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루머의 루머의 루머 – 누가 진리를 죽였나’라는 제목으로 故 설리(본명 최진리) 사건을 다뤘다.

설리는 지난 10월 14일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 사람들에게 큰 충격과 슬픔을 안겼다. 그녀는 인터넷 악성 댓글에 고통받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져 그녀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상실감을 줬다. 그녀는 지난 2014년에도 악성 댓글과 루머로 고통 받다 연예 활동을 잠정 중단한 적도 있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제작진들이 직접 악플러를 찾아가 인터뷰 했다. “예전에 설리 씨 SNS에 댓글 다셨던 거 혹시 기억하느냐”라는 제작진의 질문에 악플러는 “네”라고 대답하고 난 후, “이게 10주 전 댓글이라면 죄송하다고 사과를 100번도 넘게 했겠지만 100주도 훨씬 지난 일을 지금 와서 말씀하시면 제 입장에서는 어떨까요?”라고 반문했다.

 이날 방송 프로그램은 설리씨를 둘러싼 노브라 이슈도 짚었다. 그녀는 지난 6월에 방송된 JTBC 2 ‘악플의 밤’에 출연해서 노브라와 관련하여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었다. 그 방송에서 설리는 여성의 “속옷 착용 여부는 개인의 자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와이어가 있으니까 소화 장애가 올 수도 있다. 저는 편안해서 착용하지 않는거고 그게 자연스럽고 예쁘다. 브래지어는 악세서리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던 것이 논란의 중심에 서게 했다.

이후 그녀의 SNS에는 악플러들이 몰려들었고, 지나치게 성적이고 모욕적인 댓글들을 남겼다. 제작진이 악플러에게 “특정 신체 부위가 예쁘냐고 이렇게 물어보는 게 성희롱이고 조롱, 모욕의 의미가 있다고 저는 생각하는데”라고 하자 악플러는 “그런 의미가 있으면 어떻게 해야 되는 건가요 제가?”라며 “안 그래도 예쁜데 왜 굳이 이렇게 행동을 해서 너의 예쁜 모습을 없애냐”라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또 “설리 씨의 SNS 공간에 굳이 이런 얘기를 왜 했느냐?”라는 질문에 악플러는 “설리씨 팬이세요? 제가 그쪽한테 단 게 아니잖아요. 지금 이걸”이라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이날 방송에선 ‘설리 남자친구’라고 주장하는 BJ 베폰씨가 출연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는 는 설리 사망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 ‘설리의 남자친구입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게재했다. 그의 유튜브 채널에서 그는 자신이 설리의 전 남자친구라고 설명하고 “그곳에선 행복해야 해”, “너 평생 잊지 못해 설리야” 등의 말을 했다.

유튜브에 영상이 올라온 뒤 설리의 팬들을 비롯한 누리꾼들은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이 틈을 노려 유명세를 얻어 보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 등 비난하는 내용의 댓글이 쏟아졌다. 비난이 쏟아지자 그는 “설리 팬으로서 추모하는 영상을 올리려는 것이었고, 남자친구라고 얘기한 것은 그만큼 애정을 담아 팬으로 사랑했다는 표현”이었다는 해명 영상을 올렸다.

하지만 BJ 베폰씨는 ‘그것이 알고 싶다’ 인터뷰에서 악성댓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며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그는 “연예인이라면 악성 댓글을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처받는 건 아닌 것 같다”라며 “악성 댓글 때문에 징징대고 그럴 거면 연예인 안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방송에서 악성댓글에 대한 BJ베폰씨의 발언은 기사화 됐다. 여러 언론사에서 BJ베폰씨의 “연예인이면 악성 댓글은 감내해야”라는 발언에 대한 말을 인용한 기사가 쏟아졌다. 현재 그는 설리 관련 영상을 삭제한 상태이다.

설리의 사망소식 이후부터 커뮤니티 곳곳에는 그녀가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라는 근거 없는 루머들이 떠돌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그녀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지만 그 이후에도 자유로울 수 없음을 보여줬다.

또 ‘언론’은 자살행위를 세세하게 적어놓는 기사라든지, 조회 수를 높이기 위해 자극적인 제목을 선정하는 기사도 매우 많았다. 자극적인 제목을 선정해 언론사는 클릭으로 장사를 하고 악플러들은 댓글에 감정을 배설하는 것이다. 결국 아무도 손해 보는 게 없고 책임질 것도 없다는 것이다.

인터넷 기사를 보면 자극적인 헤드라인으로 작성된 기사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것에 대해 인터넷 언론 기자는 “이런 기사를 내는 기자는 찾기 힘드실 거예요. 없거든요. 누가 내 이름을 걸고 그런 기사를 내겠어요.”라며 “그분들은 거의 아르바이트 기자들이 많거든요. 보통 그 나이대의 주부, 아기 재워놓고 소일거리로 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요”라고 말했다.

생전 설리가 진행을 맡았던 JTBC 2 <악플의 밤>은 폐지가 됐다.

지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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