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조용하기만 하던 도서관이 아침부터 떠들썩하다. 강의실이 어디인지 여쭤보는 사람부터 좋은 자리에 앉기 위해 서두르는 사람, 반가운 지인들과 삼삼오오 모여앉아 강의에 대한 설레는 기대감을 나누는 사람들까지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대치도서관(관장 유순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인문독서아카데미’ 공모 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명실상부한 철학박사들로 구성된 전문 강사진들이 ‘세계 문명을 탄생시킨 근대의 힘! - 예술과 철학의 사회사’라는 주제를 갖고 4개월 동안 15회에 걸쳐 펼칠 이야기는 교육특구라는 강남구 대치동 주민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접수일이 다가오자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접수 시작은 오전 9시부터지만 1시간도 훨씬 전부터 줄을 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 대기표를 발행하였다.

 

한상연 교수님의 강의가 시작되고, 모두들 숨죽인 채 강의에 몰입하였다. ‘빛과 어둠의 알레고리와 상징 – 르네상스 / 바로크 미술’을 주제로 시작한 첫 번째 강연은 회화의 발전양상부터 르네상스 및 바로크 미술의 의의에 대해 철학사적 관점으로 풀어내는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예술의 이면에 숨겨진 의미를 배우니, 마치 강의실이 아닌 미술관 한가운데에 서있는 기분이 들었다.

 

도대체 무엇이 대치동 주민들을 도서관으로 그리고 인문학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걸까. 인문학은 지적 욕구에 대한 갈증은 물론 정신적 갈증도 해소해준다. 메마른 삶에 단비 같은 활력을 불어넣어 풍성한 삶을 만들어준다. 혼자가 아닌 함께 이야기하며 인생의 답을 찾아가는 인문학, 주민들의 열성적인 참여가 더해져 자기성찰과 치유의 인문학으로 거듭나고 있다.

 

프로그램 관련 자세한 사항은 대치도서관(02-565-6666)으로 문의하거나 대치도서관 홈페이지(http://dchlib.gangnam.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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