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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MA칼럼] 돈으로 우승을 사면, 스포츠는 병든다
김단아 기자  |  danah09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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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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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첼시에 러시아 부호인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부임했다. 그와 동시에 선수 영입에 큰돈을 쓰기 시작했고, 당시 중위권 수준이었던 팀을 상위권으로 올려놨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리그와 컵 대회에서 우승을 경험하기도 했지만, 경쟁 팀들 사이에서 압도적인 실력을 가질 순 없었다.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 프랑스 리그1의 파리 생제르망(이하 PSG)은 최근 대대적으로 투자했다. 이들이 획득한 리그 승점은 각각 98점과 91점이다. 프리미어리그와 리그1은 20개의 구단이 한 시즌에 각 팀당 38경기씩 치른다. 리그 규정상 획득 가능한 최대 승점은 114점이다. 그래서 특정 구단의 승점이 90점을 넘는 경우는 이전까진 찾아보기 힘들었다. 상위 경쟁 그룹 간 승점차가 한자리 수를 넘어가지 않았던 과거에 비해 현재는 약 20점정도 차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이는 대대적 투자가 압도적 강팀을 만들 수 있다는 증표가 됐다.

위에 언급한 맨시티와 PSG는 부의 대명사로 불리는 석유재벌 ‘셰이크 만수르’와 그보다 더 큰 부를 지니고 있는 UAE의 왕족 ‘나세르 알 켈라이피’가 구단주를 맡고 있다. 그들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각자의 구단에 전폭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각 팀의 구단주로 부임함과 동시에 이들은 선수 이적 시장에서 당대 최고의 스타 선수들을 최고가로 영입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즉각 성과로 이어졌다. 2009년 여름,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가 이적할 당시 발생한 1,640억은 축구선수 역대 최고 이적료 금액이었다. 하지만 2017년, PSG는 18세 유망주인 ‘킬리안 음바페’ 에게 2,290억을 사용했고, 아직 2인자 반열에서 올라가지 못한 ‘네이마르’ 에게 약 3천억을 사용했다. 또한 맨시티는 선수단 개편 이후, 총 1조1,604억을 사용한 사실이 밝혀졌다.

자본주의 시대에 구단을 위해 돈을 쓰는 것이 무슨 문제냐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있는 집이 더 쓰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이지만, 사실 축구계엔 공정경쟁을 위한 룰이 존재해 왔다. 일명 재정 페어플레이룰, 정식명칭 ‘Financial Fair Play (이하 FFP)’ 룰이 그것이다. 쉽게 말하면 공정한 경쟁을 위해 각 구단이 수익을 낸 만큼만 쓰자고 유럽축구연맹이 제정한 룰이다. 막상 이 규제가 생기니 그 벽은 소규모 구단에게만 생겼다. 하부리그에서 상위리그로 승격한 팀들은 생존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감행한다. 하지만 투자 대비 성과가 나오지 않아 FFP룰이 적용되어 더 낮은 리그로 강등되는 결과를 낳았다. 상위 그룹에 속한 팀들은 매 시즌마다 투자를 하지만 더 거대한 자본을 가진 구단들에 의해 우승을 놓쳐 결국 FFP룰로 징계를 받게 됐다. 또한 맨시티와 PSG가 형성해놓은 선수 이적료 거품으로 인해, 선수 몸값이 터무니없게 높게 책정되어 웬만한 구단들은 유명선수 영입조차 어려워졌다.

그렇다면 맨시티와 PSG는 왜 FFP룰의 제지를 받지 않은 것일까. 스타플레이어들의 영입으로 수입이 많아서? 절대 그들의 유니폼만으로 영입과정에 발생된 조 단위의 금액을 채우는 건 불가능하다. 얼마 전 맨시티의 리그 대회 트레블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축하 분위기를 깨면서까지 그들의 비리에 대해 질문을 했다. 맨시티의 감독 펩 과르디올라는 해당 기자에게 얼굴을 붉히며 평소 보여준 논리적인 답변 대신 폭언을 퍼부었다. 결국 아무런 해명도 들을 수 없었고, 의심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평소 젠틀하고도 논리적인 그는 왜 항상 FFP에 관한 질문 앞에선 무너지는 것일까.

비리로 인해 재출마가 좌절된 전 UEFA 회장 플라티니, 그리고 현 회장 인판티노가 해당 구단에 규제를 완화해줬다는 다수의 언론매체의 보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선수 영입과정에 있어선 전 세계에 가장 많은 보도를 뿌리는 이들이, 왜 FFP에 관련된 질문에 대해선 어떠한 해명조차 하지 않는지 의심이 지워지질 않는다.

스포츠의 기본 원칙은 공정성이다. 편파적, 혹은 불법적 행위를 법으로 제한하는 이유는 서로 평등한 환경에서 스스로의 능력을 발전시켜 경쟁 하도록 만든 것이다. 하지만 목적을 위해, 정해진 룰을 어기는 것은 스포츠 정신을 위반하는 행위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스포츠계가 무너질 수 있음을 예측하게 만든다. 정당한 방법과 순수노력으로 스포츠정신을 계승하는 이들에게 저러한 행위들은 회의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스포츠계를 병들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정정당당한 경쟁을 바탕으로 한 스포츠 정신을 위반한 이들이 과연 챔피언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자격이 있을까? 돈으로 우승을 살 순 없다면, 더 큰 돈으로는 사겠다는 그들. 전통조차 없던 구단에게 계속된 우승은 전통을 만들어 줄 것이다. 하지만 스포츠 정신을 뿌리 채 뽑아버린 그들에게선 앞으로도 절대 근본을 찾을 순 없을 것이다.

김단아 기자  danah09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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