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으로 유통업계가 뜨겁다. 마켓컬리가 시작한 ‘샛별배송’은 유통업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수도권기준 밤 11시 전에만 주문하면 다음날 7시 전 새벽에 문 앞으로 배달해준다. 다음 날 먹을거리가 갑자기 떨어졌다던가, 갑자기 손님대접을 해야 할 경우 자기 전에 주문해 놓으면 아침에 문 앞에 도착해있다. 주문한 상품의 무사도착을 알리는 문자를 받아보면 시간은 새벽 4시대인 경우도 있다. 프리미엄으로 엄선되었다는 식재료를 마트를 가지 않아도 집까지 배달해주고, 그 식재료로 아침을 해 먹을 수 있다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마켓컬리의 인기가 높아지자 소셜커머스 쿠팡은 신선식품을 포함하여 새벽 배송을 하는 로켓프레시 서비스를 개시했다. 프리미엄 푸드마켓 헬로네이처, 동원몰의 밴드프레시 등 프리미엄 푸드마켓이나 신선식품 배달을 중심으로 새벽배송 서비스가 급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당일 배송으로 이미 인기가 높았던 대형마트들도 그 소리 없는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마트는 쓱배송 굿모닝이라는 새벽배송을 개시하였고 홈플러스도 새벽배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용하는 고객들 입장에서는 새벽배송의 상품의 질과 배송속도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큰 편이다. 심지어 서비스에 따라 우유 하나를 사도 다음날 무료로 새벽배송 되는 경우가 있으니 신기하고 매우 편리하다는 의견들도 많다. 하지만 새벽배송을 상품을 주문해보면 또 다른 이유로 놀라게 된다. 바로 배송상품들의 과대포장 때문이다.

실제로 두 업체에서 새벽배송을 주문해보았다. 한 업체에서는 5가지를 주문했는데 큰 종이 박스 3개와 스티포롬박스 1개가 왔다. 또 다른 업체에서도 7가지를 주문했는데 종이박스 2개와 배송용 비닐팩 2개, 스티로폼 1개에 담겨 왔다. 몇 번을 시켜도 상황은 비슷하다. 4가지를 시켰더니 4개의 다른 묶음이 집 앞에 산처럼 쌓여 있을 때도 있었고, 각각의 상자를 열어보면 실제 상품에 비해 너무 큰 상자에 담겨 오는 경우도 있었다. 송장을 확인해보면 빠른 시간 안에 각각의 상품들이 서로 다른 생산지나 물류센터에서 각기 배송되어 왔다. 전날 밤 11시나 12시 전에 주문한 상품을 새벽에 배송하려고 하다 보니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중앙에서 물류를 모아 한꺼번에 취급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과대포장이 심해지는 것으로 보인다.

마트에 가는 시간과 이동비용을 아꼈으나 이렇게나 많은 쓰레기를 얻었다고 생각하면 무엇이 이익인가 생각볼 일이다. 한 번의 새벽배송으로 집안에는 몇 개의 종이박스와 스티로폼 박스가 쌓인다. 배송된 상품을 꺼내 모아보면 장바구니 하나에 담겨올 만한 양일 경우도 있으니 자연과 사회가 치러야할 비용이 얼마나 큰지 절감할 수 있다. 얇은 종이가 썩으려면 최소 5개월이 걸린다. 종이 박스는 몇 년이 걸린다. 더군다나 새벽배송 상품은 신선식품인 경우가 많아 종이 상자 안에 보온 은박 커버를 씌운 경우도 많다. 업체에 따라 스티로폼 쓰레기나 아이스박스를 되가져가는 업체도 있지만 위생상의 이유로 모두 폐기하고 재활용한다고 한다. 그 쓰레기를 분리수거하고 분리수거 차가 와서 수거해가고, 쓰레기 처리시설에서 처리하는 모든 노력들을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오늘 집 앞에 도착해있던 상자들이 처리되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동력, 시간, 세금이 필요할까. 또 이 지구는 그 쓰레기들이 처리되는 과정에서 발생할 매연과 에너지 낭비를 얼마나 감당해야할까.

편리한 새벽배송. 생활 속에서 적당히 활용하면 아주 좋은 서비스일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편하다는 이유로 남용하기에는 감당해야할 ‘반갑지 않은 손님’이 너무 많다. 계획성있는 소비로 퇴근길에 집 앞 슈퍼나 식료품 가게에 잠시 들러 필요한 물건만 사오는 횟수를 늘려보자. 지역경제도 살고 무료배송 금액을 맞추기 위해 과소비되는 비용도 줄고 쓰레기도 줄어든다. 스마트폰과 물류 배송 서비스의 개선이 가져온 한 번의 터치에 책임감을 가져야할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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