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 1도 올리면 암이 걸리지 않는다’는 속설이 퍼진 뒤 암 환자들이 쑥뜸원이나 불가마에 몰려가 있는 경우가 많아졌다.

 

예를 들어 병원에서는 항암 치료를 10여회 하자고 했는데 너무 힘들어서 3~4회 실시한 뒤 포기한 환자들이 대체요법이라고 생각하면서 옮겨간 사례들이 꽤 있는 모양이다. ‘이영돈 PD 논리로 풀다’라는 프로그램에서 암이 열에 약하다는 속설을 이용한 상품들에 대해 지적한 적이 있다.

 

쑥뜸으로 버티고 있다며 수술하기 전보다 체력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하는 환자, 쑥뜸 후 그의 몸은 뜸이 놓였던 자리마다 빨갛게 올라 있었고, 체온은 정상체온 36.5도였다. 체온 1도 올리기는 생각보다 그리 쉽지 않다.

 

찜찔방 80도의 뜨거운 열기를 참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있었고, 암 수술 후 뜨거운 숯가마가 좋다는 내용을 TV나 신문에서 보고 일주일에 몇 번씩 다닌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정말 뜨거운 곳에 있으면 체온이 올라가고 면역력을 높일 수 있을까. 불가마에서 나온 직후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사람들은 표면 온도가 3, 4도 씩 높아진 것으로 보였지만, 체온계로 확인 결과 체온은 올라가지 않았다. 오히려 떨어진 사람마저 있었다. 심부 온도는 올리기가 힘들다.

 

암 환자가 일상생활에서 찜질을 하거나 온열매트에 누워서 편안히 몸을 쉬겠다고 하면 의사는 말리지 않는다. 얼마든지 하라고 하지만, 엄연히 치료 목적으로 권하는 건 아니다. 그 점만은 확실히 환자들이 구별해서 알아두어야 할 것이다.

 

온열매트리스가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며 논문까지 올려놓고 광고를 하고 있는 곳도 있다고 한다. 정작 논문의 저자는 “온열매트리스 자체로는 치료가 안 된다”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는데 말이다. 암세포가 정상세포보다 예민해서 42도일 때 암세포가 죽는다는 것을 알고 나서 온열치료가 개발됐지만, 온열매트에 아무리 누워 있어 봤자 암세포까지 열이 가지는 않는다. 오히려 우리 몸에 화상만 입을 수 있다. 너무 온도를 올리면 피부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면 정상 세포도 손상을 입기 때문에 좋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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