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드론 조종자 안전의식 부족

지난 10월 1일, 경남 진주남강유등축제에서 '드론아트 쇼'에서 날아오른 30여 대의 드론이 불빛을 내며 비행하다 서로 충돌했다. 직경 45cm의 드론 10여 대가 추락했다. 축제 관계자는 지상에 설치된 교신 장비가 장애를 일으켜 추락했다고 밝혔다. 계획 된 드론 쇼는 잠정 중단되고 안전 점검 후 쇼를 재개했다. 다행히도 추락한 드론이 대부분 남강에 떨어져 인명피해는 없었다. 중국 ‘2018 하이난 국제 여행 섬 축제-환러제’에서는 드론 300대가 오작동을 일으켜 추락했다. 드론 제조사는 자기장 간섭으로 추락했다고 밝혔다.

  누구나 쉽게 즐기는 드론, 하지만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한 조종자들은 안전하지 않은 장소에서 비행하거나 비행이 금지된 구역에서 드론을 띄운다. 드론을 장난감으로 여겨 위험한 곡예비행을 하기도 한다.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한 조종자는 사고를 야기시킨다. 지난 7월에는 중국인 여성이 동대문에서 드론을 띄웠다. 하지만 이내 조종하던 기체가 추락해 주변인들을 놀라게 했다. 중국인 여성은 항공안전법 위반으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북지역과 청와대 인근은 비행 금지 구역에 해당된다.

드론은 조종기와 기체, 센서가 신호를 주고받아 비행하는 기체다. 기체와 조종기 사이에 건물이나 나무 같은 장애물이 있을 경우 신호가 끊어져 조종이 불가능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장애물이 없더라도 GPS오류 혹은 1,2초의 기계적 오류는 비행 중인 기체를 불시착시키기도 한다. 지난 7월 해운대를 시범 순찰하던 드론은 주파수 간섭으로 신호가 끊겨 추락했다. 순찰 드론을 띄운 지 3일 만에 발생한 사고다. 프로펠러는 기체가 장애물과 충돌하거나 뒤집어지면서 부러지기도 한다. 이 경우를 대비해 조종 교육 시에는 펜스를 세워 기체로부터 조종자를 보호한다. 부러진 프로펠러는 회전운동의 힘을 받아 시민과 조종자를 위협하는 흉기가 된다. 세계적인 팝스타 ‘엔리케 이글레이시아스’는 5월 31일(현지시간) 멕시코 디후아나에서 열린 콘서트 도중 기체를 손으로 잡았고 프로펠러에 손을 크게 다쳤다. 능숙한 조종자의 비행도 예기치 못한 기계적 결함으로 사고가 일어난다. 미숙한 조종자의 비행은 머리 위를 날아다니는 폭탄과 같다. K드론 아카데미 김수용 교관은 “드론은 날아다니는 기체기 때문에 안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자동비행으로 조종자의 조종이 필요하지 않더라도 GPS오류 기계적 오류 등 비상상황에 적절한 대처를 위해 충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드론 시장은 지난 해 15조원에 이르렀고 2022년엔 34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드론 시장의 70%는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중국이 드론 강대국으로 떠오른 데에는 누구든, 언제, 어디서든 드론을 이용할 수 있게 규제를 완화한 것이 큰 역할을 했다. 드론의 발전을 위해서는 탈규제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드론을 활용하게 해야한다. 하지만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동시에 사고위험을 증가시킬 수밖에 없다. 드론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조종자가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드론은 무선전파로 조종하는 무인 항공기를 의미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사업 중 하나인 드론은 쓰임 분야가 날로 확대되고 있다. 드론은 군사적 목적으로 처음 도입됐다. 정찰, 폭격 등 위험한 임무에 드론을 이용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민간에서 드론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소방, 방재, 방역,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 이용된다. 최근에는 전남 진도군이 드론을 이용해 AI 확산을 막기 위한 항공방제를 실시했고 고흥군에서는 지적재조사 사업을 실시하는 중이다. 호주에서는 드론을 이용해 최초로 인명구조를 했다. 파도에 휩쓸린 서퍼에게 구명장비를 떨어뜨려 구조한 것이다. 드론은 낮은 비용과 적은 인력으로 높은 효율을 내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올해 드론 조종자 자격증 취득자는 약 1만 명을 넘어섰다. 실기시험을 응시하기 위해서는 수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소형, 저가 드론이 개발되면서 취미로 드론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드론으로 노후를 준비하는 노년층이 늘어나고 어린이를 위한 완구 드론도 인기다. 그야말로 남녀노소 드론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드론 자격증 취득을 위해서는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을 응시해야한다. 필기시험은 무인항공기 개론, 비행운용이론, 항공기상 그리고 항공법규를 공부해 시험을 치른다. 실기시험은 드론 운용에 관련된 구술시험과 정해진 코스를 비행하는 것으로 평가한다. 시험을 치르기 위해서는 지도조종자 자격을 가진 교관의 지도하에 20시간 비행시간을 채워야 한다. 특히 드론을 영리적으로 이용하거나 12kg이상의 드론 조종자만 자격증을 필요로 한다. 또한 드론 자격증 취득 비용이 수 백만원이라는 점도 취미드론 조종자가 드론에 대해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기존의 드론 교육은 조종 위주에 교육에 머물러있다. 최근 들어 드론교육은 조종 뿐 아니라 정비와 촬영 등 이용자의 특성에 맞게 교육 과정이 세분화 되고있다. 동아방송예술대학교 박성규 교수는 “안전을 위해서는 더 체계적인 드론 교육이 필요하다. 조종자의 성향에 맞는 교육과정을 개설해 조종자가 자신에게 필요한 과정을 공부한 후 비행할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드론(UAV): 무선전파로 조종할 수 있는 무인 항공기

저작권자 © 한국도시환경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