들과 ‘프로기사 TOP5 vs 한돌 빅매치’라는 릴레이 대국을 펼쳐 전승했다. 또한 지난 8월에는 ‘2019 중신증권배 세계 인공지능 바둑대회’에 처음으로 참가한 세계 AI 바둑대회에서 3위의 쾌거를 이뤘다. NHN 측은 “이세돌 9단의 은퇴 대국 상대로 한돌을 제공하게 된 점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토종 기술로 개발한 한돌을 통해 국내 바둑 시장 저변 확대와 AI 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은 “한돌과 첫 대국에서 질 확률이 높다.”라며 쉽지 않은 대국이 펼쳐질 것을 예상했다.

 이세돌 9단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바둑을 그만 둔 이유와 심경을 설명했다. 한국기원과의 불화가 가장 큰 이유로 작용되었지만 다음 이유로는 인공지능을 꼽았다. 이세돌 9단은 “바둑의 1인자라고 하면 세상에서 바둑을 제일 잘 두는 존재라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인공지능이 나오면서 아무리 잘 둬도 못 이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바둑 AI의 수준이 인간의 이해 영역을 넘어설 정도로 발전했지만 AI한테 바둑을 배우는 마음이 유쾌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K바둑과 한게임 바둑은 3국 모두 오후 12시부터 대국 종료 시까지 생방송을 실시하고 SBS의 경우 1,2국은 12시 10분부터, 3국은 오후 1시 30분부터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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