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중학교 교사가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올린 글이 교사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내용은 학생들이 수업 중에 떠들고 욕설을 하는 것은 다반사이고, 지도를 하려 해도 ‘학생 인권’을 내세우며 전혀 따르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이 교사는 “교육은 다 무너졌다”며 “교사가 학생을 지도할 수 있게 구체적인 대책을 세워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이글은 1만5천여 명이 넘는 사람들의 동의를 얻었다.

자녀수가 적어지면서 내 아이만 소중하다고 여겨기는 사회적 분위기와 함께 야기된 학생 인권이 제기된 이후 교사들의 권위는 급속히 추락하고 있다. 교사단체들이 지난 5월 스승의 날을 맞아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 역시 교권 추락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설문조사 결과 교사 87%가 ‘최근 1,2년간 사기가 떨어졌다.’고 답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교사노동조합 설문조사에서는 학교생활을 힘들게 하는 요소로 ‘학부모의 비합리적 민원’(42%)과 ’교사를 무시하는 학생들 언행‘(23%)을 꼽았다.

삼강오륜에 따라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이 통용되지 않은 지는 이미 오래된 사실이다. 교사들에게 상해와 폭행, 모욕 등 교권침해 사례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에 접수된 교권침해 사건은 2010년대 초반까지 200건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501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주목할 점은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가 심각하다. 교권 침해 사례의 절반 이상이 학부모들에 의해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많은 교사들은 학부모의 악성 민원과 협박,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고통 받고 있다. 수업방해, 폭언, 욕설, 폭행 등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 증가도 간과할 수 없다.

교사는 미래의 인재를 키우는 교육자다. 소명의식을 갖고 가르치는 좋은 교사들은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교실에서는 학생들에게 무시당하고, 교실 밖에서는 학부모의 민원에 시달리고 있다. 물론 학생의 인권은 보장되어야 하고 교육 현장은 민주화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그것이 교권침해로 이어지면 안 된다. 학교 교육을 이끌어가는 교사의 권리도 학생의 인권 못지않게 중요하다. 교권회복과 학생인권조례가 조화 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한다. 교사가 긍지와 학생들을 가르치는 보람으로 일할 때 교육이 살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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