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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재판, 왜 3년 만에 열려야 하나?
박소희 기자  |  mnk9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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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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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에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의 첫 재판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15부의 주재로 3년 만에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원고는 고(故) 곽예남 할머니 외 피해자와 유족 19명에게 1인당 2억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2015년 12월 28일, 한국과 일본 정부는 피해자 동의 없이 한일 위안부 합의를 진행했다. 양국 정부는 이 합의를 통해 위안부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자 할머니들은 이 합의에 반대하며 스스로 권리를 찾기 위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또한, 지난 1월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전 정부가 맺은 합의가 잘못됐다며 후속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13일 첫 재판을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가고 있는 피해자 할머니들이 소송은 2016년 12월 28일에 처음 제기되었다. 법원행정처가 일본 정부에 소장을 전달했지만, 일본 정부는 헤이그협약을 근거로 여러 번 반송했다. 헤이그협약 제13조에 의하면 ‘자국의 주권 또는 안보를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 송달을 거부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일본 정부가 접수를 거부해 재판이 지연되는 동안 위안부 피해자 중 곽예남, 김복동 할머니 등 5명은 세상을 떠났다.

▲ (출처 : 노컷뉴스)

이에 법원은 3년 동안 외교부를 통해 소장 송달과 반송을 반복했다.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자, 결국 법원은 지난 3월 8일 공시송달을 통해 손해배상 소송 소장과 소송안내서 번역본을 전달했다. 공시송달이란 최후의 송달 방법으로, 소송 상대방의 주소를 알 수 없거나 서류를 받지 않고 재판에 불응하는 경우 법원 게시판이나 신문 등에 게재한 뒤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고 재판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법원은 민사소송법 196조에 따라 공시송달 두 달 뒤인 5월 9일 자정부터 효력이 발생한 것으로 간주해 첫 재판 날짜를 잡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일본 정부 측에서는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공시송달은 피고가 불출석하더라도 상대방의 주장을 인정한다고 보지 않는다. 그러므로 재판부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주장을 검토해 결론을 내리게 된다.

법조계에서는 ‘주권면제’를 쟁점으로 재판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주권면제는 국가 평등의 원칙에 따라, 외국의 영토 안에 있는 주권 국가의 국가 기관이나 그의 행위를 자국의 국내법을 적용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원칙이다. 일본 정부도 지난 5월 국제법상 주권면제 원칙에서 일본 정부가 한국 재판권에 복종하는 것은 인정되지 않고, 소송이 기각돼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에 원고는 일본 정부의 불법행위가 한국 영토 내에서 이뤄졌고, 불법성이 지나치게 큰 만큼 주권면제 원칙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주권면제가 20세기 중반 이후로 ‘국가의 주권과 관련된 행위가 비 주권 행위에 대해서는 다른 국가에 대해서도 재판한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시작으로 예외가 인정되고 있다. 가장 먼저 유럽에서 이 주장을 받아들여 1972년 ‘주권면제에 관한 유럽협약’을 체결해 주권면제 예외를 공식 인정했다. 유럽에서 예외가 인정되자 미국도 4년 후인 1976년 ‘외국 주권면제법’을 제정했다.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도 12일에 “국제법상 한국 법원에서 일본 정부를 상대로 배상을 청구할 권리는 주권면제, 청구권 협정, 시효 등을 절차적 이유로 제한될 수 없다.”라는 내용 등을 담은 법률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현재 법원에는 이 사건 외에도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이 1건 더 계류돼 있다. 2013년 8월 피해자 12명이 1인당 1억 원의 배상을 요구한 소송이다. 당시에도 일본 정부가 조정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법원이 정식 소송을 받아들여 사건을 민사합의부로 넘겼다. 하지만 이 사건도 2016년 1월 정식 소송으로 전환된 이후 한 차례도 재판이 열리지 못했다.

첫 재판은 약 20분간 진행됐다. 휠체어에 앉아있던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발언권을 얻자 텅 빈 피고인석을 옆에 두고 판사 앞에서 무릎까지 꿇었다. “현명하신 재판장님, 우리는 아무 죄가 없습니다, 14살에 부대에서 전기고문까지 당하고 돌아왔습니다. 저희 살려주세요. 너무 억울합니다.”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이에 방청객과 기자 그리고 변호인단도 눈물을 보였다.

다음 재판은 내년 2월 5일에 열릴 예정이다.

박소희 기자  mnk9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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