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영국 런던에 문을 연 ‘잉크 푸드(Food Ink)’는 세계 최초 3D 프린팅 식당으로, 가구와 접시, 포크 뿐만 아니라 요리까지 만든다. 무려 1만여 개의 조리법을 학습한 AI(인공지능)가 고객의 입맛에 맞는 요리를 제공해준다. 물론 요리 시간도 짧고 가격도 저렴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회사는 3D 프린터로 러시아에 37평 주택을 24시간 만에 지었다. 비용은 겨우 1,100만원 정도로 저렴하다. 또 중국의 한 도시에서는 6층 짜리 유럽풍 대저택을 짓는데 겨우 24시간 걸렸고, 비용은 총 1억 7천 만원에 불과했다.

 

 만약 국내에서 3D 프린터로 견본주택과 샘플하우스를 짓는다면 어떻게 될까? 대개 견본주택 하나를 짓는데 걸리는 3개월에, 10~20억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만약 3D 프린터로 하루 만에 견본 주택을 짓고, 그 옆에 완공된 주택을 미리 볼 수 있도록 샘플하우스 4층짜리 한 동을 짓는다면 어떻게 될까? 더욱이 전체 비용이 5억원 이하 라면. 이런 상상 속의 세계가 벌써 우리 곁에 다가 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생각하는 것보다 빨리 우리 생활 주변에 와 있다. 1~3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 전기, 정보통신(ICT)을 기반으로 제조업의 생산성을 대폭 향상시킨 소품종 대량생산 이었다. 반면,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이 처음 언급한 4차 산업혁명은 빅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한 일대일 맞춤생산을 말한다. 대량생산과 일대일 맞춤생산은 생산 개념자체가 확연히 달라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어진다.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은 사람이다. 즉, 사람을 위해 빅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가상세계(Cyber System)과 현실세계(Physical System) 등 모든 관계가 초연결 상태로 되어 있다. 이러한 초연결 세상을 경험하고 교감하는 시대를 라이프 3.0 이라고 한다. 라이프 1.0은 인간의 기본적 욕구 충족 시대, 라이프 2.0은 건강, 웰빙 등 부가적 욕구 시대를 말한다.

 

 국내 주택산업이 사람 중심의 라이프 3.0 시대를 실현 가능한 4차 산업혁명으로 성공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빅데이터와 AI 이다. 그러나 현재 국내 주택산업의 가장 부족한 부분 또한 개인 고객들에 대한 데이터 이다. 지금부터라도 주택 상품에 대한 개인 고객에 대한 데이터를 구축해야 한다. 향후 주택 상품에 대한 개인 고객의 빅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택사업에 새로운 먹거리의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 최근 센싱 및 IOT 등 첨단정보통신 분야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은 어느 정도 확보가 되었다. 또한 주택 설계, 자재조달, 시공, 사후 관리 등에 대한 스마트 자동화도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될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스마트 컨스트럭션 역시 빅데이터가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진행되고 있는 건설업계의 4차 산업혁명은 핵심요소인 빅데이터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없어 안타깝다.

 

 최근 주요 대형 건설회사들이 공급하는 AI 아파트도 3차 산업혁명 단계의 음성 IOT 아파트 이다. 집 주인이 집에 들어가서 알렉사나 지니를 불러,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해야 답을 구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단계에 맞는 AI 아파트가 되기 위해서는 초연결망을 통해 집 주인의 모바일 위치 정보와 기존 각종 데이터로 알렉사나 지니를 부르지 않아도, 집에 도착하면 기분에 맞는 조명이 켜지고, 기분에 맞는 인사 해주고, 기분 상태에 맞는 노래가 나와야 한다. 나아가 집 주인의 건강 상태도 바로 체크해 주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분양가격은 더 저렴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단계의 일대일 맞춤아파트가 되기 위해서는 개인 고객의 계약과 함께 빅데이터와 AI 기반으로 3D 프린터가 설계를 하고, 전 공정에 대하여 스마트 자동화 시공을 하고, AI 시스템에 의해서 고객 관리도 해주어야 한다. 공사기간은 짧아지고, 비용도 저렴해지고, 품질 또한 우수해야 한다. 물론 현재로서는 고층 아파트에 적용하기 힘든 상상 속의 세계이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은 이러한 상상세계를 현실세계로 구현하는데 있다.

 

 현재 주택 업계에서 4차 산업혁명이 현실화 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들이 많다. 기술적인 진보와 함께 관련 법규에 대한 수정이 있어야 한다. 현재는 정보보호법에 의해서 개인 정보 수집도 어렵고, 주택은 공공재 성격이라 주택상품의 가격 산정에 자율권이 거의 없다. 또한 근로자 축소가 불가피해, 이에 대한 민원 발생이 불가피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최근 주택 사업 등 건설산업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를 보면 주로 정부와 지자체, 건설업계 기술파트, 관련 연구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주택사업의 4차 산업혁명은 사람 중심이며 라이프 3.0시대가 실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 전문가와 빅데이타 전문가의 참여가 고려가 되어야 한다. 건설회사 또한 4차 산업혁명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 고객 전문가나 빅데이터 전문가를 확보해야 한다.

 

조현욱 더굿경제연구소 부사장

 

저작권자 © 한국도시환경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