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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명의 김철수 원장의 치매 치료 시리즈- 증상은 비슷해도 치료약은 다르다
서재호 기자  |  mbtimkt@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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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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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40대 후반의 P대표는 지난 한 해가 참으로 힘겨웠다. 주변 사람들에게 에너자이저로 불릴 정도로 지칠 줄 모르고 회사 일은 물론 운동도 열심히 해왔는데, 언제부터인가 쉽게 피로해지고 몸이 나른하여 잠을 자고 일어나도 상쾌한 느낌이 없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도 지속되었다. 스트레스 때문이려니, 나이 들어 그런 거려니 싶다가도 업무에까지 영향을 미치니 큰 병에 걸린 건 아닌지 걱정되었다. 기억력도 눈에 띄게 약해지고 집중력도 떨어져 그동안 열심히 해오던 운동조차 하기 싫어졌다. 1년 가까이 피로에 시달리면서도 회사 일을 계속 해오다 보니 면역력도 떨어졌다. 평소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 편이었지만 지금은 감기에 걸린 지 한 달 이상 되었는데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만성피로증후군이다.

만성피로증후군은 특별한 이유나 원인 질환 없이 6개월 이상 일상생활에 심각하게 장애를 일으킬 정도로 피로감이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원인이 뚜렷하지는 않지만 P대표처럼 처절할 정도로 쉼 없이 살다 보면 우리 몸의 항상성이 깨지게 마련이다.

고무줄이나 용수철을 적당히 당기면 제자리로 돌아가지만 일정 범위를 넘으면 탄력을 잃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항상성이 깨지면 지금까지 억지로 힘든 상황을 용케 지탱해오던 자율신경 내분비 면역 기능이, 탄력이 사라진 고무줄처럼 되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각종 신체 증상을 일으키고 특히 뇌의 기능을 전반적으로 떨어뜨린다.

뇌기능이 떨어지면 피로감은 물론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고 판단력이 흐려지며 매사 귀찮고 우울하여 성격과 정신 상태도 바뀌게 된다. 잠을 못 이루거나 잠에 빠져버릴 수도 있다. 속이 니글거리거나 어지러울 수도 있고, 짜증 낼 기력조차 없어지거나 움직임이 둔해지거나 반응이 느려지기도 한다. 이외에도 신체적 증상으로 온몸이 두들겨 맞은 것 같은 섬유신경통이나 관절통, 근무력증, 식욕 저하, 소화 장애, 복통, 설사, 변비 등을 동반하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생기거나 식은땀을 흘리거나 성욕이 사라지기도 한다.

P대표에게 제일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적당한 휴식이다. 각종 신체 증상에 대한 치료도 필요하지만 인지행동 치료와 운동을 단계적으로 강화하여 체력을 회복해야 한다.

만성피로증후군을 전통적인 말로 표현하면 ‘골병이 든 상태’이다. 골병을 치료하는 데는 정양, 즉 휴식과 보약이 필요하다. 보약에는 만나면 반갑고 좋은 기운을 주는 사람과 수다를 떠는 것이나 여행을 떠나는 것도 있다. P대표처럼 시간과 담을 쌓고 사는 사람에게는 잠깐의 낮잠도 보약이 된다. 이런 시간조차 낼 수 없다면 음식으로 대신할 수 있다. 기가 허할 때는 인삼과 황기가 들어간 삼계탕 종류, 두통이나 머리가 흥분이 되어 있을 때는 연잎차, 죽엽차, 솔입차와 같이 과한 흥분을 진정시키는 차, 속이 니글거리고 어지러운 증상이 있을 때는 버섯차, 귤껍질차, 생강차, 유자차가 도움이 된다. 증상이 매우 심한 골병 상태라면 보약이 필요할 수도 있다.

45세 K부장은 업무의 특성상 스트레스가 심하고 수면이 일정하지 않다. 쉬는 날 충분히 자고 일어나도 제대로 잔 것 같지 않고 하루 종일 피곤하다. 피곤을 쫓으려 커피를 많이 마시다 보니 저녁에는 오히려 정신이 들어 잠을 이루기가 힘들고, 잠을 자더라도 깊게 잠들지 못하고 자주 깬다. 그러니 낮에는 졸리고 피곤하고 하루 종일 머리에 안개가 낀 듯 무겁고 업무 능력도 많이 떨어진다. 잘 걸리지 않던 감기도 떨어지지 않고, 올해부터는 안 입던 내복도 입고 다니기 시작했다. 입맛도 떨어지고 소화도 잘 안되고 속이 니글니글하여 짭짤한 것을 좋아하는 식성으로 바뀌었다. 저녁때가 되면 저혈당 증세가 나타나서 가슴도 두근거리고 어찔하고 진땀도 나고 별것 아닌 일에도 화를 잘 낸다. 성욕도 사라진 지 오래다. 결국 병원에서 부신기능실조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만성피로증후군과 부신기능실조증은 원인과 나타나는 증상이 거의 비슷하지만 같은 병은 아니다. 만성피로증후군은 피로의 원인 질병이 뚜렷하지 않고 여러 가지 기능 저하가 합쳐져 나타난다. 부신의 기능이 정상인보다는 약간 떨어져 있지만 부신기능저하증을 일으킬 정도가 아니며 부신호르몬을 투여해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다. 자율신경과 면역 기능의 저하와 함께 내분비 기능이 전반적으로 약해진 상태지만 일반적인 검사로는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반면 부신기능실조증은 부신의 기능이 뚜렷하게 나빠진 상태이다. 물론 부신기능실조증도 초기에는 일반적인 혈액 검사로는 진단되지 않고 만성피로증후군이나 우울증 또는 갑상선기능저하증과 구별이 잘 안 된다.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가 심하면 스트레스를 이기기 위해 에너지 생산을 늘려야 하는데, 부신에서 만들어지는 코티솔이 이를 일차적으로 담당한다. 인슐린을 늘리고 세포 내부로 포도당이 많이 들어가게 만들어 에너지 생산을 늘린다. 늘어난 에너지는 자율신경계, 면역계, 내분비계의 기능을 강화하여 스트레스를 이겨낸다. 초기에는 이렇게 늘어난 에너지로 인해 오히려 활력이 충만한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런 힘든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지탱해주던 코티솔의 재료가 부족해지고 코티솔을 대신해 에피네프린과 노르에피네프린을 많이 생산하여 교감신경이 흥분하게 된다. 바로 용을 쓰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용을 쓰다 지치면, 즉 코티솔 뿐만 아니라 카테콜아민까지 부족해지면 탈진하고 거기서 더 진행되면 심장과 혈관이 붕괴되면서 과로사와 같은 위험한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먼저 충분한 휴식과 수면이 필요하다. 때 맞춰 잘 먹고 스트레스를 풀고 스트레스의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명상이나 복식호흡도 도움이 된다. 병이 진행되면 소화 기능이 쉽게 약해지므로 음식을 잘 가려서 먹어야 되고, 커피나 카페인이 든 음료나 탄산수 등 당분을 줄여야 한다. 당분이 적은 과일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와 곡류가 좋다. 부신이 약해지면 수액과 전해질이 부족해지므로 소금이나 간장을 조금 넣은 물을 충분히 자주 마셔야 한다. 사골, 해조, 해초, 버섯, 마, 산수유, 지황, 알로에, 발효 식품 등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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