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가평의 한 음식점에서 ‘식당 내 모든 개인방송 및 유튜브 촬영을 금지한다’라는 안내문을 걸었다.

최근 유튜브 채널에 자신의 영상을 올리는 유튜버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많은 사람이 유튜버를 시작하고 다양한 콘텐츠가 생겨나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모든 유튜버가 사람들에게 환영을 받는 것은 아니다. 근래 ‘먹방(먹는 방송)’이라는 콘텐츠가 식당 직원과 손님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일부 유튜버는 식당 주인에게 촬영 허가를 받지 않고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부터 찍겠다며 카메라를 들고 주방에 들이닥치거나 밥을 먹고 있는 손님을 촬영했다. 또한, 식당 후기 영상을 통해 홍보를 해주는 대가로 무료 식사를 요구하거나 자극적인 연출을 요청했다. 이에 직원의 안전과 손님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인방송 촬영을 금지하는 ‘노튜버(No유튜버) 존’을 채택하는 식당들이 늘고 있다.

이근재 한국외식업중앙회 부회장은 “몇몇 업주들이 당장 매출만을 생각해 무조건적인 편의를 제공하면서 유튜버들에게 ‘나쁜 경험’을 하게 한 것도 노튜버 존 등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서울 한 술집에서는 유튜버와 다른 손님이 다툼하기도 했다. 자신이 술을 마시는 모습을 촬영하는 유튜버에게 “내 얼굴이 나오는 것이 싫다.”라며 항의하다가 싸움으로 붉어졌다. 이에 술집 사장님은 “처음에는 홍보에 도움이 될까 싶어 촬영을 허락했다. 하지만 오히려 단골손님만 잃었다. 앞으로 유튜버들은 받지 않을 생각이다.”라며 난감해했다.

지난해 SBS 골목식당을 통해 유명해진 냉면집도 ‘개인방송 촬영을 하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라는 공지를 자신의 SNS에 공지했다. 이러한 식당 영업을 방해하거나 다른 손님과 다투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노튜버 존을 선언하는 식당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이에 유튜버들은 “업주들이 음식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건 허락하면서 정작 사람들이 더 관심을 두는 동영상 촬영을 못 하게 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키즈 존’처럼 노튜버 존 역시 차별적인 태도 아니냐”며 반문했다.

하지만, 노튜버 존을 접한 누리꾼들은 “그동안 식당에서 유튜버들의 촬영 때문에 식사가 불편했다. 들어오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촬영하지 말라는 것이다. 모자이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애초에 찍히는 게 불쾌하다. 이건 차별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다.”라며 노튜버 존에 힘을 실었다.

김철현 한국방송미디어공학회 이사는 “블로거들과 식당 업주들이 비슷한 문제로 갈등을 빚은 이후 협찬 여부를 표기하는 등 나름대로 규칙을 만들었다. 유튜버들도 촬영 중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끔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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