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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MA칼럼]‘고무줄’ 등급 평가, <기생충> 15세 이상 관람가?
심수영 기자  |  lolli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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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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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30일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개봉 5일 만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며, 관객 수 760만 명을 넘어 흥행에 성공했다. 영화 <기생충>은 칸 영화제의 대상에 해당하는 ‘황금종려상’ 수상으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국내에서는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으로 분류돼 상영 중이다. 하지만 다소 선정적이고 잔인한 장면들에 등급 심의가 논란이 되고 있다. ‘15세 이상 관람가’로 상영 중이지만, 극 중 주인공 부부의 애정 장면 등을 고려할 때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매겼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광희 영화평론가는 “15세 관람가로 하면 안 될 영화였다”고 주장했다. 최 평론가는 “봉준호 효과로 이런 등급 판정이 나온 것이라고 본다.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어느 정도 어드밴티지를 준 것 같다”고 의견을 표명했다. 칸 영화제 수상작을 아이들과 함께 보려고 극장을 찾았던 부모들은 “<기생충>이 정말 15세 관람가가 맞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진한 베드신과 다소 잔인한 살해 장면 등이 청소년이 보기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선정적인가, 선정적이지 않은가. 잔인한가, 잔인하지 않은가. 정확한 판단 기준이 없이 개인차가 있을 수 있는 부분이기에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이럴수록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는 상영등급 판단의 기준을 명확하고 분명하게 정해야 한다. 영화의 상영등급으로 인해 볼 수 있는 연령층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더 유의해서 상영등급을 매겨야한다.

  영화의 상영등급을 매기는 곳은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이다. 영등위는 지난 4월 1일 영화 <기생충>의 상영등급에 대해 “주제, 내용, 대사, 영상 표현에 있어 해당 연령층에서 습득한 지식과 경험으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것을 제한적이지만 자극적이지 않게 표현한 수준”이라며 15세 이상 관람가로 분류했다. 영화 진흥법에 따르면 영화업자는 영화 상영 전까지 영등위에서 상영등급을 분류 받아야 한다. 영화 상영등급은 전체 관람가, 12세 관람가, 15세 관람가, 청소년 관람 불가, 제한 상영가 등 5개로 구분된다. 등급 분류는 주제, 선정성, 폭력성, 대사, 공포, 약물, 모방위험 등 7가지 요소에 따라 결정된다. 각 요소는 ‘낮음’부터 ‘매우 높음’까지 총 다섯 단계로 나뉜다. 영등위는 기생충에 대해 중간 단계인 ‘다소 높음’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의견이 분분한 선정성의 경우 해당 요소가 있더라도 지속적이거나 구체적으로 등장하지 않는다면 15세 관람가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영등위는 이에 대해 ‘노출된 하반신의 접촉이 구체적으로 묘사되지 않은 것’, ‘성적 행위를 나타내는 장면이 있으나 이를 간접적으로 표현하거나 간결하게 한 것’을 예시로 제시했다. 폭력성 역시 지속적이고 구체적이지 않다면 15세 관람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15세 관람가’는 보호자의 시청 지도하에 15세 미만인 관객도 시청할 수 있는데, 노출이 없더라도 표현이 자세하고 강렬해 직접적인 성행위로 느껴진다는 반응이 많다. 봉준호 감독 역시 “해당 장면은 사생활을 드러내며, 야한 듯 야하지 않은 분위기로 연출하려 노력했다”면서 선정성 논란을 예측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영화 상영등급이 논란은 영화 기생충만이 아니다.

  영화 <독전>도 영화 상영등급 논란으로 뜨거웠다. 2018년 5월 22일 개봉한 영화 <독전>은 상영 당시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총 관객 수 520만 명을 동원했다. 배우 조진웅, 류준열 등 출연진의 명연기와 뛰어난 미장센이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독점 역시도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보호자를 동반한다면 15세 미만 어린이도 관람할 수 있는 등급인 만큼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클 수밖에 없었다. 영화 <독전>은 형사와 조직에 몸담았던 조직원이 힘을 합쳐 마약조직의 두목을 쫓는 이야기다. 마약조직에 잠입하며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마약을 흡입하는 모습과 제조 과정이 적나라하게 묘사된다. 두 차례 흡입 장면 뿐 아니라 마약에 취해 격렬한 자극을 느끼는 모습, 마약을 제조하는 모습까지 묘사된다. 영화를 통해 마약 제조부터 유통, 소비까지의 과정이 적나라하게 전해지는 셈이다. 등급 판정의 기준이 되는 관련 규정에서는 약물, 향정신성 의약품, 기타 유해물질 등의 오남용, 마약 등 불법약물의 제조나 이용방법이 구체적 혹은 사실적으로 표현되지 않은 것으로 돼 있다. 그럼에도 영화 독점은 약물 기준에서 ‘다소 높음’ 등급을 받았다. 극 중 마약조직 보스가 눈알을 각자 술잔에 타서 마눠 마시는 부분과 눈알을 씹어 먹는 부분 등 폭력성이 두드러지는 장면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이와 같은 여러 장면이 청소년이 보기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영등위 측은 “총격전, 총기 살해, 고문 등 폭력묘사와 마약의 불법 제조 및 불법거래 등 약물에 대한 내용들도 빈번하다”면서 “제한적으로 묘사되어 영화 전반의 수위를 고려할 때 15세 이상 청소년이 관람할 수 있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마약 흡입과 신체 훼손 장면까지 드러난 영화의 내용을 감안하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영등위가 폭력성과 약물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하다고 비판했다. 영등위 등급 책정 논란은 끝이 없다. 미국에서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영화 설국영차도 국내에서는 ‘15세 이상 관람가’로 개봉됐다. 영화의 상영 등급이 영화의 흥행과 관객 수에 주는 영향이 적지 않다. 하지만 영화의 선정성과 폭력성이 청소년 관객들에게 주는 영향 역시 적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영등위는 모두가 납득할만한 기준의 영화 상영등급을 매겨야 한다. 영등위 등급 책정에 대한 논란이 계속 이어지는 것은 고무줄 같은 모호한 판단 기준 때문이다. 영등위는 영상의 상영등급을 책임지는 막중한 임무를 가지고 있는 기관이다. 영화를 만드는 창작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한다는 취지는 좋으나,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수용할 필요가 있다. 더 이상의 고무줄 등급 평가가 이어져서는 안 된다. 영등위는 고무줄이 아닌 울타리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심수영 기자  lolli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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