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이 프로그램에서 줄줄이 퇴출되면서 그들의 출연을 놓고 방송사의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지상파 3사의 종합적 의견에 따르면 방송이 범죄자 이미지를 세탁하고 있다는 시청자들의 항의에 방송사에서는 사회 분위기와 시청자 눈높이에 맞는 출연자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방송사가 시청자 눈높이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구축하고 규제를 시행해야 하는 이유는 방송의 사회적 영향력이 국민 정서에 크게 미치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은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동안 자숙을 하고나서 예능과 드라마를 복귀 발판으로 활용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갈수록 성범죄, 음주범죄 등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는 사회 분위기에 따라 '사회적 물의를 빚은 연예인'을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한때 잘 나가다가 순간의 실수나, 잘못으로 인하여 시청자들에게 외면당하고 이들에게는 시청자들이 좀 더 혹독하고 냉정한 반응을 보내고 있다.  

과거 여성 혐오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김구라, 탈세 혐의를 졌던 강호동도 아무 문제없이 출연하고 있다. 이들이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진행을 하는 것은 방송계에 MC 폭이 좁은 데다, 이들의 출연은 일정 수준의 시청률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논란에 휩싸였더라도 이들을 진행자를 섭외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건·사고에 휘말린 모든 연예인을 출연금지 시키면 방송사는 시청률을 담보 해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없다. 전체 프로그램의 진행이 허술해지면서 콘텐츠의 질이 떨어지거나 광고 수익의 악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해당 연예인이 출연했던 재방송 등을 봤을 때 모든 연예인을 영구적으로 출연 금지시키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방송국의 입장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용납하지 못하는 연예인들이 다시 브라운관에 얼굴을 내밀면 냉엄하게 반응한 것도 사실이다. 과거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논란이 됐던 가수 이수가 MBC <나는 가수다 3>으로 복귀했을 때, 일부 시청자들은 방송사들의 출연 제한 기준에 문제를 제기했었다. 지난해 해외 원정 도박으로 비난 받았던 신정환이 JTBC <아는 형님>에 출연했을 때는 다른 회에 비해 매우 낮은 시청률로 나타났다.  방송사들은 내부적으로 출연 정지 기준을 마련하고 있지만 사실상 여론과 출연자의 인지도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다. 

누구는 1년 정도 뒤에 복귀를 해도 무방하고, 누구는 몇 년이 지나도 나올 수 없는 연예인 복귀. 이제는 어느 정도 방송사의 명확한 기준이 필요할 때 다. 지상파3사는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의 출연 여부를 자체위원회를 꾸려서 결정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출연자들이 유죄 판결을 받기 전부터 출연 중지 결정이 나오도록 하는 등 출연법 제한을 강화해야 한다. 법적 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해서 잘못이 없어진 것도 아니고 도의적 책임이 없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복귀와 같은 출연금지 해제는 죄질이 없는 연예인이 도덕적인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과 프로그램, 시청자 모두가 부담을 지게 된다는 점에서 조심스럽게 결정되어야 한다. 방송사의 확실한 기준이 있다면 연예인들이 안일하게 생각했던 도덕성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고, 또 공인으로써의 태도도 더욱 신중해질 것이다. 

skjaehee@naver.com

저작권자 © 한국도시환경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