쇤하이트 출판사가 어머니와 아들의 일상 대화에서 발견한 기쁨과 울림, 깨달음을 담은 감성 에세이 <어머니와 나>를 출간했다.

응용언어학을 전공한 저자는 타국에서의 공부를 위해 평생을 함께해 온 어머니와 떨어져 있게 되었다. 5년 만에 다시 만난 어머니와 일상의 대화를 나누면서 이전에 알지 못했던 것들을 깨닫는다.

소소한 이야기에 코끝이 찡했고, 별것 아닌 농담에도 크게 웃었다. 어머니의 번득이는 통찰에 무릎을 치는 일도 적지 않았다. 어머니와 함께 느꼈던 기쁨과 슬픔, 설렘과 숙연함을 그냥 흘려버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저자는 어머니와의 대화를 경청하고, 복기하고, 차곡차곡 담아왔다.

특별할 것 없는 소소한 일상의 수다 속에서 마주친 반짝이는 순간들이 모여 어느덧 6년여의 세월이 쌓였다. 지극히 평범하지만 그래서 더 깊이 공감되는 진솔한 이야기들. 이 책은 자신만의 올곧은 삶의 철학을 지닌 어머니와 가을볕에 피어오른 코스모스처럼 섬세한 아들의 일상 대화를 기록한 ‘일기’이자 모두가 공감할 만한 ‘내 어머니와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소소한 생활 속의 순간을 포착한 글들은 깃털처럼 가볍지만 동시에 강물에 던져진 물수제비처럼 오래오래 파장을 띄운다. 때로 미소 짓게 만들고,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거창한 삶을 이루진 못해도 하루하루를, 순간순간을 소중히 살아 내는 나와 우리를 이어주고 돌아보게 하는 따뜻함이 되어주는 글이다.

작가는 에필로그에서 <어머니와 나>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어머니와 나>는 어머니의 이야기도, 나의 이야기도 아닌, 어머니와 나 사이에서 우리를 살펴본 기록이다. 당신과 나 사이의 세계를 상상하고, 그곳으로 떠나 경험하고 느낀 바를 기록한 여행일지 말이다. 여전히 어머니가 되어 생각할 수도 없고 내 생각과 판단을 앞세우기 일쑤지만 모든 것 사이에 존재하는 ‘~와’와 더 친해질 수 있었음에 기쁘다. 섣불리 어머니를 안다 말하지 않으며 나를 이해하지 못하신다 하여 슬퍼하지도 않는다. 둘이 하나가 되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새로운 틈을 꿈꾸며 다른 세계를 가꾸는 일은 가능하다.

모든 이들의 마음 속에 궁극의 애틋함과 아련함으로 묻어 둔 이름 ‘어머니’. 이 책은 소박한 일상 속에서 찾아 낸 ‘어머니’와 ‘나’ 그리고 ‘세계’와의 관계를 되돌아 보게 하는 이야기다.

작가이자 성공회대학교 교양학부 겸임교수인 계간 황해문화의 편집장 전성원은 추천사에서 시인 백석을 떠올리며 다음과 같은 찬사를 보냈다.

시인 백석은 ‘흰 바람벽이 있어’란 시에서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고졸(古拙)한 사랑을 담아냈는데, 응용언어학자 김성우 선생이 시시때때로 소셜미디어에 펼쳐 보이는 대화 속 어머니는 평범 속에 비범을 감춘 철학자였다. 그의 담벼락을 훔쳐보며 이 주옥같은 생각과 말이 책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왔는데, 그 영롱하고 아름다운 성찰의 말이 책이 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부터 김성우 선생에게 반했던 것은 아니었다. 나는 처음부터 김성우 선생의 어머님의 팬이었다. 어머님과 나누는 대화가 나에게는 세상의 어떤 시보다 아름다운 대화로 느껴졌다. 게다가 대화를 통해 만나는 김 선생의 어머니는 가르치는 사람이지만, 훈계하는 어머니가 아니라 살아있는 언어로 누구보다 올바른 삶의 자세를 보여주시는 분이었다. 아마도 그런 분의 자식이니까, 그런 사람의 아들이라 김성우 선생이 이처럼 반듯한 사람일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짧은 추천사로는 모두 이야기할 수 없을 만큼 김성우 선생의 어머니는 아름다운 분이고, 나는 데미안의 어머니 에바 부인을 싱클레어가 바라보듯 흠모하는 마음으로 바라보았다는 걸 고백한다. 세상에 귀하지 않은 책이 어디 있겠나만, 어머니와의 대화를 담은 이 책은 선생께도, 나를 비롯한 독자들에게 귀하고 아름다운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전성원/계간 황해문화 편집장, 성공회대학교 교양학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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