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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조기 치료보다 예방 치료가 더 중요하다- 치매 명의 킴스패밀리의원 김철수 원장 컬럼
서재호 기자  |  mbtimkt@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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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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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을 바라보는 H회장은 마음이 편치 않다. 부인이 치매 초기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몇 개월째 치료를 받고 있지만 좋아지는 기미가 보이지 않아 다른 치료를 받아보기 위해 우리 병원을 찾았다. 그런데 진료를 해보니 부인도 부인이지만 H회장의 상태도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의사의 눈에는 이상 징후가 뚜렷이 보였다. 다소 고차원적 이야기는 못 알아듣고 행동도 빠릿빠릿하지 못하고 굼떠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본인이 심각한 상태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전혀 자신의 문제를 못 느끼고 있었다.

현재 치매 환자는 아닐지 몰라도 의사의 눈에 여러 가지 인지기능이 떨어진 것이 보일 정도라면 객관적 경도인지장애의 단계이거나 이미 치매로 들어섰을 가능성이 있었다. 특히 피질하 경색의 가능성이 보여 MRI 검사를 권유하였다. 처음에는 완강하게 거부하던 H회장도 문제의 심각성을 겨우 이해하고는 약물 치료를 받기로 하고 돌아갔다.

부부의 한약을 집으로 배송했는데 언제 자신이 약을 먹겠다고 했냐며 H회장이 화를 냈다. 병원에서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했음에도 본인 스스로는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다. 다시 차근차근 이해를 시키는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워낙 이성적이고 이해력이 높았던 분이어서 상세한 설명을 듣고 나서는 약을 먹기로 했다. 이후에는 한 번도 약에 대한 거부 없이 꾸준히 약을 먹어 지금은 많이 회복되었으며, 한 달에 한 번씩은 부인과 함께 진료를 받으러 나오고 있다.

H회장의 경우 사업상 술 접대도 많았고 담배도 40년 이상 피웠으며 젊어서 고생도 많이 했다. 이런 이유 외에도 잘못된 식습관이나 항산화제, 각종 영양소가 부족한 음식 섭취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운동을 게을리 하거나 삶의 패턴이 단순하거나 사회성이 부족한 것도 뇌 건강에 좋지 않다. 잠을 제대로 못 자거나 수면제를 장기간 먹는 것도 영향을 준다. 두통이나 편두통이 심한 것도 뇌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으며, 진통제를 남용해도 머리에 베타아밀로이드가 잘 쌓이게 된다.

고민이나 불안 같은 정신적 스트레스는 물론 술이나 독소에 의한 산화적 스트레스도 뇌를 힘들게 한다. 머리를 자주 다치거나 충격이 누적되는 것도 좋지 않다. 과체중,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등은 심혈관계 질병을 잘 발생시킬 뿐만 아니라, 치매 특히 혈관성 치매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과음, 흡연, 연탄가스 중독, 잦은 저혈당 쇼크, 패혈증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뇌가 충격을 받는 것도 뇌 건강에 좋지 않다. 또한 지나친 스트레스도 나쁘지만 아무 생각 없이 넋 놓고 사는 것도 나쁘다.

뇌 건강을 위해서는 H회장처럼 일찍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뇌세포 재활 치료를 오히려 조금 더 일찍 시작했으면 좋았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증상이 없으면 예방 치료를 시작할 생각은 하지 못한다. 모든 질병에 조기 치료가 중요하지만 특히 뇌 건강은 치료 시기가 더욱 중요하므로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또한 조기 치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방 치료이다. H회장처럼 뇌세포 재활로 예방 치료를 할 수 있지만 뇌가 빨리 나빠지지 않게 하는 예방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열심히 운동하고 바지런하며, 다양한 활동이나 활발한 사회생활이 필요하고, 잘 자고 잘 먹는 것도 중요하다. 술과 담배 같이 뇌를 못 살게 구는 것을 피하고, 물리적 충격도 피해야 한다. 교통사고나 낙상을 당했다면 회복하더라도 어혈과 뇌의 미세 손상에 대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자주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자기반성이나 묵상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나쁜 뇌 구조를 좋은 뇌 구조로 바꿀 수 있다.

최근 진단 기법의 발달로 인해 치매의 바로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기간에 치매로 진행되는 근거를 찾아내어 조기 치료를 시작하면서 치매 치료에 큰 희망을 주고 있다. 아쉬운 것은 치매가 시작되는 시점에 이미 60퍼센트(이해를 돕기 위한 수치) 정도의 뇌세포가 소실되었고 40퍼센트 정도만 남아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살아 있는 뇌세포마저도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단백 찌꺼기 등으로 활력이 많이 떨어져 있다. 이로 인해 정상 상태에 비해 뇌기능이 10퍼센트 정도 더 떨어진다. 이처럼 70퍼센트의 뇌기능이 떨어질 때까지 치매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중요한 뇌 부분이 손상되면서 일찍 치매가 되는 경우도 있다.

결국 조기에 발견한다 해도 이미 뇌가 많이 부서진 이후이다. 그러니 조기 진단으로 치료를 시작한다는 것도 뇌세포 재활이라는 관점으로 보면 늦은 것이다. 치매 예방 치료는 빠를수록 좋다. 치매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하지만 낡은 집을 수리하듯 정기적으로 치매 예방 치료를 하는 것이 적극적인 예방이다.

사실 ‘예방 치료’라는 말은 없다. 병이 생기기 전의 ‘예방’과 병이 생긴 후의 ‘치료’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 알츠하이머 치매의 경우 초기에 발견되어도 전체 7단계 중 4단계에 해당된다. 이 말은 1~3단계를 치매로 여기지 않지만 뇌세포가 약해지고 부서져가는 관점으로 보면 이미 병이라는 것이다. 뇌세포가 약해지고 부서져가는 것을 치료하는 것이므로 예방 치료도 치료이다. 이렇게 치료하는 것이 치매를 예방하는 것이기도 하여 예방 치료라는 말을 사용했다.

 

 

 

서재호 기자  mbtimkt@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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