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병에 걸리면 당연히 지금 당장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치매 진단을 받을 경우 치료에 대한 확신을 갖기가 쉽지 않다. 치매가 어떤 병인지, 어떤 단계를 거치는지, 어떻게 치료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해서 갖게 되는 반응이다. 치매에 대한 대부분의 정보가 주변 사람들한테 전해들은 ‘카더라’인 경우가 많은 까닭이다.

시골에서 남편과 둘이 살고 있는 83세 K여사는 안타깝게도 치매가 많이 진행된 이후에 병원을 찾았다. 기억력이 많이 떨어지고 시간이나 장소에 대한 개념도 부족하고 판단력도 흐려졌지만 본인이나 가족 모두 나이가 들어 그런 것이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것이다. 물건을 제대로 못 찾거나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증상이 심해지고 급기야 집으로 가는 길을 잃어버리는 아찔한 사고를 겪은 후에야 병원을 찾았고 결국 중기 치매 진단을 받았다.

문제는 배우자와 자녀들이 치료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이었다. 자녀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인데다 다들 맞벌이를 하고 있어서 집으로나 요양원으로나 모실 형편이 되지 않았다. 특히나 남편 분이 완고했다. 진행을 늦출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약 먹는다고 금방 낫는 것도 아닌데 쓸데없이 돈만 날리는 부질없는 짓이라며 치료를 포기했다. 옛날에는 다 그렇게 살았다며 팔다리 부러진 데 없으니 사는 날까지 그냥 그렇게 살다가 가면 된다고 약물 치료조차 거부했다.

치매는 대부분 어느 정도 진행될 때까지 방치하다가 중기 또는 말기에 진단을 받아 불치병으로 치부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초기에 발견하거나 경도인지장애부터, 아니 그전부터 치매에 대한 예방적인 노력을 하면 치매 발병 자체를 늦출 수 있으며 병의 진행도 상당히 늦출 수 있다. 예방적인 노력이란 치매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의 관리뿐만 아니라 뇌세포 재활 치료도 포함된다.

이런 이유로 치매는 예방이 치료이며, 치료가 곧 예방이다. 여기서 말하는 예방과 치료의 의미는 치매에 걸리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진행을 늦추는 것을 말한다. 치매가 진행되는 속도를 늦추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지만 치매 치료의 이유이자 목적이기도 하다.

물론 가장 확실한 치료는 치매를 예방하는 생활습관에 있다. 특히 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혈관 치매는 물론 퇴행성 치매인 알츠하이머 치매도 혈액순환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치매가 불치병은 아니지만 완치되는 병도 아니다. 치료를 받지 않으면 진행 속도가 빨라져서 대체로 1~3년, 평균 2년이면 중기 치매로 진행되고, 그 후 길게는 약 10년, 빠른 경우에는 1~3년이 지나면 말기 치매가 되어 배우자나 자식을 몰라보거나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의미 있는 대화도 불가능해져 삶의 질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미 치매가 진행되었다고 해도 약물 치료로 어느 정도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치매 치료의 목적은 인지기능을 호전시키고 문제행동을 치료하여 치매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있다. 물론 본질적인 치료는 상당히 어렵다. 그럼에도 뇌기능 호전을 위한 치료나 문제행동에 대한 정신신경 치료 등 보호자나 환자를 편하게 하는 치료는 매우 중요하며, 아무런 약물 치료도 하지 않는 것보다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는 것이 훨씬 의미 있다.

인지기능 개선제를 사용할 경우 초기에서 중기로 넘어가는 기간이 3년 전후로 늘어나고, 중기에서 말기로 넘어가는 기간이 약 6년 전후로 늘어난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뇌는 점점 노화가 진행된다. 약물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호전되고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지만 더 이상 진행을 막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미 파괴된 뇌세포는 재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의학적으로 접근하면 재생은 어려워도 재활은 가능하다. 뇌세포 재활 치료는 단순히 베타아밀로이드를 없애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이 아니라 세포의 활력 회복에 관심을 둔다. 살아 있는 뇌세포의 체력 회복, 즉 활력을 되찾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뇌세포의 활력이 회복되면 자연적으로 뇌기능이 좋아지고 치매 증상도 호전된다. 뿐만 아니라 뇌세포가 금방 부서지지 않고 오래 버틸 수 있다. 뇌가 부서지는 속도가 느려져 진행을 느리게 만드는 것이다. 치매 치료뿐만 아니라 치매가 되기 훨씬 전부터 뇌세포 재활 치료를 시작하면 치매가 되는 나이를 늦출 수 있다.

 

인지기능 개선제의 효과

• 치매 진행이 조금 느려진다.

 

심리행동 치료의 효과

• 환자 자신의 고통이 줄고 간병도 수월해진다.

 

뇌세포 재활 치료의 효과

• 약을 중단해도 호전된 증상이 상당 기간 유지된다.

• 치료를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

• 정상인의 뇌기능 호전을 위해서나 치매 예방 목적으로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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