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검증으로 책을 쓰는 '인터뷰 장인' 김도윤 작가에게 작가 정신에 대해 물었다

 
 

다섯 번째 책 <1등은 당신처럼 공부하지 않았다>에서 다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눈 지난 인터뷰에 이어, 이번 인터뷰에서는 ‘발로 뛰는 열정으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작가’인 김도윤 작가에게 작가 정신에 대해 물었다.

 

송(송은주 기자): 작가님께서 쓰신 책들을 보면 특정 독자층이 궁금할만한 내용을 굉장히 잘 찾아서 책을 기획하고 쓰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런 주제나 소재를 찾게 된 계기가 있나요?

김(김도윤 작가): 저는 책을 쓸 때 딱 두 가지를 생각합니다. 독자와 저 자신입니다. 첫 번째는 독자가 원하는 주제는 무엇인가, 두 번째는 내가 쓰고 싶은 주제는 무엇인가, 그리고 세 번째로 내가 쓸 수 있는 주제는 무엇인가를 생각합니다. 내가 쓰고 싶은 주제와 내가 잘 쓸 수 있는 주제는 다르거든요. 일단은 제가 쓰고 싶은 큰 주제 중에서 제가 쓸 수 있는 주제를 정하면 범위가 좀 좁혀집니다. 그 중에서도 독자가 원하는 주제로 더 좁힐 수 있습니다. 제가 독자의 니즈를 대변하는 작가인 이상 독자가 관심이 없는 주제를 쓰는 것은 추구하지 않거든요.

독자가 원하는 주제, 그 중에서 내가 쓰고 싶고 쓸 수 있는 주제, 이 세 가지 조건 중에서도 내가 쓰고 싶은 주제, 내가 쓸 수 있는 주제의 영향이 가장 큰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러다보니 제가 학벌에 대한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었는데 학벌만 따지는 세상에 일침을 가하고 싶어서 첫 책 <날개는 없다 그래서 뛰는 거다>를 쓴 거고요. 또 제가 취업에 어려움을 많이 느끼기도 했고 후배들에게 동기부여를 넘어 취업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싶어서 두 번째 책 <인사담당자들의 비밀녹취록>을 썼죠. 2018년 평창 올림픽이 있었을 때는 올림픽금메달리스트들에 관한 책이 나오면 좋을 것 같아 그분들을 인터뷰한 책을 냈고요, 제가 기획에 대한 경험이 많고 사람들이 기획에 대해 잘 알고 싶어 해서 기획에 관한 책을 썼고요.

 

송: 아, 그러면 다섯 번째 책 <1등은 당신처럼 공부하지 않았다>도 작가님이 쓰고 싶고 잘 쓸 수 있는 주제였다는 말씀이군요.

김: 그렇죠. 제가 공부에 대한 관심이 많고, 우리나라 국민들이 사교육에 대한 열정과 관심이 많은데, 학생들은 공부에 흥미를 못 느끼거나 자기가 잘할 만한 공부를 찾지 못하고 있죠. 그래서 그 해결책을 조금 보태고 싶기도 했습니다. 이건 독자들의 필요를 충족시킨다는 작가로서의 사명이기도 했죠.

그리고 이건 좀 다른 관점이지만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요, 작가라면 작가로서의 사명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상업적인 요구’를 만족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책을 내도 한 권도 팔리지 않으면 저는 작가로서는 존속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작가로서의 사명감, 독자를 생각하는 마음만큼 상업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도 똑같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로서의 정신과 독자를 중요시하는 마음은 저도 똑같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와 똑같은 무게로 이 책이 얼마나 팔리느냐의 관점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야만 내가 계속 책을 낼 수 있는 지속성의 발판이 마련이 되니까요. 제가 독자를 생각해서 낸 책이 잘 팔리면 그만큼 앞으로도 독자를 더 많이 생각한 책들을 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송: 솔직하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 사명에 대해 말씀하시니 작가님의 작가로서의 시작이 궁금해지네요. 작가님이 작가가 되신 이유가 원래 작가가 되고 싶어서였나요, 아니면 첫책 <날개가 없다 그래서 뛰는 거다>에서처럼 대한민국에서 지방대생의 생존법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그걸 가능하게 한 일이 작가이기 때문에 작가가 되신 건가요.

김: 후자의 이야기가 맞는 것 같습니다. 저는 원래 작가가 되고 싶었다기 보다는 세상에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습니다. 그 방법이 책이었지요. 책으로 쓰면 명쾌하고 깔끔하죠. 올바르게 지성적으로 던지는 메시지이기도 하죠. 그래서 그렇게 시작했던 책쓰기가 하다 보니 이렇게 다섯 권이나 내게 될 줄은 저도 몰랐죠.

 

송: 작가님도 이렇게 여러 주제에 관한 책을 여러 권 낼지 몰랐다는 말씀이 재미있네요. 작가님의 책을 보면 엄청난 노력을 하고 발로 뛰는 작가라는 생각이듭니다. 작가로서 자신이 가진 가장 큰 장점과 취약점, 그리고 그걸 극복하기 위해서 하는 노력이 무엇인지 말씀해주세요.

김: 제 첫 번째 장점은 기획을 잘 한다는 것입니다. 책의 주제, 제목, 내용에 대한 기획을 잘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장점은 그 기획을 토대로 추진해내는 추진력이 좋다는 점입니다.

요즘은 자기계발서 시장이 많이 축소되었습니다. 에세이 분야 책이 인기가 많죠. 자기계발서 분야가 인기가 떨어진 이유는 첫째, 사람들이 그 책들을 읽어도 잘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둘째로는 사람들이 자기계발서를 읽고 노력해도 대한민국 현실에서는 잘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자기계발서 작가들이 책을 잘못 썼기 때문입니다. 자기 책을 복제하듯 쓰는 사람들도 있고 자기 생각이 정답인 것처럼 쓰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외국 도서를 보면 출처가 많지요. 인용을 할 때는 출처를 밝히고 인터뷰도 많이 하죠. 스티브잡스에 관한 책 <잡스>의 작가는 월터 아이작슨이라는 작가인데 CNN에서 근무했던 편집장이었습니다. 그 사람이 어떻게 천 페이지에 달하는 <잡스>의 전기를 쓸 수 있는가, 생각해보면 그 사람이 만난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죠. 월터 아이작슨이 그 책을 쓰기 위해 만났던 사람들은 118명입니다. 스티브 잡스 전기를 쓰기 위해 만난 사람이 그렇게 많았던 거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종합적인 시각이 나오니까요.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ooo의 독서 습관>처럼 어떤 인물의 독서습관에 관한 책을 내도 주로 인용을 많이 한 책들이 많습니다. 그 사람을 직접 만나보지 않았기 때문에 검증된 책이라고 할 수 없죠. 인용이라는 것은 어떤 책을 쓸 때 보조적인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고 필요합니다만, 그게 주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저는 어떤 책을 쓸 때 관련자들을 다 만나서 심층 인터뷰를 합니다. 몰입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33명을 전국에서 찾아서 직접 인터뷰를 해서 책을 낸 것 처럼요. 취업 준비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인사담당자 100명의 이야기를 녹취해서 그 안에서 저의 인사이트(insight)를 찾아 그걸 책으로 낸 거고요. 대한민국에 저보다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은 많지만 특히 자기계발서 책은 이런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직접 발로 뛰고 그 많은 사람들을 심층 인터뷰를 있다는 점이 작가로서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어떤 주장을 하기 위해 팩트와 근거를 찾으려는 노력을 많이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작가 김도윤의 차별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송: 작가님이 추구하시는 책의 방향은 무엇입니까.

김: 제 책을 보시는 분들이 김도윤의 책에는 이런 데이터와 근거들이 있어서 믿을만하다고 느끼신다는 말씀을 많이 듣습니다. 신뢰성이 있는 나침반 같은 책이 제가 추구하는 책입니다.

 

송: 작가로서의 삶과 인간 김도윤으로서의 삶은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요?

김: 작가로서 신뢰할만한 팩트만을 기반으로 책임감 있게 책을 쓰려고 하는 만큼, 저 개인의 삶도 책임감 있는 삶을 살려고 노력합니다. 제 책을 읽은 분들이 12만 명 정도 되시거든요. 그 분들이 제 책을 읽고 나서 열심히 살려고 하실 텐데, 그 글에 책임감이 없다면, 책임 있는 삶이 없다면 독자들은 제 책에 속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이죠. 저는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송: 작가님의 책을 읽으면 이 작가는 참 열심히 살고, 치밀하게 취재해서 검증된 팩트로 쓰는 작가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가 다 있었군요. 이렇게 ‘열심히’ 사시는 작가로서도 다섯 권의 책을 내기 까지 특히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무엇이었나요?

김: 지금은 그렇게 열심히 발로 뛰고 성과도 좋은 작가로 인정받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은 세 번째 책을 낼 때까지만 해도 ‘김도윤의 정체성은 과연 무엇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제가 지방대, 취업에 관한 책도 쓰고, 몰입, 기획, 습관에 관한 책도 쓰고 하니 주제에 관한 정체성이 부족해보였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때마다 저는 ‘내가 쓰고 싶은 주제를 쓰고 싶다’고 어필을 했고, 이렇게 내가 쓰고 싶고 잘 쓸 수 있는 주제에 관해 꾸준히 책을 쓰다보면 이런 저만의 스타일도 하나의 길로서 인정을 받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지금은 출판사에서 쓰고 싶은 주제가 있을 때 언제든 제안할 수 있는 작가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출판사에서 김도윤 작가는 인터뷰라는 검증도구에 강한, 분야에 상관없이 어떤 주제든 파고들 수 있는 작가로 인식을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기획과 섭외를 위해 철저하게 현장에서 발로 뛰고 또 그 결과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를 잘 하는 작가로 인정받고 있음을 느낍니다.

 

송: 작가님 책들이 나온 시기를 보면 2018년에만 세 권이 나왔습니다. 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 다작이 가능한 비결이 무엇인가요?

김: 정확하게 말하면 2017년에 두 번째 책이 나왔고 세 번째 책이 2017년 연말에 나와야 했었는데 2018년에 나온 거고요, 그래서 2017년, 2018년 모두 두 권씩 집필을 했고 올해도 7월, 11월에 한 권씩 두 권을 낼 계획입니다. 매년 두 권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다작이 가능한 이유는 먼저 제가 출판 시스템을 이해하고 있고, 두 번째는 경험치가 그만큼 쌓여있기 때문이겠죠. 세 번째는 제가 굉장히 열심히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한 두 가지 요건이 충족 돼도 일 년에 책을 두 권 내는 건 쉽지 않거든요. 저는 정말 스스로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송: 그렇게 첫 번째 책을 내고 열정적인 작가로 살기 시작하시기 전에, 작가님의 꿈은 원래 무엇이었나요?

김: 대한민국 최고의 동기부여강사, 모티베이터였습니다. 이런 꿈을 가지게 된 이유는 제가 뒤늦게 꿈을 가지고 열심히 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첫 책<날개가 없다 그래서 뛰는 거다>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가 굉장히 늦게 ‘시작’을 했죠. 26살 때요. 그전의 저는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이 8,90퍼센트 정도는 제 인생 성공을 늦춘 이유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이유는 저를 자극 시켜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를 변화의 임계점까지 이끌어줄 모티베이터가 주변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과거의 저처럼 인생을 살아가는 동력이 없는 분들에게 그 동기를 부여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나처럼 늦게 시작하지 않았으면, 지금부터라도 변화하였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살거나, 지금부터 살거나’라는 말을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이 슬로건이 제가 추구하는 모티베이터로서의 궁극의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송: 올해 나올 책의 주제는 무엇인가요? 또 앞으로 자기계발서 외의 장르의 책을 쓰고 싶으시다면 어떤 책을 쓰고 싶으신가요?

김: 올해 나올 첫 번째 책의 주제는 창업입니다. 이 책은 경제 경영 분야 책으로 나올거고요, 그리고 앞으로 에세이 책도 쓸 계획입니다. 이로써 제가 책을 내는 큰 세 가지 분야는 자기계발, 경제 경영, 에세이 분야가 되겠네요.

 

송: 앞으로 꼭 한번쯤 쓰고 싶은 주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김: 제가 마흔 쯤 되었을 때 제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제대로 쓰고 싶습니다. <날개는 없다 그래서 뛰는거다>는 제 인생에서 학벌이라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만 쓴 거고요, 마흔에는 김도윤의 인생을 어떤 노력을 하며 살아왔나에 대해 쓰고 싶어요.

 

송: 마지막으로 독자들을과 작가지망생들을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요?

김: 귀를 열어놓을 필요는 있지만 사람들의 말을 모두 다 들을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쓰고 싶은 주제를 쓰겠다는 일관성 있는 소신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해서 결국 저만의 캐릭터를 가진 작가가 된 것처럼 자신이 생각하는 길에 대한 소신을 지켜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제가 ‘지각 인생’이라고 언젠가 표현했듯이, 저는 늦게 시작했지만 한편으로는 좀 더 일찍 인생을 열심히 살기 시작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저는 스노우볼의 효과를 믿거든요. 뭔가를 일찍 시작해서 이뤄나가는 것이 있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그 효과와 성과가 커지겠지요. 제 책을 읽으시는 분들과 작가를 지망하시는 분들은 좀 더 일찍 자신의 인생에 대한 관점을 가지고 변화하시고, 또 목표하시는 바를 꾸준히 이루어나가시길 바랍니다.

 

자신을 열 글자로 표현해달라는 기자의 주문에 ‘책처럼 사는 모티베이터’라고 표현한 김도윤 작가. 자신이 쓰는 책처럼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는 작가처럼 신뢰가 가는 작가가 있을까? 철저한 검증과 땀과 노력으로 쓴 김도윤 작가의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이러한 작가의 말은 작가와 책에 대해 뜨거운 감동과 신뢰를 갖게 한다. 이것이 개인의 경험기 일색의 자기계발서와 인용문만으로 쉽게 쓰인 책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 출판계에서 ‘철저하게 검증하고 발로 뛰며 쓰라’, ‘자신의 책처럼 살라’는 김도윤 작가의 작가 정신이 특히 빛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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