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투표 조작 의혹을 받았던 엠넷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X 101>의 PD 두 명이 경찰에 구속됐다. <프로듀스 X 101> 은 글로벌 아이돌 육성 프로젝트로 101명의 연습생 중 11명만 데뷔를 할 수 있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연습생들이 그룹 배틀 평가, 포지션평가, 콘셉트 평가를 통한 경연대회의 시청자들의 현장 투표와 온라인 투표를 합산한 득표수로 생존과 방출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시청자의 온라인 투표를 통해 득표수를 토대로 연습생들이 생존하는 방식이다. 총 101명에서 시작해 첫 번째 발표식에서 60명의 연습생이 생존했고 두 번째는 30명, 세 번째는 20명이 생존했다.

 

순위 발표식 이후 20명의 연습생 중 최종 데뷔 할 연습생 11명을 뽑는 생방송 문자 투표결과에서 문제가 제기됐다. 1위부터 20위까지 생방송 문자 투표 결과의 차이가 ‘7494.442’라는 특정 숫자의 배수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당시 의혹이 불거지자 엠넷 측은 “확인 결과 최종 순위는 이상이 없었으나 방송으로 발표된 개별 최종 득표수를 집계하고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논란이 잦아들지 않자 익명을 요구한 참여자 측의 회사는 경찰에 순위 조작에 따른 업무방해를 조사해 달라고 의뢰했다. 또한 연습생들의 팬들로 이뤄진 ‘프로듀스 X 101 진상규명위원회’는 CJ ENM 소속 제작진과 연습생들이 속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을 사기와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고소한다고 했다.

경찰은 CJ ENM 사무실과 문자 투표 데이터 보관 업체 등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진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전 시즌 전체와 다른 프로그램으로 수사를 확대해 비슷한 문제가 있었는지 경찰은 조사했다. 또한 순위조작 의혹을 받는 연습생이 소속된 기획사들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관련자들의 금전거래 의혹을 살펴보기 위한 금융계좌 분석도 진행했다.

PD 두 명은 전체 4개 시즌 가운데 가장 최근 시즌인 <프로듀스 48>과 <프로듀스 X 101>의 결과 조작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연예관계자는 “PD가 연예기획사들에게 40여 차례 접대를 받았고 그 금액이 1억원을 넘는다.”고 말했다.

시청자가 직접 아이돌을 만드는 것이 프로듀스 101의 취지였다. 그러나 이 아이돌들은 PD에 의해 탄생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PD가 조작혐의를 인정하면서 자연스레 시즌3의 ‘아이즈원’과 4에 배출한 ‘엑스원’ 그룹에 시선이 옮겨졌다. 최악의 경우는 멤버 재정비와 해체의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아이즈원’과 ‘엑스원’ 역시 투표조작의 피해자인 셈이다. 이 그룹의 팬들은 멤버들은 죄가 없다며 여전히 응원을 보내는 한편, 일각에서는 프로그램에 떨어진 연습생들에 안타깝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후폭풍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청자들은 이제 시작이라며 상황을 매섭게 주시하고 있다. 조작과 관련 깊은 이들은 어떤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할지 꾸준한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대구에 사는 A씨 (22세)는 순위 조작 문제에 “부조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PD들의 잘못된 행위로 연습생들에게 2차 가해로 돌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무조건적으로 해체를 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한빛 기자 wlgksql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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