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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MA 칼럼] 세계보건기구(WHO) ‘게임중독’ 질병 인정, 사회적 논의 더 필요하다.
김덕현 기자  |  iowa585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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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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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2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서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를 ‘질병’으로 분류한 11차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안(ICD-11) 등재가 확실해졌다. 즉, WHO는 게임을 실생활에서 사망, 건강 위협의 주요 원인으로 집은 것이다. 그러나 현재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보는 것은 부적절하다.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보기엔 아직 논란의 여지가 많다.

  우선, 게임 중독을 진단하기 위한 기준이 모호하다. WHO는 1) 게임에 대한 통제력이 약화됨. 2) 다른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우선시함. 3) 이런 부정적 결과에도 12개월 이상 게임을 지속하면 게임 중독으로 진단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SNS·쇼핑·낚시 등 어느 것을 대입해도 문제가 될 수 있으며, 게임 통제 능력이 약화되는 것과 다른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우선으로 여기는 것이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을 의미하는지 알 수가 없다. 또한, ‘증상이 심각할 경우 12개월보다 적은 기간이라도 게임중독 판정을 내릴 수 있다’지만 ‘증상의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 이렇게 논란이 많은 상태에서 무비판적으로 우리나라에 도입해서는 안 된다. 최소 2022년에 한국 질병·사인분류에 반영이 가능한 만큼 그전까지 설득력 있는 연구 결과와 정교한 진단 기준을 만들어야한다.

  게임의 질병코드 도입에 대해 게임업계의 반발은 당연하다. 게임 산업에 치명타가 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게임이 청소년들에게 사회악으로 여겨지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이러한 WHO의 결정은 ‘게임이 술, 마약과 동일 선상의 위험성을 갖고 있다’라는 편견을 심화시킬 것이다. 당연히 이를 빌미로 게임규제는 강화되고 게임사들의 재정난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재정난은 참신한 게임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데 어려움이 될 것이다.
  또한, 게임 제작자들은 ‘병인’을 제공하는 불순물 제작자로 간주될 것이다. 그러면 게임 제작자들은 자신의 능력을 당당하게 펼칠 수 없게 될 것이며 인재들은 모두 해외로 떠날 것이다. 결국 이는 한국의 게임 산업 입지를 크게 위축시켜 전체적인 산업구조를 붕괴시킬 것이다.

  WHO의 이번 결정이 게임과 관련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내’가 어떤 분야의 게임을 선택하는지, 언제 얼마나 즐길 것인지 등의 문제에서 개인의 선택권과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수 있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8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는 학생들에게 게임이 퍼진 최근 10년 동안 청소년 음주, 흡연, 우울증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게임이 청소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력만 행사하고 있다는 의견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분명 게임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도 존재하겠지만, 이 사람들의 진짜 고통은 게임이 아닐 수도 있다. ‘학업 스트레스가 게임 중독의 원인이다’라는 연구 결과, ‘ADHD와 게임 중독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분석도 있다. 게임 자체가 중독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기보다 그 이면에 또 다른 원인이 숨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게임 중독자를 치료하겠다는 생각 이전에 게임 중독을 일으키는 주변 환경에 대해 분석하고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는 생각이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

  WHO의 발표 이후, SNS에서 ‘게임 중독으로 군 면제가 가능하냐’, ‘병가를 낼 수 있냐’와 같은 우스갯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만약 우리나라가 WHO의 결정을 그저 따라간다면 과연 그 말이 우스갯소리로 끝날까? 게임의 잠재력과 게임 이용의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무분별하게 결정한다면, 위험부담의 대가는 치러질 것이다.

김덕현 기자  iowa585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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