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제조업체와 정부, 모두 노력해야

2018년 4월 한 달 동안에 발생했던 쓰레기 대란을 기억하는가? 쓰레기 대란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서 시작됐다. 쓰레기 수거 업체는 분리 배출된 비닐과 플라스틱 등의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해 가지 않았다. 이에 아파트 단지 내 분리수거장에는 쓰레기가 산처럼 쌓이게 됐다. 정부가 쓰레기 업체에게 보조금을 지원하고 현장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설득하고 나서야 쓰레기 대란은 일단락됐다.

쓰레기 대란의 발단은 중국이었다. 중국은 부족한 자원을 해결하기 위해 외국에서 쓰레기를 수입해 재활용하여 제조업을 성장시켜 왔다. 급속한 산업 성장으로 재활용 쓰레기를 모두 처리할 수 없게 됐고 결국 중국은 쓰레기 수입을 중단했다. 2012년 1kg에 평균 600원이었던 폐플라스틱 가격이 2018년에는 257원까지 급속히 떨어졌다. 중국으로 수출 길이 막힌 국내 폐플라스틱과 비닐은 문자 그대로 골칫거리의 쓰레기가 됐고, 아파트마다 재활용 분리장에 그대로 쌓였다. 폐플라스틱과 비닐의 가격은 급속하게 하락했다. 쓰레기 수거 업체는 낮아진 가격의 폐비닐과 플라스틱을 수거를 중지했다. 이것이 쓰레기 대란이었다.

쓰레기 대란으로 분리배출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대란을 야기한 또 다른 이유가 잘못된 분리배출이었기 때문이다. OECD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재활용품 분리 배출 비율은 세계 2위다. 하지만 분리배출 효과는 그렇게 높지 않다. 음식물이 묻어 있는 상태 그대로 재활용품에 버리거나, 플라스틱병에 붙어 있는 라벨 용지를 제거하지 않고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재활용품은 재분류를 하는 중간 단계를 다시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최상급으로 분류되는 재활용품 비율은 0.1%에 불과하다. 그러나 재활용품에 라벨 용지를 제거해서 버려야 하는 것을 아는 시민은 많지 않다. 안희민(안성시, 46) 씨는 “분리수거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페트병의 비닐을 제거해서 버려야 하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분리배출을 위해서는 시민뿐만 아니라 제품 제조업체, 더 나아가 국가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폴리스티렌 등 플라스틱의 종류는 다양하다. 하지만 종류마다 쓰레기 처리 방식이 달라 재활용하기는 어렵다. 심지어 플라스틱에 색이 들어가거나 다른 종류의 물질이 첨가되면 분리배출은 더 어려워진다. 쓰레기 수거 업체 서 대표는 “시민들이 아무리 분리배출을 잘 해줘도 한계가 있다”며 “재활용이 쉽도록 제조과정에서 사용되는 제품의 물질을 어느 정도 통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제조업체가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으로 생산, 사용 후 발생되는 폐기물의 재활용까지 책임지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와 유해물질을 함유하거나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을 처리하기 위해 제조업자에게 비용을 부담시키는 ‘폐기물처분부담금제도’를 확대 시행해야 한다. 또한 분리배출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각 학교는 물론 가정, 지자체에 적극적인 분리배출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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