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즈
오피니언칼럼·기고
[DIMA칼럼]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포용국가 아동정책 中 체벌금지에 관하
최주희 기자  |  whdlsp@naver.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6.03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지난 5월 23일 문재인 정부는 모두가 잘 사는 포용국가를 위한 아동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아동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국가의 책임을 확대하는 정책이다. 정책 내용으로는,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지원 및 보호하고 아동이 정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아동의 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 및 지원하고 놀이 개발에 힘쓴다.

이들 정책들 중에서 아동 체벌 금지에 관한 내용이 사회의 주목을 받았고 찬반 논쟁이뜨겁게 달구고 있다. ‘친권자는 자식을 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는 민법 915조 조항이 1960년에 제정된 후 처음 시도된 개정이다. 이 논쟁이 뜨거운데는 ‘사랑하는 아이에게 매를 아끼지 말라’는 우리 선조들의 가르침도 있었고, 자식을 자신의 분신으로 여겨온 우리 문화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2017년에 실시한 ‘보호가 필요한 아동 발생 유형’ 조사에서 ‘학대’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아동학대 사례 건수는 2001년부터 최근까지 단 한 해도 감소되지 않고 매년 증가해 왔다. 2001년 2천 105건에서 2017년 2만 2천 367건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학대자가 부모인 경우가 매년 7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국가가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체벌을 간섭할 수 없었고, 부모의 체벌 강도가 심해지면 아이들은 학대에 무방비하게 노출될 수 밖에 없었다.

보호가 필요한 아동 발생 유형과 아동학대 사례 건수 통계 자료가 보여주듯이, 아동 체벌과 학대 문제는 아동 권리 확보를 위해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 한다. 건강 지원, 교육 강화 등 아동복지를 위한 정책을 아무리 풍부히 도입해도 아동에게 직접적인 상처를 입히는 학대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실질적으로 아동 복지가 증진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체벌 없는 양육은 우리 나라의 부모들에게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체벌없이 아동을 교육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가? 1979년 세계 최초로 스웨덴이 가정 내 자녀 체벌을 금지했다. 아동 교육에는 어느 정도 체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당시 스웨덴 부모들도 체벌 금지법에 강력히 반대했었다. 하지만 정부는 자녀에 대한 국민의 인식 개선을 위해 홍보를 강화하면서 법을 집행했다. 법 집행 30년이 지나자 자녀에게 체벌을 가한 경험이 있는 부모는 전 국민의 10% 뿐이었다. 스웨덴 부모 중 90%는 체벌 없이 아이를 양육했다

일본 후지와라 치과의대 교수와 가와치 이치로 하버드대학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체벌 경험한 아동 집단은 그렇지 않은 아동 집단보다 ‘이야기를 침착하게 듣지 않는 행동’을 할 확률이 약 1.6배 높다. 이들의 연구에서는 학대 경험뿐 아니라 체벌 빈도가 높을수록 문제아가 될 개연성이 높다는 결과 역시 도출되었다. 즉, 학대의 강도만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체벌이라도 자주 일어나면 아동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 그들의 연구 결과이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부모들이 생각해 왔던 체벌이 아동의 예의범절을 교육하는 데에 유용하다는 인식을 완전히 뒤엎는다.

현재 핀란드와 독일 등을 포함한 54개 선진국들이 가정 내 아동 체벌 금지 조항을 제정하여 준수하도록 하고 있다. 이들 선진국들의 어린이 행복지수는 높다. 그리고 창의적 사고를 지닌 어린이들로 성장하고 있다. 2016년 어린이 행복 지수 조사에서 OECD 국가 중 우리나라는 최하위 수준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아동에게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조사하자 ‘화목한 가정’이 가장 많이 꼽혔다. 또한 어른들에게는 ‘사랑의 매’로 불리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지옥의 매’로 불리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부모들로부터 받은 체벌이 아이들에게는 부정적 감정 촉매제였던 것이다.

체벌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체벌은 가정에서부터 사라져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가정내 아동 체벌 금지 조항에 대한 논란은 일정기간 계속될 것이다. 이 논쟁은 어른들의 관점이 아니라 아이들의 관점에서 재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은 가정이 어떻게 화목한 가정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고민할 때가 되었다. 그리고 교육적 차원에서 육체적 체벌만이 어린이들을 훌륭하게 교육시킬 유일한 수단이었던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필요하다’는 이유만으로 유지되어온 사랑의 매에 대한 전통적 인식이 국가적 차원의 사법적 간섭을 가로막음으로서 수많은 아동을 혹사시키는 학대로 이어져 오게 한 가장 근본적 이유이다. 훈육을 위해서 아이를 상처 입히는 것이 과연 적절한 방식이었을까? 사랑의 매 이외의 더 좋은 훈육 방식을 찾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을까? 전통이라는 이유 만으로 아동학대를 야기해 왔던 가정내 아동 체벌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사랑의 매가 과연 부모의 감정이 개입되지 않고, 내려질 수 있는 성질의 것인가? 부모의 감정이 개입된 매가 어떻게 사랑의 매가 될 수 있다는 것인가? 전통도 불합리하다면 버려야 한다. 아동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를 올바로 교육시키기 위해 사랑으로 매질을 한다는 전통은 창의적 사고를 지닌 인재만이 생존할 수 있는 21세기형 인재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이제 사랑의 매를 버리고 새로운 교육방법을 찾아야 할 시기가 된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문제는 우리 부모들이 당장 사랑의 매를 놓고 아동들을 올바로 교육시키기 위한 새로운 교육 방법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점을 정부가 나서야 한다. 그래야 논란을 해결할 수 있다. 정부가 가정 내에서 부모들이 아동을 올바르게 훈육하는 방법을 연구하여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교육시켜야 한다. .

2014년에 스웨덴 정부가 발표한 <체벌 금지법 제정 35년 후 보고서>에는 “폭력, 위협, 협박을 사용하지 않고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하는 것은 성인의 책임이다.”라는 문장이 있다. 체벌은 어른들에게는 훈육일지 몰라도 아이들에게는 위협이다. 체벌이 순간적으로 아이들을 순종하게 할 수 있지만 이는 위협에 대한 순종일 뿐이다. 체벌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보여줄 갈등 해결의 올바른 표본이 아니다. 위협과 순종을 겪고 자란 아이들은 올바른 생각으로 갈등을 해결할 수 없다. 아이들은 부모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정립한다. 부모가 보여주는 행동이 아이들의 거울이 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주희 기자  whdlsp@naver.com

<저작권자 © 뉴스라이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주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지역뉴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주)공감채널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10길 6,308호(성수동1가)  |  제호 : 뉴스라이즈  |  대표전화 : 02-2124-0666  |  팩스 : 02-3394-5891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서울, 아04152  |  발행일자 : 2010년 11월 26일  |  등록일자 : 2011년 2월21일  |  발행인 : 서재호  |  편집인 : 서재호
청소년보호책임자 : 서재호
Copyright © 2011 뉴스라이즈.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esk@newsris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