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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하이케어 김태희 원장의 치료 이야기- 절개 없이 종양을 태워 없앤다
서재호 기자  |  mbtimkt@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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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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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외과에서 침습적 방법인 수술은 적용할 수 있는 대상이 제한되어 있다. 간암이나 췌장암은 색전술 같은 수술 외의 다른 치료법들이 많은데, 그 이유는 80% 정도가 수술을 할 수 없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항암이나 방사선 치료가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간암의 치료법은 수술에서 시작해서 많은 진화를 거듭해 왔다. 최근에는 개복 수술이 별로 없고 복강경 수술이나 로봇 수술이 많이 보편화되어 있다. 절개하지 않고 종양을 제거하는 하이푸 치료법은 상해를 입히지 않는 비침습적 치료법(비수술적 치료법)으로는 가장 최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초음파가 처음 개발됐을 때부터 이것을 치료에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는 의사들이 많았고 연구는 지속돼 왔다. 그러다 1990년대 후반부터 치료용 초음파 기술이 실용화되기 시작 했다. 초음파를 진단 목적으로 쓸 때 그 원리는 초음파가 일직선으로 나갔다가 돌아오는 것을 보고 몸 상태를 판단하는 것이었다. 반면에 치료 목적으로 쓸 때는 돋보기로 햇빛을 모아 종이를 태우듯 이, 초음파를 한 초점에 집중시켜 그 초점에 열을 발생시키는 것을 기본 원리로 한다. 그 열로 원하는 종양을 원하는 부위만큼 태우는 것이 하이푸 시술이다.

 

초음파 집속 시술인 하이푸는 치료를 위해서 MRI 등의 검사로 종양의 위치와 크기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다. 영상을 가이드 삼아 실시간으로 환자의 상태를 초음파로 보면서 치료하기 때문이다.

 

암이란 질병은 병기에 따라서 치료방법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하이푸 치료법은 모든 병기에 다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비교적 종양이 적은 초기의 경우에는 완치를 목적으로 하는 근치(根 治)적 치료도 가능하다. 이런 경우에는 1회 시술만으로 치료는 종료된다.

 

반면에 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일 때는 모든 종양 세포를 다 제거하는 것보다 종양 세포의 크기를 줄여주고 열로서 종양의 성장을 억제하는 완화적인 치료법으로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하이푸는 1회 치료가 원칙이지만, 비침습적 방법이기 때문에 암의 재발, 전이가 있으면 여러 번 반복해서 시술할 수 있다. 환자는 위 내시경 검사를 할 때와 마찬가지로 수면마취 상태에서 자는 동안 시술이 진행된다. 시술 시간은 종양의 크기나 개수에 따라 다른데, 1 ~ 5시간 이상 걸릴 수도 있다. 마취나 절개가 없기 때문에 회복은 빠르지만, 간 수치가 일시적으로 오르거나 미열이 날 수 있는데 3일 정도면 회복된다.

 

원천기술은 유럽, 실용화는 중국

 

하이푸는 1999년 중국 충칭에서 상용화되어 치료에 쓰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여기에 사용된 초음파 집속이라는 원천기술은 처음에 유럽에서 개발되었다. 1940년대에 린 (Lynn) 교수, 1950년대 프라이 (Fry) 교수 등의 실험적인 연구로 치료 초음파 기술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제반 기술력들이 한계에 부딪혀 실용화되지는 못하고 한동안 묻히는 듯했다. 그러다 1994년 전립선 비대증 치료 목적으로 실용화되었고, 1999년 처음으로 복부 장기를 치료할 수 있는 장비가 왕지바오 교수 팀에 의해 등장했다.

 

물에다 초음파를 쏘면 일정한 동일 매질이기 때문에 일정한 곳에 초점이 맺힌다. 그러나 인체는 피부, 지방, 근육, 뼈 등 모두 다른 성질을 가진 매질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초점이 일정하게 원하는 곳에 맺히는 것이 어려웠다. 인체 조직을 통과하면서 굴절되거나 반사되기 때문에 몸의 부위에 따라 개개인에 따라 초점의 위치가 변하는 것이다. 유럽에서 초음파 집속 기술이 상용화되지 못한 것은 아마도 서양인의 사고방식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서양인의 사고 구조에서 현실은 이데아를 비추는 환영이기 때문에 인체에 초음파 집속 에너지를 원하는 곳에 모을 수 없다는 것은 이것이 실제 쓰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했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 충칭대학의 왕지룽, 왕지바오 형제는 이것을 극복해 냈다. 형이자 엔지니어인 왕지룽과 동생이자 산부인과 의사인 왕지바오가 무수히 많은 동물 실험을 통한 치료기 개발과 임상실험을 거쳐 치료 상용화에 이른 것이다.

 

‘일정 매질인 물에 쐈을 때 맺히는 초점이 인체 내에서는 안 된다. 어떻게 생체 내에서 맺히는 초점을 수조에서 맺히는 초점과 같이 일치시킬 수 있을까’ 하는 것이 문제였지만 처음엔 답이 안 나왔다. 그런데 중국 왕지바오팀에서는 동물의 생체에 직접 쏴보고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치료기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Bio Medical Focalism). 과학적 이론으로 접근하기보다 실제 현상에서 방법을 찾은 것이기 때문에 무수히 많은 실험이 필요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6년부터 여의도성모병원 등에서 임상실험을 통해 하이푸 시술이 시작되었다. 간암 환자를 색전술만으로 치료한 경우와 색전술・하이푸를 병행해서 치료한 경우를 비교했는 데, 하이푸와 병행한 치료의 경우가 효과가 더 좋았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한국에서 하이푸 (영문명 High Intensity Focused Ultrasound)는 2008년 간암으로 보건복지부 승인이 났고, 다시 2013년 보건복지가족부 고시로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등에 대한 신의료기술로 지정되었다.

 

중국, 유럽 등의 외국 사례를 살펴보면 하이푸는 처음 개발되고 나서 간암 치료로 많이 쓰였다. 또 췌장암이 간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까 지금 시점에서는 췌장암에도 많이 적용되고 있다.

 

개발자이자 엔지니어인 왕지룽이 한국에 왔을 때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인체의 흉부나 복부 두께를 감안했을 때 12.5cm 거리 안에 3.3×1.1×1.1mm 크기의 초점이 맺히면 되는데, 이것이 항상 정확히 맺히는지를 직접 질문해 봤다.

 

“생체 내에서는 반드시 그렇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무수히 많은 실험을 해보니 어디서 어디로 쏘든지 3mm를 벗어나지 않는 곳에서 초점이 생겼습니다.”

 

그의 이야기에 따르면 하이푸로 초음파를 쏠 때 안전한 곳도 있고 위험한 곳도 있다. 신경이나 장과 가까운 곳은 위험하지만 방광이랑 가깝다면 비교적 안전하다. 나는 자궁근종 시술을 할 때 방광과 가까운 곳은 안전거리를 5mm로 두고, 신경이나 장이랑 가까운 곳은 열전도를 고려해서 안전거리를 15mm 둔다. 왜냐하면 조준선 안의 초점이 3mm 범위 안에서 생기기 때문에 열이 방사되는 것을 고려해 봤을 때 그 정도 띄우는 것이 좋다고 본 것이다.

 

방광은 물이 차 있고 두껍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다. 그러나 소장은 열에 손상을 받으면 장이 파열돼서 응급수술을 받아야 한다. 신경도 열에 약하기 때문에 손상이 될 수 있다. 개복 수술을 할 때도 좌골신경에 손상이 생길 위험이 있는데, 수술 후유증 중에도 좌골신경 손상을 종종 볼 수 있다.

 

항암과 방사선 치료에 대한 대안

 

기존의 암 치료에서 수술이나 방사선은 횟수에 제한이 있었다. 만약 간암 치료를 위해 수술을 했다가 전이가 발견됐다면 또 수술을 할 수는 없다. 이럴 때 장기를 보존하면서도 암세포를 없애는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이푸는 체외에서 고강도 집속 초음파를 이용해 체내의 종양을 괴사시키는 방법으로 장기를 보존할 수 있기 때문에 방사선 치료, 항암 치료의 부작용으로 더 이상 치료가 어려운 간암이나 췌장암 등의 치료에 적극적으로 활용 되고 있다.

 

하이푸 시술은 방사선 치료와는 달리, 산전검사를 할 때 사용되는 인체에 무해한 초음파를 이용하는 치료이기 때문에 반복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게다가 다른 치료법들과 병행할 수 있어서 암치료에서 좀 더 다각도의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시간 모니터를 통해 시술하는 중에 종양의 괴사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경과를 지켜보면서 시술할 수 있다. 암 치료는 고통스럽다는 편견을 깨는 신개념 치료법이라 전신 상태가 좋지 않은 쇠약한 환자에게도 적용이 가능하고 환자들 호응도 높다.

 

하이푸로 시술하면 절개를 하지 않기 때문에 흉터 걱정은 없겠지만, 눈앞에서 보고 하는 게 아니라서 한계가 있지 않을까, 암이 모두 제거된 것이 맞을까 걱정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개복 수술을 했을 때는 표면적으로 육안에 보이는 것들만 확인할 수 있지만, 초음파 영상을 보면서 하는 하이푸는 깊은 곳까지 확인하면서 시술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큰 장점이 있다.

 

모든 고형암과 종양 치료에 가능하다

 

암세포를 직접 괴사시키는 비침습적 방법인 하이푸는 종양의 위치나 개수에 한계가 없고, 시술의 횟수에도 한계가 없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장점이 있다 보니 간암 외에도 다른 암이나 다른 병변에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 것이다. 원칙적으로 하이푸는 우리 몸 안에 있는 딱딱한 종양은 모두 치료할 수가 있다. 다만 초음파의 특징 중 하나가 공기를 통과하지 못하는 것이라 서, 폐, 위, 대장 등 공기가 있는 장기는 치료하기가 어렵다. 그 밖에는 간암, 유방암, 췌장암, 근육이나 뼈에 생긴 종양에 치료가 용이 하기 때문에 비교적 적용 범위가 넓다. 물론 양성 종양에도 적용할 수 있다.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등에 자궁을 보존하면서 치료할 수 있는 시술로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유방의 양성 종양일 경우에는 맘모툼처럼 진단과 치료를 병행하는 훌륭한 도구가 있긴 한데, 종양의 크기가 큰 경우에는 어렵기 때문에 하이푸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발성 근종 (종양이 여러 개)환자들 중에 난임 (생물학적으로 임신 가능 한 상태이지만 임신이 안 되는 상태)인 경우가 40%까지 이른다는 미국 통계가 있다. 근종이 임신에 영향을 주는지 여부는 위치에 따라서 다르다.

 

장막안 근종은 자궁 외부에 50%까지 돌출된 경우에는 임신에 큰 영향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점막안 근종이면서 내막 안에 돌출돼 있다든지, 근육내 근종이 커져서 자궁 안의 공간을 많이 잡아먹고 있는 경우에는 임신이 되기 힘들다. 이럴 때 하이푸 치료법은 시술도 어렵지 않아서 크게 치료 효과를 기대해도 좋다. 그런데 자궁 외부로 튀어나온 근종은 복강경 수술이 오히려 쉬울 수도 있다. 달랑거리는 부분만 복강경 가위로 자르고 그것만 꺼내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궁 내막에 파묻혀 있는 경우라면 이걸 자르고 꺼내기가 어렵고,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도 크다. 이럴 때 하이푸로 초음파 집속을 하면 근종이 점점 줄어들기 때문에 자궁 손상 없이 해결하는 방법이 된다.

 

하이푸에만 초점을 맞춰서 얘기하자면 작은 근종이나 위치가 나쁘지 않은 근종은 하이푸 시술을 할 수 있지만, 근종이 크면 보통은 개복 수술을 해야 한다. 그런데 하이푸와 동맥내 혈관치료를 병행하면 나의 경험에 의하면 많은 경우에 비수술 치료가 가능했다. 나는 필요할 때 이 방법을 사용해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암이 의심되는 경우라서 조직검사를 하기 위해 대학병원에 보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경우에 비수술적 치료가 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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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호 기자  mbtimkt@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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