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5년간 병상에 누워 있다가 돌아가셨습니다. 그 때 가족들이 고생했던 경험 때문에 형과 함께 배변돌봄로봇 개발을 시작했는데 13년이나 걸릴지는 몰랐습니다."

경기 성남 큐라코 본사에서 만난 이훈상 대표(사진)는 "큐라코가 개발한 배변돌봄로봇 ‘케어비데’는 사실상 세계에서 유일하게 제대로 기능하는 와병환자용 자동배설처리장치”라며 “국내 제품으로는 유일하게 일본 개호보험에서 90% 공적급여를 지원하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큐라코는 지난 2007년 한국프로농구연맹(KBL) 홍보마케팅팀장으로 일하던 이 대표와 삼성전기에 재직하던 그의 형, 이호상 사장이 설립한 회사다. 중증 와상 환자와 노인을 대상으로 한 돌봄로봇 제조사로 지난달 24일 한국거래소에 기술성평가를 신청하고 코스닥 상장 준비에 돌입했다.

큐라코는 설립 당시 시중에 나와있던 제품의 불편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제품개발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사람(간병인)이 처리하는 배설서비스를 기계로 대체하기 위해선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사업 초기 매트리스 일체형 제품을 개발했던 큐라코는 '케어비데' 2단계 버전을 시장에 출시했다. 실제 환자의 사용환경을 관찰하며 인체공학적 설계에 집중했다.

현재 시중에 출시된 제품 중 환자 몸을 30도 이상 각도로 움직이는 환경에서 비데기능, 살균기능까지 제공하는 제품은 큐라코가 유일하다. 인체와의 밀착성을 고려해 성별에 따른 기저귀컵(신체와 밀착되는 부품)도 다르게 설계했다. 큐라코는 현재 △등록특허 31개 △출원특허 45개 △PCT 10개 △개별국특허 12개 등 105개의 특허출원 및 등록을 마친 상태다.이 대표는 국내에서 중소기업제품으로 시장을 개척하는데 한계를 느끼고 일찌감치 일본 시장에 초점을 맞췄다. 2014년 외산 제품으로는 드물게 일본 개호보험 복지용구 대상 품목으로 지정된데 이어 지난해 8월에는 개호보험 예산의 90%가 지원되는 제품으로 확약 인증됐다.

지난 2017년 말 기준 국내 노인장기요양보험 1·2등급 환자 12만명, 일본 개호보험 4·5등급 환자 144만명이라고 가정할 경우 '케어비데'의 잠재적 시장규모는 한국 4600억원, 일본 5조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10월 일본 대기업 3곳과 현지 판권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 바이어와 판권 계약을 체결하고 현지 바이어 주도로 미국 임상시험시사위원회(IRB) 승인을 준비중이다.

이 대표는 "연내 미국에서 26주 간의 IRB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장기요양환자나 중증장애자 외에도 허리·무릎 수술 등으로 일시적 장애를 겪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큐라코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30억원,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10억원, 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매출 100억원 규모 인력교육 전문업체 화인크루·화인크루파트너스를 인수했다.

이 대표는 "간병 영역에서 배설처리를 맡는 인력을 제품과 결합시킨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제품 판매에서 한발 더 나아가 돌봄서비스사업 전반으로 회사의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큐라코는 지난 2013년 일본 노무라증권을 최대주주로 둔 자프코아시아에서 20억원 규모 프리IPO(상장전지분투자)를 유치한데 이어 지난 2016년 엠벤처투자(20억원), NHN인베스트먼트(15억원),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10억원)에서 투자를 유치했다. 최근에는 한 신기술사업금융회사에서 30억원을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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